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미국 현대기아차 도난 문제, 도둑은 안 잡고 애먼 데 화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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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칼럼] 미국 현대기아차 도난 문제, 도둑은 안 잡고 애먼 데 화풀이
  • 교통뉴스 김필수 교수
  • 승인 2023.06.2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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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미국내 기아 자동차 도난사태의 주객이 전도됐다. 교통뉴스 자료사진
미국내 기아 자동차 도난사태의 주객이 전도됐다. 교통뉴스 자료사진

미국 시장에서의 현대차와 기아의 선전은 대단하다. 이미 10% 이상의 점유율을 낸 최고의 실적은 제네시스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선전과 친환경 자동차의 인기 덕분으로 전해진다. 어느덧 글로벌 제작사 중 생각 이상으로 점유율도 함께 올라가고 있는데, 그 만큼 미국에서의 현대차와 기아에 대한 경쟁과 주변의 시기심도 커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작년 초부터 미국 내에서 '기아 챌린지'라고 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차를 훔치는 횟수가 크게 늘고 있고 일종의 놀이문화로 커지고 있다. 상당히 심각한 범법행위 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고 더욱 확산되는 부분은 도둑질을 막아야 하는 미국 당국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차량 도난 문제가 커지면서 용이하게 훔칠 수 있는 기아차의 잠금장치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었고 결국 제작사에 소비자들의 집단 소송과 더불어 여러 미국 주 정부가 나서서 기아를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미국 17개 주 검찰총장이 나서서 현대차와 기아의 잠금장치에 대한 문제점을 제작사에 제기하고 공동성명 하는 등 다양한 압력을 가했다.

최근 현대차 그룹은 민사소송에서 결국 약 3,000억원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협상을 끝내면서 해당 차종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핸들 잠금장치 배부 등 다양한 노력도 함께 했는데, 이 상황을 보면서 주객이 바뀌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볼 수 있었다.

필자는 약 3개월 전에 관련 사안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한 칼럼을 제시하고 다양한 언론과 인터뷰도 진행하였다. 그 상황에서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심각한 왜곡현상을 보이고 있었다는 점이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그만큼 현대차와 기아차는 잠금장치가 문제가 큰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고, 이는 미국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잠금장치는 차종에 따라 가격에 따라 다른 장치가 장착될 수도 있고 법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국내외 어떠한 차종도 그냥 도어가 열리지 않지만 정비를 가지고 의도적으로 하면 당연히 열 수 있다. 비싼 차량은 하이테크용 이모빌라이저 등으로 무장하여 열기가 매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와 마찬가지로 몇 가지 문제점을 제기하였다.

우선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점이다. 잠금장치의 문제점이 아니라 범법행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우리나라와 일본이나 유럽 등에서 차량 도난은 흔치 않다. 심각한 위법행위이고 당연히 벌칙조항도 낮지 않다.

그런데 항상 드라마나 영화에서 등장하는 미국 내에서의 빈번한 차량 도안에 대한 강력한 처벌조항과 예방조치가 충분한가? 이렇게 제작사에 책임을 묻는 것이 정당한가? 이 것은 심각한 왜곡이라 할 수 있다.

각 가정 대문의 잠금장치가 쉽게 열린다고 하면서 집주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과 마찬가지다. 값싼 금고를 구입하면서 잠금장치가 쉽게 열란다고 금고를 판매한 업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과 마찬가지다.

차량절도는 당연히 큰 범죄행위다. 비정상적으로 빈번한 미국 내 차량 도난을 줄이기 위한 강력한 처벌조항이 가장 필요할 것이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교육과 위법성을 교육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미국은 독자적으로 미국 내에서의 안전조항이나 항목을 별도로 구성하는 대표적 국가다. 자동차의 경우는 각종 기준에 대하여 더욱 까다롭고 어렵게 구성되어 미국 내에서의 신차 판매기준은 더욱 어렵다.

이러한 조건을 항상 제시하면서 차량 도난이 많은 미국의 입장에서 막상 신차의 잠금장치의 조건은 왜 그렇게 놔두었냐가 의문이다. 지금이라도 그렇게 좋다는 이모빌라이저 이상의 잠금장치를 의무화했다면 도난도 줄고 미국 내에서의 모든 차량이 높은 잠금장치로 장착되어 있을 것이라 언급하고 싶다.

신차를 비롯하여 모든 물품은 가격에 맞는 각종 장치가 장착되어 있다. 휴대폰의 경우도 그렇고 고가의 차량에는 좋은 옵션과 안전장치 등이 장착되어 있다. 고가일수록 좋다는 뜻이고 이 사항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 좋은 물품을 고가로 내고 구입하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시장경쟁 논리리고 당연한 거래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상황이 더욱 괘씸한 것은 미국 기준에 맞는 철저한 준비로 판매하고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도리어 도둑을 잡지는 않으면서 주정부까지 나서서 제조사의 책임을 묻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러한 미국 내의 문제에 대한 우리 제작사의 상황에 대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누구도 필자와 같은 언급을 하고 있지, 않고 정부도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와 기아 입장에서는 누구에게도 하소연도 못하고 결국 미국에서 3천억원으로 합의금을 내고 말았다.

최근 그나마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은 미국도 이 같은 상황에서 제대로 생각하는 사람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CBS 기자 출신의 한 언론인이 최근 기고에서 필자와 같은 생각으로 도둑보다 집주인에게 책임을 묻는 현 상황에 대하여 처음으로 비판한 칼럼을 게재한 것이다. 이제서야 제대로 된 사람이 등장한 부분은 매우 고무적이고 칭찬할 만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현대차와 기아차가 이번 사건을 기회로 앞으로 더욱 잠금장치는 물론 다양한 가성비 좋은 신차를 보급하는데 노력하는 부분은 기본이다.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물론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도 당연한 상황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제기해야 하고 미국 측에 언급을 해줘야 한다. 우리 쪽에서는 한 마디도 못하는 현재의 상황이 안타깝다.

분명히 차량 탈취는 심각한 범죄행위다. 최소한 범죄자의 행위에 편승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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