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 파업에 따른 자동차부품산업계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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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 파업에 따른 자동차부품산업계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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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8.2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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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는 1987년 출범이후 지난해까지 26년간 총 22차례에 걸쳐 누적 파업일수만 382일에 이르고, 13조 3천억원이 넘는 생산손실을 끼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어김없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파업이란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이번 파업도 예년처럼 전면 파업으로 이어져 장기화될까 우리 자동차부품 협력업체들은 심히 우려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8월 20일과 21일 주야 2시간씩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8월 26일 현재까지 현대차의 생산차질액만 3,2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또한 지난 3월부터 5월 사이 12주 동안 주말 특근을 거부함에 따라 1조 7천억원(82,000대)의 생산차질이 빚어져 올해 파업과 주말특근, 잔업거부로 인한 생산차질액이 2조 200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협력 부품업체의 납품차질액은 1조 700억원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향후 현대차 노조가 전면파업에 들어가면 하루 7천 100여대의 생산차질(1,500억원)이 발생하고, 협력 부품업체들의 1일 납품차질액은 795억원에 이르게 됩니다.

 

  금년도 국내 자동차 생산은 7월까지 전년동기대비 4.4% 감소하였고 내수는 1.8%, 수출은 6.6%나 감소하는 등 내수침체와 수출 감소로 위기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반면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Big 3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일부 공장의 폐쇄와 인력 감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노동의 유연성을 높여 생산성 향상으로 경쟁력이 회복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자동차노조(UAW)의 양보와 타협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Big 3는 UAW와의 협약을 통해 신규 채용 직원에게는 기존 직원(시간당 28~38달러)의 절반 수준인 시간당 14~17달러만 지급하는 이중 임금제를 도입했습니다. 초과근무수당도 크게 줄어 야간 및 주말에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공장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 도요타 노조는 최근 엔저 효과로 회사의 경영실적이 크게 향상되었음에도 장기적인 사업환경의 불투명을 이유로 기본급 동결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시간(HPV)은 GM이 21.9시간, 포드가 20.6시간인데 반해 현대자동차 국내공장은 30.5시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는 현대차의 미국 공장(15.4시간)과 체코 공장(16.2시간), 러시아 공장(18시간), 중국 공장(18.8시간), 인도 공장(19.8시간)에 비해 생산성이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입니다.

 

  사정이 이러한대도 현대자동차 노조는 금번 단체교섭에서 기본급 13만498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상여금 800%, 회사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학 못 간 자녀에 기술취득 지원금 1000만원, 61세로 정년 연장, 신차종 투입시 노조의 동의 등 180여 가지에 이르는 요구조건을 내걸고 회사가 일괄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파업의 강도를 더욱 높이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현재도 현대자동차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9400만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반면 1차 협력 자동차부품업계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중소기업이 3,700만원, 중견기업은 4,800만원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지난 수년 동안 현대차 임·단협 타결 결과를 지켜본 우리 중소 자동차부품업체 근로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지만, 모기업인 현대차가 잘되어야 협력 부품업체도 성장·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모든 어려움을 참아 가며 맡은바 임무를 묵묵히 수행해 왔습니다.

 

  현대차 노조는 명분없는 파업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현재와 같이 투쟁일변도로 치닫는 현대차의 노사문화가 바뀌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부품업체가 먼저 도산하게 될 것이고 현대차의 노사도 공멸하게 될 것입니다. 


  노사 상생의 길을 위해 노력중인 선진 자동차회사 노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현대차 노조는 무리한 요구를 자제하고 생산성을 높여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더 이상의 소모적인 투쟁을 멈추고 생산활동에 전념해야 합니다.

 

  부품업체들은 파업 기간 중에는 납품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정경비 일체를 지출해야 하고, 파업 종료 후에는 현대자동차가 그동안 생산하지 못해 적체된 주문물량의 적기공급을 위해 잔업과 휴일근로를 해야 합니다. 이럴 경우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추가 근로수당(50~250%)이 발생하여 가뜩이나 영업이익률이 저조한 중소 자동차부품업체들로서는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이며, 이는 R&D 투자 여력 감소에 따른 미래경쟁력의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현대자동차 근로자들이 부품업체 근로자보다 2~3배나 많은 임금을 받고 있는 특권에는 3천여개 30만 협력업체 임직원들의 땀과 눈물이 배어있음을 상기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애국심 하나로 국산차를 선택해 왔던 우리 국민들이 현대차 노조를 바라보는 따가운 눈총의 의미를 인식하여 파업으로 모든 것을 얻어낼 수 있다는 이기적인 투쟁을 즉각 중단하고 생산현장을 지키면서 대화와 타협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성숙한 노사문화 확립에 동참해 주기 바랍니다.

 

         2013.  8.  26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신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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