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한국은 벤츠의 중요한 파트너”...CEO가 직접 말한 벤츠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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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한국은 벤츠의 중요한 파트너”...CEO가 직접 말한 벤츠의 미래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23.08.2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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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미래 전동화 전략 발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내한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내한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의 수장인 올라 칼레니우스(Ola Källenius) 회장이 24일 국내 기자들과 만났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전동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을 파트너로 지목했다.

1969년생의 청년 올레니우스 회장은 스웨덴 출신이다. 그의 영어 프리젠테이션은 미국인들의 표현과 농담까지 곁들인 미국식 억양의 미국식 발표였다. 그의 매끄러운 발표에 모두가 귀를 기울였다.

대학까지 스웨덴에서 나온 진퉁 스웨덴 사람이지마, 그는 미국인들의 전형적인 ‘립서비스’를 잊지 않았다. 그 화두는 K-팝에서 시작하는 우리나라 K-문화다. 음악, 드라마, 영화, 음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류가 된 우리나라의 위상을 존중한다는 뜻일 것이다.

스웨덴 출신인 칼레니우스 회장은 달변가였다. 사진=민준식
스웨덴 출신인 칼레니우스 회장은 달변가였다. 사진=민준식

칼레니우스 회장은 원래 구매조달(procurement) 전문가였다. 20년 전 한국을 처음 방문했던 일화를 꺼낸 그가 밝힌 내용이다. 그때부터 기술적 측면에서 급성장을 하고 있던 한국 파트너들과 인연을 맺었다는 기억을 떠올리며, “20여년이 지난 지금 한국산 부품이 모든 벤츠 차량에 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간담회 전날 SK그룹의 최재원 부회장은 만난 것은 국내기업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포석이다. 이날 벤츠와 SK그룹은 다양한 파트너십 확대에 합의했다. SK온의 배터리 공급 확대화 함께, 내년부터는 국내에 출시되는 모든 벤츠 차량에 T맵이 기본 탑재된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임원진들과 함께 LG디스플레이도 찾았다. LG디스플레이는 벤츠 EQE와 EQS 등 전기차 모델에 탑재되는 MBUX 하이퍼스크린을 벤츠와 공동개발해 납품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향후 생산공정, 품질혁신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 직후 칼레니우스 회장은 LG 디스플레이를 찾았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간담회 직후 칼레니우스 회장은 LG 디스플레이를 찾았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기자간담회장의 화두는 단연 전동화였다. 이 자리에서 칼레니우스 회장은 플래그십 전기 SUV인 ‘마이바흐 EQS SUV’를 공개했다.

484kW(658마력)의 힘을 내는 마이바흐 EQS 680 SUV는 기존 12기통 엔진을 대체하는 마이바흐의 최상위 모델이다. MBUX 하이퍼스크린, 마이바흐 익스클루시브 나파가죽, 쇼퍼 패키지 등 호화스러운 편의사양과 실내마감을 자랑한다.

기자회견장 입구에는 메르세데스 AMG의 컨셉트카인 ‘비전 AMG'가 전시됐다. AMG.EA 플랫폼 기반의 비전 AMG는 비전 EQXX에서 볼 수 있었던 공력설계와 디자인 요소가 적용됐으며, 자회사 YASA가 개발한 축방향 자속모터(Axial Flux Motor)가 적용됐다.

축방향 자속모터는 모터의 크기, 특히 두께를 크게 줄일 수 있어 복잡한 구동계의 부피를 줄일 수 있으며, 각 바퀴마다 장착되는 인휠모터로도 사용이 가능해 미래 전기모터로 불린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한국시장에서 충전 네트워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벤츠의 고출력 충전 네트워크(HPC)를 국내에도 구축하겠다는 것. 벤츠 HPC는 대리점, 휴게소, 주요 도로에 인접한 인구밀집지역 등에 구축하는 초고속 충전소다.

비전 AMG가 신라호텔 영빈관에 전시됐다. 사진=민준식
비전 AMG가 신라호텔 영빈관에 전시됐다. 사진=민준식

그는 벤츠의 미래 비전인 ‘앰비션 2039’도 소개했다. 2040년이 되기 전까지 전기차 전환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인데, 그 과정에서 한국과의 협업은 물론 전기차 보급을 위해 가정용 충전 서비스 등 다양한 충전 네트워크를 국내 기업과 손잡고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럭셔리 브랜드의 미래는 전동화임은 분명하다. 고급스럽고 비싼 탈것은 힘이 세고 조용한 파워트레인이 필수인데, 내연기관 시대에는 이를 만들기 위해 내연기관의 진동과 소음, 비효율성을 극복하는 싸움을 이어왔다.

전동 파워트레인은 누구나 힘세고 조용한 동력원을 만들 수 있다. 일반 브랜드, 신생 브랜드도 레거시 브랜드 이상의 매끈한 파워트레인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동화 파워트레인은 비싸다. 지금은 너무 비싸서 자동차 회사들이 수지를 맞추기가 힘들다고 한다. 역설적으로 대부분의 브랜드가 아직도 내연기관 차 팔아서 버는 돈으로 전기차 팔아서 잃는 돈을 메운다고 한다.

그래서 레거시 브랜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예외는 아닐 터. 그래서 신모델들을 속속 발표하면서 전동화 비전을 알리는 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모든 걸 이끄는 핵심 인물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한국이 중요하다는 그의 말은 단순 립서비스는 분명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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