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현대차의 무모한 충돌테스트 실황 공개, 안전에 대한 신뢰감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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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칼럼] 현대차의 무모한 충돌테스트 실황 공개, 안전에 대한 신뢰감 높였다
  • 교통뉴스 김필수 교수
  • 승인 2023.02.2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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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최근 현대차가 기자들을 초청해 아이오닉5 충돌테스트 장면을 공개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최근 현대차가 기자들을 초청해 아이오닉5 충돌테스트 장면을 공개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최근 현대차의 대표적인 전기차인 아이오닉5의 충돌테스트 과정이 공개됐다. 이번 테스트는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에서 기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시속 64Km의 속도로 정면 충돌방식인 옵셋 충돌 40%의 고정벽에 충돌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충돌 후 누유, 배터리 방전 및 이상 유무, 에어백 전개, 앞 도어 열림 등은 물론, 앞뒤 함께 탑재된 인체모형 더미의 상태 등 다양한 테스트 결과 모두 정상 작동을 하는 것을 현장에 나온 기자들이 두 눈으로 확인했다.

이렇게 위험요소가 큰 시험을 현장에서 언론을 대상으로 직접 하는 방식은 다른 글로벌 제작사에서 하기 힘든 시험이다. 워낙 변수가 많고 하나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시험 자체가 최악으로도 갈 수 있는 요소가 많은 만큼 가장 무모한 시험이라고도 한다. 절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시험을 통하여 얻는 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국내 생산차와 해외 생산차에 대한 차별성이 크다고 생각하는 일부 소비자를 직접 설득하는 계기가 되고, 바로 언론으로부터도 인식을 바꾸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지난 2015년 여름, 직접 현대차의 대표모델인 '쏘나타'를 미국 LA로 가서 대리점에서 직접 구입하고 봉인을 하여 국내로 가져와서 충돌테스트를 할 때 직접 참여했었다. 수개월 이상의 준비와 높은 비용을 소요하는 것은 물론, 팀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진행하는 동시에 국내에서도 마무리 준비와 시험을 진행하는 방법이었다.

필자가 직접 미국으로 건너간 이유는 객관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미국 앨라바마 공장에서 생산된 쏘나타를 직접 고르고, 그 자리에서 엔진보닛과 프론트 필러 등 주요 연결부위에 손도장을 찍고 봉인을 하여 신뢰성을 높였다. 국내에서는 같은 쏘나타를 아산만 공장에서 유명 블로거가 고르고 역시 같은 과정을 하여 국산과 해외산을 직접 준비했다.

이후 인천 송도의 행사장에서 쏘나타 고객 300명과 100여명의 기자를 초빙하여 차량과 차량을 직접 정면 충돌시켰다. 시험의 위험성은 매우 높았다. 이번 아이오닉5의 시험과 같이 전문 시험장에서 준비된 시설도 아니고 공도 상에서 무선으로 시속 54Km의 낮지 않은 속도로 정확하게 정면충돌하기란 쉬운 작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정면 충돌에 상대속도가 108Km에 이르는 만큼 어떠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을 지 전혀 확인이 불가능하고, 약간이라도 차량 충돌 간에 어긋난다면 더욱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이 시험에는 숨어있는 에피소드가 상당히 많았다. 충돌 테스트는 무선작동의 경우 오류로 인한 실패 위험성을 염려해 원래는 양 차량에 운전사가 직접 앉아서 충돌하는 무모한 방법이 준비되고 있었다. 한쪽은 국내 영업본부장, 한쪽은 노조위원장이 앉는 어이없는 방법으로 준비하였으나 결국 위험성 때문에 무선 방식으로 대체되었다.

이렇게 무모한 테스트가 기획된 데에는 당시 국내 시장에서 소비자가 보는 국산차와 해외 생산차의 차별이 있다는 인식이 너무나 강했기 때문이다.

당시 초청된 고객들도 전혀 이러한 시험이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갑자기 진행하여 모두들 놀라게 했던 행사였다. 필자도 함께 행사 진행을 맡으면서 가슴을 졸인 시험이었다고 상기된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어느 한쪽이 더 부서지거나 문제가 발생해도 심각한 결과가 도출되는데 완전하게 데칼꼬마니 형태로 완전하게 동일하게 충돌한 것이다. 엔진룸은 반파되고 냉각수 등이 흘러내리고 현장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러나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에어백이 모두 터지고 앞도어도 잘 열려서 완벽하게 동작했다.

무대 뒤쪽에는 실패했을 경우를 대비하여 사회자가 인사말 두 가지가 준비되고 행사를 준비한 여러 임원은 두 손을 잡고 성공을 기원하던 생각이 난다. 당시 충돌 직후 임원들은 얼씨구 춤을 추며 '잘 충돌했어'며 외쳤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성공적인 결과로 이후 고객은 물론 기자들도 현대차의 이러한 노력과 열성은 물론 국산차와 해외 생산차와의 차이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당시의 쏘나타 '카투카' 시험은 지금도 유튜브에서 1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유일하고 무식한 시험방법으로 남아서 옛날을 회상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 아이노닉5의 충돌시험도 이러한 의심을 불식시키고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품질과 안전의 대명사라는 인식을 제고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요새 전기차 화재가 간혹 발생하고 있어서 생각 이상으로 소비자의 불안감이 상승하고 있다. 절대로 일반 내연기관차 대비 높은 화재건수도 아니지만 화재의 확산속도와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하루속히 홍보는 물론 안전에 대한 준비도 필요해졌다. 이번 시험은 충돌로 인한 이러한 전기차 화재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안전하다는 인식 제고에 큰 기여가 된다고 판단된다.

글로벌 제작사들의 홍보방법으로 극한에 이르는 시험방법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볼보는 7대의 승용차를 위에 얹어서 무게를 견디고 가장 아래층의 차량의 도어가 쉽게 열리는 모습을 보여준 '볼보 7 UP'은 튼튼하고 안전한 차 볼보의 이미지를 만든 일등공신이다.

이런 파격적인 테스트와 시험결과는 안전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현대차그룹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어서 훌륭한 방법이라 판단된다.

현대차 그룹은 최근 선진국을 따라가던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로 위치가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그 만큼 세계의 각종 상을 휩쓸고 있는 것은 물론,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전기차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하면서 우리나라의 주도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은 미래의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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