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미국 기아차 도난 문제가 던진 문제점과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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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칼럼] 미국 기아차 도난 문제가 던진 문제점과 교훈
  • 교통뉴스 김필수 교수
  • 승인 2023.02.13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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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미국에서 기아의 일부 구형모델을 쉽게 훔치는 영상이 퍼지며 논란이 빚어졌다. 자료사진=PIXABAY
미국에서 기아의 일부 구형모델을 쉽게 훔치는 영상이 퍼지며 논란이 빚어졌다. 자료사진=PIXABAY

미국 자동차 시장은 유럽과 더불어 양대 축이라고 할 정도로 핵심적인 시장이어서 여기를 정복하지 못하면 글로벌 시장은 포기하라고 언급할 정도다.. 특히 미국 시장은 규모는 물론이고 세계 자동차의 기준을 제시하는 까다로운 소비자들을 만족시켜야 하는 각축장이다.

작년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시장 점유율 약 10%, 유럽연합은 약 11% 점유율에 역대 최고의 영업이익률도 달성하는 등 성과가 좋았다. 그 만큼 현대차와 기아차의 수준은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섰고 특히 전기차 같은 친환경차의 판매가 급증할 정도로 '퍼스트 무버'가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급증하는 현대차와 기아에 대한 현지의 경계심도 커지고 있고, 더욱이 토요타 등의 미국 주도권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는 작년 글로벌 시장의 모든 상을 휩쓸 정도로 완성도가 높아서 없어서 못 파는 차종이 되었다.

작년 8월 16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한 자국 우선주의 선언은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의 판매에 큰 제동이 걸렸다. 렌트나 리스 등 상용모델에 대한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후속조치가 있었지만, 일반 구매의 경우 보조금이 없어져 일각에서는 급증하는 한국산 전기차를 전기차를 견제한다는 의미로도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유동적인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작년부터 미국 시장에서 일부 청년들을 중심으로 기아의 일부 모델을 대상으로 차를 쉽게 훔치는 법을 공유하는 소셜네트워크 공유글이 올라오면서 큰 이슈를 낳고 있다.

기아의 일부 구형 모델을 대상으로 기아차를 훔치는 범법행위를 촉구하는 '기아 챌린지'는 차를 훔치는 범법행위를 영상으로 올리면서 피해가 불거지자 시애틀시가 기아에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우려할 부분이다.

‘기아 챌린지’가 크게 노출되면서 국내 일부 언론은 국산 기아차의 도난에 대한 대비책이 충분한지는 묻는 인터뷰를 필자는 많이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바라보며 근본적으로 문제의 시작부터 해결방안 등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미국의 상황에서 몇 가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첫째, 미국은 글로벌 자국 시장에 차량을 판매하는 데 각종 까다로운 조건이 있는 시장이라는 점이다. 진입장벽이 높아 중국 등 신흥국의 신차가 팔리기 어려운 조건이다. 각종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를 야기한 차량 도난방지에 대한 요구사항은 무척 허술했다.

미국이 글로벌 선진 시장에서 가장 차량 도난이 많은 만큼 잠금장치 기준을 이모빌라이저 등 난이도가 높은 도난방지장치의 조건을 의무적으로 장착하도록 하였다면 지금과 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미국의 시민단체나 관련 단체는 물론 지자체가 제작사인 기아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미국 정부를 대상으로 의무 장착을 강화하는 요구를 하거나 소송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차량 도난은 심각한 범법행위라는 점이다. '기아 챌린지' 자체가 심각한 범법행위인 만큼 이를 조사하여 범죄가 발생하지 않게 조치를 강화해야 하는 책임을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가져야 한다.

미국내 차량 도난이 심각한 미국인만큼 이러한 행위에 대하여 더욱 강화된 처벌기준과 필요하면 가중 처벌 기준을 강화하는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 같은 범죄를 근절시켜야 하는 책임을 느껴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내 정책 방향이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셋째로 비싼 차량을 구입하면 도난방지장치도 장착돼 도난의 염려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소비자도 그 만큼 좋은 신차를 구입하면 되는 것이 바로 시장 원리다. 다만 제작사들도 일반 대중모델이라 하여도 더욱 좋은 도난방지장치를 장착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

소비자들도 소유하고 있는 차량에 대하여 핸들고정 장치 등 최소한의 노력을 통하여 간단한 도난방지장치를 장착하는 노력 등 다양한 방지장치를 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기아는 미국은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잘 나가고 있다. 미국 시장은 중요한 시장이고 이곳에서 점유율을 높여야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도난을 많이 당하는 차종의 제작사로 도의적인 책임도 있는 만큼 더욱 노력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생각도 할 수 있다. 미국은 변호사의 천국이고 소송의 천국이다. 우리에게는 말도 안 되는 사안을 가지고 소송을 일삼아 돈을 뜯어내는 사례도 많은 곳이다. 이번 사안도 노이즈 마케팅으로 흔들면 돈은 나온다는 생각이 언뜻 스친다.

이번 소송이 진행되면 기아차는 적당한 합의보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제시하고 확실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동시에 이러한 문제가 다시는 제시되지 않게 근본적으로 항상 점검하고 완벽한 차량이 되도록 노력을 가 일층 배가시키는 것은 기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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