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럼브레이크?...콘티넨탈이 밝힌 미래의 브레이크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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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브레이크?...콘티넨탈이 밝힌 미래의 브레이크 시스템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22.11.2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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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압라인 사라지고 전기로 차 세워...드럼 브레이크도 고려
콘티넨탈이 미래 브래이크 시스템에 대한 기술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콘티넨탈코리아
콘티넨탈이 미래 브래이크 시스템에 대한 기술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콘티넨탈코리아

폭스바겐이 최초의 순수 전기차인 ID. 4를 국내에 출시하고 시승행사를 개최하면서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무게 2톤이 넘게 나가고 가격이 5천만원대인 전기차에 드럼 브레이크가 적용된 것이 이목을 끌었기 때문이다.

드럼브레이크는 가격이 저렴하고 구조가 간단해 전통적으로 차 값이 싼 엔트리급 소형 모델에 주로 적용돼왔으나, 최근에는 무게가 무겁고 가혹한 제동이 반복되면 열 배출이 잘 안 되는 문제점 때문에 디스크 브레이크로 대체되는 분위기였다.

폭스바겐 ID. 4와 함께 하체 부품을 공유하는 아우디 Q4 e-tron에도 똑같이 적용된 드럼 브레이크를 제조·납품한 것으로 알려진 콘티넨탈이 브레이크 시스템에 대한 미래를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해 참석했다. 왜 드럼 브레이크로 회귀했는지도 궁금했다.

23일 개최된 콘티넨탈 미디어 라운드테이블 행사는 브레이크, 서스펜션 등 차량의 하체 부분을 담당하는 차량동적제어팀 윤성호 이사와 류경호 팀장이 나와 발표를 이어갔다.

브레이크의 미래는 ‘바이 와이어(By-Wire), 그리고 드라이 시스템

콘테넨탈 발표자료
콘테넨탈 발표자료

콘티넨탈이 밝힌 브레이크의 미래는 유압 시스템을 제거한 드라이, 바이 와이어(Dry By-Wire) 시스템이다. 바이 와이어란 기계적 연결 없이 모든 작동을 전기적 신호를 통해 하는 방식이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그만큼 눌린 마스터 실린더에서 밀어내는 유압액이 브레이크 마찰재를 밀착시켜 차를 세우던 시스템이 기존 브레이크 시스템의 작동 원리다. 여기에 엔진의 진공을 이용해 답력을 증대시키는 부스터와, 바퀴가 잠기지 않도록 제동력을 제어하는 ABS가 더해졌다.

미래 브레이크는 ‘바이 와이어(By-Wire)'로부터 시작된다. 브레이크 페달에 연결된 피스톤이 유압을 만들어내는 대신 전동모터로 유압을 만들어내 차를 세우는 방식의 ‘바이 와이어’ 시스템은 이미 개발이 완료돼 실제 적용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개발돼 상용화된 콘티넨탈의 미래 브레이크 시스템(FBS 0)의 첫 단계는 전동모터로 유압을 발생시키는 시스템이다. 모터 시스템이 장애가 생겼을 경우에 대비해 기존 기계식 유압 시스템이 비상용으로 사용되는 'Fall Back' 시스템이 적용됐다.

2025년경 상용화가 예상되는 FBS 1.0 시스템은 유압식 Fall Back 시스템을 배제했다. 대신 전기 와이어 시스템을 2중으로 구성해 기본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도 브레이크가 작동하도록 했다. 이 시스템은 모든 제동을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어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 시스템에 꼭 필요하기도 하다.

3단계라 할 수 있는 FBS 2.0 시스템은 후륜 브레이크는 유압이 아닌 전기신호로 제어하도록 했다. 복잡한 유압 시스템을 제거해 개발과 생산 프로세스가 줄어드는 장점과 함께 구성을 쉽게 바꿀 수 있어 제조사에겐 단비와 같은 시스템이다.

2.0 시스템에 그 논란의 드럼브레이크가 등장한다. 콘티넨탈이 설명한 드럼 브레이크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을 때 패드(라이닝)과 드럼 마찰면이 닿는 것을 방지해 저항을 줄일 수 있고, 브레이크가 닳으면서 발생하는 분진이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포집해 환경오염 이슈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유럽에서 조만간 브레이크에서 나오는 분진에 의한 오염물질을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킬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드럼 브레이크가 떠오르고 있다.

콘티넨탈이 제시한 미래 브레이크 시스템. 사진=발표자료
콘티넨탈이 제시한 미래 브레이크 시스템. 사진=발표자료

콘티넨탈은 드럼브레이크를 선택할지 여부는 자동차 메이커들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티넨탈은 기술적인 제안으로 뒷바퀴 드럼 브레이크를 미래 브레이크 시스템에 넣은 것이라는 입장. 이에 대한 선택은 고객의 몫이 될 것이다.

드럼 브레이크가 적용된 ID. 4의 제동성능은 합격점 이상이었다. 반복되는 급브레이크, 특히 굽이진 산길에서 빠르게 달리다 멈추다를 반복해도 제동력은 강력했다. 다만 내리막 주행을 거의 마쳤을 때 클러스터에 브레이크 경고등이 켜졌다. 제동력 저하는 없었지만 열 방출이 잘 안 되는 드럼브레이크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 아닐까 의심된다.

유압라인이 완전히 사라지는 미래 브레이크 시스템 3.0

FBS 3.0부터는 유압 시스템이 사라진다. 네 바퀴의 캘리퍼 또는 드럼에 패드와 라이닝을 제어하는 모터와 액츄에이터가 설치되며,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전기신호가 제동력을 제어하도록 네 바퀴 액츄에이터를 제어한다.

유압식이 사라진 건식(Dry)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 시스템은 장점이 많다. 일단 조립 과정에서 손이 많이 가는 유압라인이 사라지고 커넥터를 꼽기만 하면 되는 ‘플러그 앤 플레이’가 가능해진다. 네 바퀴의 제동력도 각각 정밀하게 조절해 차량 거동을 제어할 수도 있다. 전기모터의 회생제동과 합쳐지는 과정에서의 이질감도 사라진다.

‘플러그 앤 플레이’는 제조사 입장에서 편하지만 네 바퀴 정밀제어는 운전자 입장에서는 단비다. 차량이 미끄러져 컨트롤을 상실하지 않도록 미리 제어를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는 능동적 안전장치로 아주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전선이 잘못돼 제동이 안 되는 경우는 두 개 이상의 독립 서킷을 적용해 해결한다고 한다.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과정에서의 에러를 최소화하는 기술인 CAN통신도 더욱 고도화될 것이다.

독일 베를린공대 자동차 공학과를 졸업하고 자동차 신기술 전문가로서 자동차 기술연수를 이어가고 있는 이경섭 교수는 “내고장성 통신 시스템인 FlexRay, CAN-FD, CAN-XL 통신이 필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뢰성이 높은 시스템을 이중 삼중으로 쓴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말한다. 바이 와이어 시스템을 최초로 비행기 조종간에 적용한 에어버스 항공기는 지금까지 조종간 고장이 원인으로 사고가 난 적이 없다.

미래 브레이크 시스템 상용화는 언제?

콘티넨탈은 완전 건식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 시스템이 2030년경 상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콘티넨탈
콘티넨탈은 완전 건식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 시스템이 2030년경 상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콘티넨탈

안전문제가 해결이 됐다고는 하지만 이 시스템이 상용화되려면 넘어야할 산이 많다.

시스템은 간단해지지만 각 바퀴에 액츄에이터를 설치하게 되면 늘어나는 무게가 이슈가 될 수 있다. 휠, 브레이크 등 굴러가는 부품의 무게가 가벼워야 승차감과 조종성을 잡을 수 있는데, 이 시스템은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콘티넨탈은 늘어나는 무게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더 어려운 부분은 모든 것을 전자식으로 제어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년 가까이 사용돼온 유압식 시스템은 이미 고도화돼 그 성능이 뛰어나고 자연스러운 작동감이 장점이다. 이 느낌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 특히 소프트웨어와 프로그래밍으로 이걸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콘티넨탈은 이 것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고, 대신 완벽한 미래 브레이크 시스템의 상용화 시점을 2030년 경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에 비하면 상당히 멀게 느껴진다. 하지만 안전의 최후 보루인 제동 시스템을 허투루 만들 수는 없을 터. 치열한 연구와 치밀한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교통뉴스=민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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