피터 슈라이어, 알버트 비어만 퇴진...현대차그룹 임원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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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슈라이어, 알버트 비어만 퇴진...현대차그룹 임원 인사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21.12.17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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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테인먼트·EC·ICT·자율주행 부문 책임자 대거 발탁
....이상엽, 김흥수, 추교웅, 진은숙, 임태원 부사장으로
피터 슈라이어, 알버트 비어만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를 이상엽 부사장, 박정국 사장이 맡는다. 자료사진 편집=민준식
피터 슈라이어, 알버트 비어만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를 이상엽 부사장, 박정국 사장이 맡는다. 자료사진 편집=민준식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의 디자인을 이끌었던 스타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와 현대차그룹 브랜드 차량들의 주행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 엔지니어 알버트 비어만이 일선에서 물러난다. 디자인은 이상엽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맡고, R&D는 박정국 사장이 맡는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하반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신속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및 인적 경쟁력 제고를 위한 변화와 혁신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발표했다.

신규 임원 승진자 가운데 3명 중 1명은 40대로 성과와 능력을 인정받은 우수 인재에 대한 발탁 인사가 크게 확대됐고, 연구개발(R&D)부문의 신규 임원 승진자 비율이 37%에 달하는 등 실적 위주의 인사가 이뤄졌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인사는 신규 임원 수를 예년보다 대폭 늘려 차세대 리더 후보군을 육성하는 한편, 변화와 혁신에 대한 메시지 전달을 위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구체화를 위한 인포테인먼트, ICT, 자율주행 등 주요 핵심 신기술·사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주도할 차세대 리더를 승진 배치했다.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 추교웅 전무,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 김흥수 전무,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전무, 기초선행연구소장·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 임태원 전무가 이번 인사를 통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ICT혁신본부장에는 NHN CTO 출신의 진은숙 부사장을 영입했고, 자율주행사업부장 장웅준 상무와 AIRS컴퍼니장 김정희 상무는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외국인 임원 영입도 이어졌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총괄할 CBO(Chief Brand Officer)로 그레이엄 러셀(Graeme Russell)을 상무로 영입했다. 러셀 상무는 벤틀리(Bentley), 맥캘란(Macallan) 등 럭셔리 브랜드에서 마케팅 전략을 이끈 경력이 있다.

디자인경영 담당 피터 슈라이어 사장은 일선에서 물러나 디자인 어드바이저(Design Advisor)을 맡게 된다. 앞으로 그룹의 디자인 철학과 혁신에 공헌해 온 경험을 살려, 우수 디자이너 양성과 대외 홍보 대사 및 협업 지원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일선에서 물러나는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테크니컬 어드바이저(Technical Advisor)로서 연구개발본부를 이끌어 온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엔지니어 육성 및 고성능차 개발·런칭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이어갈 계획이다.

두 거물급 외국인 임원의 퇴진은 업계에서 이미 소문이 나면서 기정사실화 돼있었다. ‘어드바이저’라는 타이틀을 달았지만 국내 사장급 임원들이 퇴진하면서 ‘고문’을 맡듯이 비슷한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두 스타급 인물이 완전히 퇴진하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점진적인 퇴진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저명한 엔지니어인 알버트 비어만은 BMW의 고성능 브랜드 M을 맡았던 경력으로 유명하다. 그가 현대차그룹으로 옮기면서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가 내놓는 모델들의 주행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그는 내연기관 차량의 서스펜션, 조향장치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자리를 메우는 인물은 지난해 말 현대모비스 사장을 맡다가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부본부장으로 옮긴 박정국 사장이다. 그는 현대자동차의 연구개발을 계속 맡아온 터줏대감이며, 특히 현대모비스에서 미래모빌리티,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이끌면서 주목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전문가 박정국 사장이 전통적인 내연기관 엔지니어 알버트 비어만을 밀어내고 현대차그룹의 R&D를 맡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고 있다.

일단 현대차그룹은 미래차 개발은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차와 수소차에 집중할 것이라고 표명한 바 있다. 박정국 사장이 그 전략을 이끌 적임자이기 때문에 연구개발을 맡게 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른 분석도 있다.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엔진보다는 서스펜션과 조향장치 제동장치 등 구동계 개발 전문가이기 때문에 그의 노하우가 전기차에도 쓸모가 있다는 것. 따라서 비어만 사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도 그의 노하우와 엔지니어링 능력이 새롭게 추진하는 친환경차 개발에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부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면서 회사 전체를 바꾼 현대차그룹이 이 성공을 기반으로 새롭게 판을 짜고 있다. 급격한 잘라내기 보다는 신구의 조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이 전략이 성공할지 지켜볼 일이다. [교통뉴스=민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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