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비싼 전기차를 반값에 내놓을 수 있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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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칼럼] 비싼 전기차를 반값에 내놓을 수 있는 방법
  • 교통뉴스 김필수 교수
  • 승인 2023.03.0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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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더 싸고 가벼운 전기차 만들기 고민이 시작됐다. 자료사진=현대자동차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더 싸고 가벼운 전기차 만들기 고민이 시작됐다. 자료사진=현대자동차

작년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는 약 980만대 수준으로 거의 1,000만대에 이른다.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8,000만대 정도인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빨리 전기차가 판매되는 지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더욱 시장은 치열해지고 있고, 훌륭한 전기차가 더욱 많아지고 있는 부분은 소비자에게는 좋은 현상이나 제작자들에게는 더욱 생존경쟁으로 벌써 치 닿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테슬라의 경우 독보적인 위치의 전기차 혁신의 아이콘이었으나, 최근에는 경쟁력 높은 전기차가 다수 등장하면서 춘추전국 시대로 접어드는 것이 아닌 가 언급되고 있기도 하다.

벌써 테슬라를 필두로 가격 인하정책을 본격화하면서 이제는 전기차 가격이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원래 전기차는 아직 내연기관차에 비하여 가격이 약 1.5~2배 정도 비싸 보조금 등으로 경쟁여건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정책과 더불어 배터리 원자재의 안정된 공급과 가격 인하는 물론이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통한 전기차 가격 인하 요건이 성숙해 지면서 전기차의 가격이 훨씬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 얼마 전 뉴욕타임즈에서 올해 후반에는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이 유사해지는 요소가 커지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테슬라를 따라 글로벌 제작사들은 연속으로 가격을 인하하고 있다. 그런데 높은 영업이익률을 가진 테슬라는 약 20%의 가격을 인하하여도 흑자 유지가 가능하나, 다른 일반 글로벌 제작사들은 영업이익률이 약 5~6%에 불과하여 낮출 수 있는 요소가 한정적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드도 전가차의 가격을 약 8.8% 인하하겠다고 발표를 하였고, 다른 제작사들도 인하 정책에 동조하고 있다.

GM 등은 가격을 내리지 않고 동결을 선언하는 등 상반된 모습도 보이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강자 현대차 그룹도 고민이 될 것이다. 작년 대규모 리콜비용을 손실처리 하고도 역대급 이익을 낸 현대차 그룹의 성공 비결에는 프리미엄 브랜드와 친환경차 판매가 한 몫을 했다.

전기차의 가격을 낮춘다면 가장 큰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는 생각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공통분모를 찾는 방법이 문제다. 쉽지 않겠지만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반값 전기차'는 가능할까? 방법은 여러 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전기차의 가격 중 약 40%가 배터리 비용인 만큼 배터리의 가격 인하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고가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가격이 저렴한 리튬인산철 배터리로 바꾸는 방법이 있다. 인산철 배터리는 중국 CATL 등이 가장 큰 경쟁력을 가지고 지난 중국 시장의 선점과 더불어 이제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발돋음하고 있다.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고 무게나 부피가 큰 한계가 있으나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약 30% 낮은 가격이 무기라 할 수 있다.

이에 발맞추어 포드가 먼저 중국산 인산철 배터리 탑재를 공식화하였다. 인산철 배터리의 한계성을 높이기 위하여 셀투팩(Cell to Pack) 공법 등 다양한 기술로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방법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 포드가 그 동안 배터리 동맹을 벌였던 SK온과의 사이가 벌어진 부분도 바로 중국산 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전기차 가격 인하를 위한 포석이다.

미중간의 경제 갈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하여 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도 한계가 큰 상황이다. 배터리 가격이 낮은 만큼 에너지 밀도도 떨어져 일반 보급형 스탠다드 모델에 한정된다는 단점이 그것이다. 아직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의한 대량 생산에 한계가 있어서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것도 한계가 있다.

미래 게임체인저라 하는 전고체 배터리도 있지만 대량 생산과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2030년을 훌쩍 넘겨야 가능하다고 한다. 아직은 요원하다는 것이다.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할 방법은 게임체인저 기술로 언급되는 전기차 자동변속기 탑재라 할 수 있다. 전기차 모터는 정지상태에서도 전기만 흘려주면 최대토크가 나오기 때문에 변속기가 필요 없다고 여겨졌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기차에도 변속기가 얹히기 시작했다.

포르쉐 타이칸과 아우디 e-트론 GT에 2단 변속기 탑재, 대만 고고로의 전기이륜차 2단 변속기 탑재가 이어져 양산형으로 판매되고 있고, 올해는 미국 이튼의 4단 변속기가 전기버스에 탑재된다고 한다.

전기차용 변속기를 탑재하면 단수가 높을수록 경제성이 뛰어나 같은 배터리로 30~50%의 주행거리 연장이 가능하고, 등판능력의 획기적 개선, 모터 등 각종 장치의 온도 유지 등으로 냉각장치가 필요 없는 1석 10조의 효과가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전기차용 변속기 개발은 이제 시작 단계다. 포르쉐와 아우디의 2단변속기는 고속도로에서 달릴 때 모터 회전수를 줄여주는 항속기어 개념이다. 유수의 글로벌 제작사가 덤벼든 상황이나 아직은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지난 11년간 전기차용 변속기 개발에 뛰어든 국내 벤처기업이 전기이륜차용 7단 자동변속기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소형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하여 당장 올해 후반부터 동남아 시장의 대표 모델인 인도네시아에 5만대부터 공급한다는 소식이 있다. 이미 일반 전기차용 변속기로 응용하는 방법까지 개발하였으나 현실적으로 당장의 효과의 실적은 전기이륜차인 만큼 더욱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이 커질 필요가 없으면 무게도 낮출 수 있다. 이러면 타이어 수명 연장, 모터 내구성 유지는 물론 기계식 주차장이나 정비용 리프트 유지, 아스팔트 수명 유지 등 다양한 인프라적 장점도 부각될 수 있다.

이러한 변속기를 전기차에 응용할 경우 리튬이온 배터리를 작은 용량 그대로 사용하면서 주행거리의 획기적 연장 등 다양한 장점으로 앞서 언급한 '반값 전기차'가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꼭 기능이 떨어지는 중국산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초격차 기술을 보유한 국내 벤처기업이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여 하루속히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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