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야간에 흐릿한 불량차선 800㎞ 새로 칠한다
상태바
경기도, 야간에 흐릿한 불량차선 800㎞ 새로 칠한다
  • 교통뉴스 김경배 교통전문위원
  • 승인 2021.08.16 20: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방정부 최초의 차량부착형 첨단측정장비
차선밝기 반사유리잡는 융착식페인트부터
정부 도로차선 유지보수비용 연2조원 투입
고시인성 차선시공...재하청 현장부터 차단
2,200㎞대상 부적합 800㎞ 차선 보수 조치
휘도가 떨어지는 차선은 비가 오는 날 밤에는 거의 보이지 않게 된다. 사진=민준식
휘도가 떨어지는 차선은 비가 오는 날 밤에는 거의 보이지 않게 된다. 사진=민준식

경기도가 올 상반기 도내 지방도와 국가지원 지방도인 국지도에 이르기 까지 야간에 차선을 또렷하게 나타내 주는 ‘’차선 휘도‘ 반사 성능에 대한 광범위한 점검 실시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도로관리 당국이 비가 내리기 전, 특히 국지성 폭우가 시작되기 전에 조사하고 보완해야 했을 부분이 바로 ‘차선 휘도(밝기)’다. 그런데 경기도는 이를 조사하는 시점이 늦어지면서 도내 전체 차선의 36%에 달하는 약 800㎞에 달하는 부실 차선을 뒤늦게 발견했다.

그런데도 지난해 4월 전국 지방정부 최초로 첨단 디지털장비인 ‘차량부착형 차선반사성능 측정장비’를 도입했기에 점검이 가능했다고 오히려 자화자찬을 하고 있다.

경기도건설본부는 올 3월부터 7월까지 지방도 322호선 등 도내 지방도와 국지도의 노선별 시점부터 종점까지 약 2,200㎞ 구간과 약 1,900㎞ 거리의 지방도‧국지도 왕복 차선 등을 포함 약 7,300㎞에 달하는 도로 차선 반사 성능을 측정했다고 설명했다.

고속국도와 일반국도의 차선 휘도 전수조사와 디지털 관리시스템을 구축으로 야간과 우천 시 잘 보이는 차선관리는 지난 2020년 9월 27일에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내용이다.

당시 장관은 전년도까지 시인성 부족 구간 등의 환경적인 도로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도로 차선 보수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이동식 조사 장비를 기존 10대에서 24대로 대폭 늘리고, 각 도로관리청별로 구축한 디지털 데이터베이스(DB)에 기반한 관리와 효과적 유지보수를 약속했다.

또한 차선 휘도 조사와 보수 업무 등을 담당하는 도로 관리자들이 보다 체계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경찰청 등의 관계 기관 TF를 통한 ‘차선도색 유지관리 매뉴얼’ 제작·배포도 포함돼 있다.

측정 장비의 활용도와 휘도 조사 방법, 교통 상황별 적정 보수 공법 등 도로 관리자들이 현장 실무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들로 구성된 ‘차선도색 유지관리 매뉴얼’이 확정돼 일선에 배포된 지 1년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차선 도색 수준이나 수명과 관리상태는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차선은 운전자들 간에 묵시적 약속을 이행을 약속한 안전 구간이다. 따라서 야간 운전은 물론 특히 폭우가 쏟아질 경우의 차선 반사 성능 역할은 선박의 항로를 잡아주는 등대와도 같다.

만약 페인트와 빛을 반사해주는 그라스비드가 분리된 불량 구간에서 갑자기 차선이 사라지면 당황스러움을 넘어 사고가 날 수 있고, 코너의 경우는 사고 위험도가 더 높아진다.

갑자기 차선이 보이지 않는다면 달리는 차량은 충돌과 추돌 등의 다양한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당국은 백색 차선의 경우 240 mcd/(m2ㆍlx)의 최소 재귀반사성능(휘도)을 최소 수치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도로교통공단이 실시한 시공 후 검증조사에 따르면 초기 반사도가 급속하게 낮아지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한다.

기준에 부합하는 휘도로 시공된 차선은 야간에 매우 선명하게 보인다. 사진=민준식
기준에 부합하는 휘도로 시공된 차선은 야간에 매우 선명하게 보인다. 사진=민준식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시인성 높은 차선 생명은 도색 과정이 관건이다.

차선 발광 규격에 적합한 고휘도의 그라스비드 적정량을 섞은 융착식 페인트를 아스팔트와 시멘트 도로 표면에 가열시키는 점착 공법은 시공이 까다롭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야 노면 위 페인트 색상과 빛을 반사 시켜 주는 그라스 비드가 노면에 오래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공 과정이 안 지켜지면 대부분 불량 시공이 돼 주기적 관리로도 바로잡을 수 없다. 부실하게 시공된 그라스 비드가 얼마 지나지 않아 부서지고, 도로와 페인트에서 분리시키는 악순환 속에 차선은 밤이 되면 사라지게 된다.

다시 말해 운전자에게 가장 중요한 시인성 높은 차선 관련 규격은 하자가 없지만, 공사작업 과정을 보면 지자체 공사 수급 후 몇 단계의 재하청을 거치면서 가장 중요한 도로에 융착시키는 공사비용을 줄여 쉽게 부서지고 사라지는 차선을 만드는 원흉이 된다.

한 마디로 원료인 융착식 페인트와 섞이는 고휘도의 유리 알갱이가 골고루 뿌려지고, 적정 온도와 시간으로 노면에 흡착시켜야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빛도 반사 시키고, 페인트 색상도 유지하는 데, 이런 적정 공사과정부터가 잘못된 도로가 너무 많다는 사실이 이번 경기도 성능 점검에서 입증됐다는 뜻이다.

차선 도색 등 도로 유지보수와 차선 성능 점검을 위해 정부는 매년 2조 원 넘는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경기도가 현재 보수 중인 차선 도색 작업은 물론 아직 점검도 못한 약 5,100㎞에 달하는 차선에 대한 조치에도 국민의 세금 2조 원 중 일부가 투입되는 만큼, 단단한 시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재하청 문제부터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판단된다.

차선 휘도 측정에 자신감을 표명한 경기도의 무기는 올해 지방정부 최초로 투입했다는 ‘차량부착형 차선반사성능 측정장비’다. 도로교통공단은 이미 오래전 유사 장비 활용과 더불어 굽어진 도로에서의 차량 이탈사고를 좌우하는 노면의 가로 경사각을 자동 측정하는 노면 상태 분석 차량도 보유하고 있다.

지자체와 공단이 보유한 장비로 함께 점검하면 경기도 내에서 발생되는 교통사고 발생량까지 줄이는 안전 도시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한건우 경기도건설본부 도로건설과장도 “비 내리는 밤에도 잘 보이는 차선을 시공해서 안전하고 편안한 도로 환경을 만드는 데는 한정된 재포장‧재도색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철저한 관리 감독하에 조속한 보수공사”를 마치겠다고 전했다. [교통뉴스=김경배 교통전문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