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쌍용차, 다시 살아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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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칼럼] 쌍용차, 다시 살아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
  • 교통뉴스 김필수 교수
  • 승인 2022.07.2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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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새 주인을 맞이하고 신차 토레스로 대박을 친 쌍용차의 앞길은 아직 험난하다. 사진=쌍용자동차
새 주인을 맞이하고 신차 토레스로 대박을 친 쌍용차의 앞길은 아직 험난하다.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차 인수대상자로 KG그룹이 선정됐다. 조만간 마무리 작업을 통하여 채권단은 물론 노조의 찬성을 받고 마무리 자금도 투입해야 한다. 상하이자동차와 마힌드라자동차라는 외국회사 산하에 있다가 10여 년 만에 국내 투자사를 주인으로 맞는다. 말도 많고 과정도 복잡한 인수 대상이고 가장 논란도 많았다 할 수 있다.

드디어 기나긴 과정을 마치고 제대로 된 제작사로 시작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욱 큰 일이 기다리고 있다. 보이지 않던 복병이 아직은 많고 가야할 길을 멀기 때문이다. 크게 두 가지일 것이다.

우선은 마무리 인수 작업이다. 법정관리 중인만큼 하루속히 제대로 된 기업으로 재탄생해야 한다는 점이다. 채권자 동의는 물론 상장 폐지 여부도 연장된 만큼 남은 자금이 들어오면서 마무리되어야 한다. 에디슨 모터스와 같은 과오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마지막 기회인 만큼 현재의 상황을 누구도 망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연말까지 제대로 된 최종 인수 작업이 진행되어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점이다. 주변 여건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법정관리 중이지만 항상 지적되어왔던 구조조정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여건상 최근 노사관계가 변하고 있어서 앞으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새로운 정부는 노사 간의 균형을 강조하고 있어서 지난 정부와 같은 노동자 프랜들리 정책은 끝났고, 전기차로의 전환이 빨라지면서 생산현장의 인력 감소 등 변수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 험난한 노사관계를 예고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노조는 더욱 일자리 유지와 전기차 공장 국내 유치 의무화 등 어렵고 힘든 요구를 내세우고 있어서 합리적인 타결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현대차 그룹이 노사 합의가 되면서 물꼬를 튼 사례는 중요한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쌍용차는 주변의 노사 등에 휩쓸리지 말고 오직 회사의 정상화라는 목표를 위하여 함께 온몸을 불살라야 한다.

특히 쌍용차는 이전에 디젤차와 SUV라는 한정된 자산만을 가지고 신차 출시가 되었던 만큼 앞으로는 더욱 미래차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와 새로운 감각으로 신차 출시가 이루어져야 한다.

미래차인 전기차를 만드는 원천기술이 적어 외주의 의존하게 되면 타사 대비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무쏘 후속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토레스가 인기를 끌고 있으나 가솔린 모델에 한정되어 있고 실제로 아직은 제대로 차량이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더욱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사전계약대수에 만족할 때가 아니라 실질적인 매출로 이어져야 하고, 향후 후속 신차에 대한 고민을 지금부터라도 본격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이나 전기차 등의 모델 개발을 통하여 타사 대비 경쟁력이 높아져야 한다.

신차 효과는 길게 갈수도 있지만 국내의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의 수준이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하여 소비자의 눈높이도 매우 높은 만큼 쌍용차의 신차 수준은 앞으로 더욱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지 않는다면 항상 청산에 대한 어두운 부분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인수하는 KG그룹의 후속적인 자금 지원은 더욱 중요할 것이다. 예전처럼 차를 팔아서 번 돈으로 신차를 개발하라는 무책임한 경영은 다시 한 번 쌍용차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인수대금 약 1조원은 회사를 제자리로 돌려놓을 자금이고, 정상적으로 연구개발 활동을 하려면 향후 1조원 정도는 꼭 더 필요할 것이다. 노후화된 평택공장의 이전과 새로운 시설, 특히 전기차 생산라인의 건설은 당연하고, 신차 개발을 위한 자금수요도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노사 관계의 부활은 앞으로 분명히 고민을 제공할 것이다.

산업은행에 대한 자금 지원도 요청해야 할 것이다. 예전에는 인수자의 실질적인 자금투입이 없는 상황에서 산업은행에 대한 자금요청은 불가능했다. 이제는 제대로 된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매칭 펀드 형태로 산업은행이 제대로 된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각종 자금으로 바람직한 숨통 틔우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호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내외 경쟁사의 수준은 예전과 달라졌다. 분명히 쌍용차보다는 2~3단계 높은 수준인 만큼 이런 회사들과 경쟁하려면 신차가 지속적으로 출시되는 것이 가장 핵심일 것이다. 그 만큼 국내외에서 더욱 자동차 시장은 치열해지고 있다. 미래형 친환경차 출시는 그래서 더욱 기본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쌍용차의 인수자 결정은 중요한 단계를 넘었다. 그러나 완전 해결된 것은 아니다. 현재 정상적으로 기업이 인수해도 '쌍용차는 부활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연장‘ 정도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죽을힘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

쌍용차가 앞으로 죽느냐 사느냐의 결정은 오직 쌍용차 본인에게 있다는 점을 꼭 인지하길 바란다. 지금이 그 마지막 기회다. [교통뉴스=김필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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