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가 구동계를 바퀴 안으로 통합시킨 ‘유니버설 휠 드라이브 시스템(Universal Wheel Drive System, 유니휠)’을 28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유니휠은 전기차의 주요 구동 부품을 휠 내부로 옮겨 실내 공간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기능 통합형 휠 구동 시스템으로, 현대차·기아가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구조의 구동 시스템을 고안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유니휠이 적용되면 각 바퀴를 구동하는 모터는 차체에 직결되고, 감속기와 드라이브 샤프트, CV 조인트의 기능을 모두 휠 안에 넣음으로써 각종 샤프트가 차지하던 공간을 줄일 수 있어 획기적이다. 그 자리를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모터와 감속기가 기존 내연기관보다 크기가 많이 작아졌지만, 그래도 차 하부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었다. 유니휠은 이 공간이 사라지면서 더 많은 실내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
특히 동력을 바퀴로 전달해주는 변속기 역할을 하는 감속기가 휠 안으로 통합됐다. 유니휠은 자동변속기의 기어 시스템인 유성기어로 돼있다. 중앙의 선 기어(Sun Gear)와 좌우 각 4개의 피니언 기어(Pinion Geer), 그리고 가장 바깥쪽의 링 기어(Ring Gear) 등으로 이루어진 것.
모터가 만들어낸 동력이 선 기어로 전달되면 피니언 기어들이 맞물려 링 기어를 회전시키고, 링 기어는 휠과 연결되어 있어 최종적으로 휠까지 동력이 전달되는 원리다. 이 과정에서동력을 전달하는 CV조인트와 드라이브샤프트가 사라졌다.
유니휠의 또 다른 특이점은 피니언 기어들이 서로 연결돼 2개의 링키지(Linkage)를 구성하는데, 이러한 멀티링크 메커니즘이 유니휠의 상하좌우 운동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두 가지 구조가 융합된 특성을 기반으로 모터에서 나온 동력을 휠까지 안정적으로 전달함과 동시에 노면에 따른 휠의 움직임에 자유롭게 반응할 수 있다. 상하진동이나 충격에도 안정적인 동력전달이 가능하다는 것.
또한 변속기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출발할 때 강한 토그전달도 가능하다. 이날 공개된 유니휠은 큰 감속비를 내도록 설계돼 있어, 작은 모터로도 높은 토크를 구현할 수 있다.
또한 네 개의 휠에 전해지는 출력을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정교한 토크벡터링이 가능하다. 토크벡터링은 스포츠카가 빠르게 코너를 주파할 때 안정적으로 돌아나갈 수 있도록 함은 물론, 험로에서 바퀴가 빠졌을 때 나머지 바퀴의 힘으로 탈출할 수 있도록 한다.
유성기어 구조는 일부 장치만 추가하면 기어비를 바꾸는 변속도 가능하다. 이 시스템이 기어 단수가 생기는 변속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으나, 연구원들은 그 기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 기능은 고성능 전기차에 일부 적용되긴 하지만, 유니휠은 그런 용도는 아니라는 것.
유니휠 덕분에 바퀴 근처 공간을 더 확보하게 되면 개발자의 자유도는 높아진다. 배터리 크기를 키우거나 실내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더 나은 승차감을 위해 서스펜션 설계를 할 수도 있다. 공간이 생명인 PBV에 쓸 경우 더 큰 진가를 낼 수 있다.
또한 휠의 회전축이 이동한다는 유니휠의 특성상, 계단을 에스컬레이터처럼 부드럽게 오르는 모빌리티도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이날 현대차·기아는 유니휠을 통해 계단을 흔들림 없이 오르는 모빌리티의 개념을 소개하기도 했다.
현대차·기아는 유니휠의 개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안정성과 효율성, 내구성 등을 지속 검증하고 있으며, 향후 기어비 조정 및 윤활 냉각 시스템 고도화 등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현대차·기아는 유니휠과 관련된 특허 8건을 국내와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에 출원 및 등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