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용 7단변속기 공개...국내기업 바이젠, 세계최초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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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용 7단변속기 공개...국내기업 바이젠, 세계최초 상용화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22.10.1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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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화 하면서 소형화 성공...이륜차, 승용차 적용 가능
인도네시아 시장에 소형이륜차 우선 공급...G20서 공개
국내기업 바이젠이 개발한 전기차용 7단변속기. 사진=바이젠
국내기업 바이젠이 개발한 전기차용 7단변속기. 사진=바이젠

전기차용 7단 자동변속기 기술이 공개됐다. 원래 전기모터는 정지상태에서도 전력을 쓰는 만큼 토크를 낼 수 있어 변속기가 필요 없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고성능 전기차 포르쉐 타이칸에는 후륜 구동계에 2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돼 있다. 효율과 성능을 높이기 위함이란다.

국내 자동변속기 연구개발 전문기업인 바이젠이 전기차용 7단 변속기를 개발했다. 바이젠은 변속기 기계장치뿐만 아니라 이를 컨트롤하는 TCU까지 직접 개발했다고 밝혔다. 7단이나 되는 단수를 자랑하는 변속기를 적용하는 이유는 단연 효율이다.

전기모터는 출발할 때부터 최대토크를 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변속기 자체가 필요 없다고 알려져 있었다. 다만 이 강한 토크를 내기 위해 부하가 걸리면서 많은 열이 발생한다. 바이젠은 이 열이 심하게 발생하면 에너지 효율이 90%에 이르는 모터와 컨트롤러의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고 전했다. 잃는 에너지만큼 열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힘은 충분하지만 열이 나게 하는 고부하 상황을 저단기어로 커버함으로써 열 발생을 원천 차단한다는 원리다. 힘이 모자란 내연기관이 저단에서 강한 토크를 내게 하는데, 전기모터와 결합하면 모터에 가해지는 부하를 줄여 열 발생을 줄인다.

7단이나 되는 다단 변속기를 개발한 이유도 작은 용량의 모터가 부하를 최소화 하면서 최대의 토크(힘)를 전 속도 영역에서 고르게 낼 수 있게 함이다.

전기차에 변속기를 적용한 해외 사례를 봐도 효율이 입증된다. 포르쉐 타이칸의 2단 변속기는 고속 항속주행을 할 때 전비개선 효과가 크다. 미국의 전기버스 업체 프로테라는 전기버스에 이튼(Eaton)사의 4단변속기를 장착해 전비가 20~30% 향상하는 효과를 봤다고 한다.

바이젠의 7단 변속기는 일반 자동변속기가 쓰고 있는 유성기어 방식을 적용하면서 테두리를 감싸는 링기어를 없앤 것이 특징이다. 주 동력축인 선기어 주위를 3개의 유성기어가 도는 구조인데 서로 크기가 다른 선기어와 주변을 도는 동그란 유성기어가 맞물리면서 기어비가 바뀐다.

유성기어를 쓰는 자동변속기 구조를 응용하면서 유압이 필요없도록 했다. 사진=바이젠
유성기어를 쓰는 자동변속기 구조를 응용하면서 유압이 필요없도록 했다. 사진=바이젠

기존 유성기어세트는 복잡한 유압 시스템과 클러치가 기어 작동부위를 눌러 멈추게 함으로써 기어를 바꾸는데, 이 방식은 유압장치 없이 액츄에이터의 작동만으로 기어를 바꿀 수 있어 동력손실이 없고 크기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클러치나 유압장치가 없어 기어가 바뀔 때 발생할 수 있는 변속충격은 빠르게 회전하는 유성기어가 맞물릴 때 속도를 맞춰주고, 내장된 스프링 댐퍼를 통해 충격을 흡수한다고 한다. 그래도 강한 토크가 걸리는 오르막길 주행상황에서는 약간의 변속충격이 있을 수 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기존 전기차에 적용된 변속기는 기어 단수가 2-4단인데 7단을 적용한 이유에 대해 이 변속기를 개발한 바이젠 김복성 대표는 “모터의 초반 토크가 강하기 때문에 기어비를 촘촘하게 짜야 변속충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클러치와 유압장치 없이 기어를 바꿀 때 발생할 수 있는 충격을 줄이기 위한 고민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단수가 많고 전기모터의 강한 토크를 감당하려면 변속기의 크기가 커져야 한다. 김복성 대표는 자사의 변속기가 크기를 최소화하는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에 모든 형태의 전기차에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변속기의 크기는 동력을 전달해주는 디퍼렌셜 옆에 숨길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작다.

바이젠은 이 변속기를 통해 배터리 소모를 3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정격출력 3kW의 전기이륜차에 이 변속기가 적용돼 있으며, 도심기준 kWh당 3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전기이륜차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인도네시아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2륜차용 변속기가 먼저 상용화될 예정이다. 사진=바이젠
2륜차용 변속기가 먼저 상용화될 예정이다. 사진=바이젠

바이젠은 인도네시아에 7단변속기가 장착된 전기이륜차 5만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현지 3개 업체와 체결했다고 밝혔다. 또한 다음 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에서 인니 국영기업 위마의 의뢰로 바이젠 파워트레인이 적용된 전기이륜차가 공개될 예정이다.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김필수 교수는 “엔진보다 우수한 모터의 성능을 전기차에서도 발현시키면 전기차의 생산 원가를 대폭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변속기는 절대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소형화에 성공한 자동변속기는 2단에 그치고 있지만, 바이젠이 전기차용 7단 자동변속기와 더불어 자동변속을 실행하는 변속제어장치 TCU까지 개발함으로써 모터로 구동되는 다양한 교통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파워트레인 개발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교통뉴스=민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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