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람보르기니 비결은 ‘우르스’...슈퍼 SUV로 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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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람보르기니 비결은 ‘우르스’...슈퍼 SUV로 급성장
  • 교통뉴스 데스크
  • 승인 2022.06.1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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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스 2만대 판매 돌파...2만번째 차량 인도
람보르기니 우르스가 2만대 생산을 돌파했다. 사진=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람보르기니 우르스가 2만대 생산을 돌파했다. 사진=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람보르기니는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지 의심이 갈 정도로 낮은 차체와 지축을 울리는 12기통 엔진의 포효, 그리고 뒷바퀴를 미끄러트리며 흰 연기를 내는 급가속을 할 수 있는 스포츠카를 만드는 회사로 알려져 있었다.

람보르기니는 낮게 깔린 스포츠쿠페를 만드는 회사로 알려져 있었다. 사진=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람보르기니는 낮게 깔린 스포츠쿠페를 만드는 회사로 알려져 있었다. 사진=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소비자들이 높은 차체로 도로가 잘 보이고 짐도 많이 실을 수 있는 SUV를 선호하게 됐을 때, 트랙을 질주하는 슈퍼카를 만드는 자동차 회사들도 이런 차를 만들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적었다. 그러나 그들의 생각은 깨졌다.

아무나 탈 수 없어 차를 사면 전담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법을 가르쳐줬던 포르쉐가 그 벽을 깼다. 포르쉐 카이엔은 부유한 여성들이 고급 쇼핑몰에 갈 때 몰고 가는 흔한 차가 되었다. 그리고 포르쉐는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면서 달러를 긁어모으고 있다.

람보르기니는 포르쉐가 SUV로 재미를 보기 한참 전에 SUV를 가장 먼저 만들었다. LM002라는 픽업과 SUV를 섞은 모양의 우락부락한 차는 5.2리터 12기통 엔진과 5단 수동변속기를 얹고 1986년에 출시됐으나 인기가 없었다. 군용차 시장을 겨냥했는데, 군용차로 쓰기에는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람보르기니의 첫 SUV인 LM-002. 사진=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람보르기니의 첫 SUV인 LM-002. 사진=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1993년 단종된 LM002는 19년 후인 2012년 베이징 모터쇼에서 후속 컨셉트가 공개됐고, 2018년 우르스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출시됐다. 우르스가 출시될 때는 자동차 시장이 세단·쿠페에서 SUV·크로스오버로 옮겨갔다.

새 SUV 우르스에는 고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을 쓰는 람보르기니의 전통을 따르지 않고, 모회사 아우디의 ‘범용’ 엔진인 8기통 4리터 TFSI엔진을 손봐 얹었다. 람보르기니 팬들은 ‘람보에 폭스바겐 엔진이 웬말이냐’며 혹평했지만, 이 엔진을 얹은 것은 신의 한 수였다.

6천 rpm이라는 다소 낮은 엔진회전수에서 650마력의 힘을 냈고, 험로주파나 순간 가속력이 필요할 때 가장 중요한 토크는 실용영역인 2,250rpm에서 터져 나왔다. 86.7kg-m나 되는 최대토크는 2.2톤의 덩치를 끌고 가는 데에 전혀 무리가 없었다. 제로백 3.6초, 최고속도 305km/h는 람보르기니스러웠다.

람보르기니의 달리기 실력은 그대로인데 승차감이 편하고 일상주행도 가능하다. 골프장에 가거나 장거리 여행을 할 때에도 제격이다. 게다가 포장이 되지 않은 산길도 거침없이 갈 수 있다. 이 차를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겠다.

시속 300km/h 넘게 달릴 수 있는 우르스는 험로주행도 가능하다. 사진=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시속 300km/h 넘게 달릴 수 있는 우르스는 험로주행도 가능하다. 사진=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포르쉐 카이엔이 시작한 부자들의 SUV 사랑은 람보르기니에도 이어졌다. ‘저건 람보르기니가 아니야’라는 골수팬들의 혹평은 사라졌다. 2018년 출시 당시 구매자의 70%는 람보르기니를 생애 처음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이었다. 아무나 못 타는 차 람보르기니가 가까이 다가오게 됐다.

슈퍼카 회사들은 돈 벌기가 쉽지 않다. 들인 공만큼 판매량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람보르기니는 포르쉐와 마찬가지로 SUV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산타가타 볼로냐에 위치한 람보르기니 본사는 우루스의 등장과 함께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

람보르기니 공장은 두 배로 커졌고, 몰려드는 주문량에 맞추기 위해 지역주민 500명이 추가로 직장을 얻게 됐다. 2019년에는 전용 도장공장을 오픈했고, 2020년부터는 신차 탁송을 열차로 하기 시작하면서 운송과정에서의 탄소배출도 85%나 줄였다.

람보르기니는 우르스를 생산하면서 매뉴팩처링 4.0(Manufacturing 4.0) 시대를 열었다. 생산기술이 고도화됐고,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적용됐다. 생산하는 차량은 친환경과 거리가 멀지만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를 줄이고 있다.

강렬한 비올라 미트라스 색상의 2만번째 우르스. 사진=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강렬한 비올라 미트라스 색상의 2만번째 우르스. 사진=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람보르기니는 2만번째 생산된 우르스를 공개했다. 강렬한 보라색인 비올라 미트라스(Viola Mithras, 보라색) 외관 색상에 검은색 캘리퍼와 파노라마 루프로 마감된 이 차는 아제르바이잔에 사는 한 부호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교통뉴스=민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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