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해외당국 승인만 남아...대한항공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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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해외당국 승인만 남아...대한항공 총력전
  • 교통뉴스 변완영 부장
  • 승인 2022.05.2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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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신고국가 4개국 남아...미국, EU, 일본, 중국
경쟁제한성 완화 핵심인 신규 진입 항공사 유치
대한항공, ‘2개 FSC는 과잉...합병해 경쟁력 제고’
대한항공이 해외 경쟁당국의 합병승인을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이 해외 경쟁당국의 합병승인을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국내 경쟁당국의 승인을 얻은 가운데 대한항공이 해외 경쟁당국의 합병승인을 얻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형항공사간 합병 승인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곳은 미국, EU, 일본, 중국, 터키, 태국, 타이완, 베트남, 대한민국 등이며, 이 중 메이저 취항지인 미국, EU, 일본, 중국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임의신고 대상인 영국과 호주도 아직 합병승인을 하지 않았다.

미국, EU, 영국, 호주 경쟁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기 전의 경쟁체제를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자국 항공사가 취항하지 않거나 운항이 많지 않아 아시아나항공이 합병되면 사실상 독과점이 될 수 있어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호주의 경우 자국 항공사는 한국에 취항을 하고 있지 않으며, 영국과 미국도 취항사가 제한적이다. 이들 국가는 다른 항공사가 해당 노선에 취항해 경쟁상태를 유지함으로써 가격인상 등 소비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기조에 대한항공은 총력대응에 나서고 있다. 조속한 승인을 위해 사내 5개팀 100여명의 전문가 조직을 꾸리고, 국내 및 해외 전문 로펌 및 컨설팅 업체와 계약을 맺고 각국 당국의 자료제출 및 해명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 당국의 경우 경쟁관련 심사가 강화된 가운데 최초 신고서 제출 한달 후 ‘세컨드 리퀘스트(Second Request)’ 규정에 따라 방대한 내용의 추가자료 제출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은 세컨드 리퀘스트 자료 제출과 신규항공사 제시 두 가지 트랙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U의 경우 지난해 1월 현지 경쟁당국(EC)와 사전협의 절차를 시작해 기업결합의 배경과 취지 등을 설명했고, 현재는 정식 신고서 제출 전 전체적인 심사기간 단축을 위해 경쟁당국이 요청하는 자료 제출 및 시정 조치안에 대한 사전협의(Pre-consultation)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대한항공 측은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1월 이후 10여 차례에 걸친 보충자료를 제출했다고 한다. 항간의 보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합병승인을 취소했다고 전해졌으나, 이는 심사시한이 종료돼 다시 신청한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일본 역시 사전 협의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시장의 경우 우리나라 2개 항공사뿐만 아니라 저가항공사 여러 곳이 취항하고 있고, 일본 측 FSC 2곳을 포함 여러 개의 저가항공사가 취항하고 있는 경쟁이 치열한 노선이다. 경쟁 제한성 이슈는 없다는 뜻이다.

영국은 임의심사국가이기는 하지만 현지 당국이 4차례에 걸친 추가자료를 요청하는 등 깐깐하게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자국 항공사가 한국에 취항하지 않는 호주 당국 역시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이 항공산업이라는 대표적인 국가기간산업의 정상화, 연관 일자리 유지·확대, 대한민국 산업 및 물류 경쟁력 제고, 소비자 편익 증대 등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라는 입장이다.

전 세계에서 2개 이상의 대형항공사가 있는 나라는 인구 1억명 이상이면서 국내선 항공시장 규모가 자국 항공시장의 50% 이상인 국가 또는 GDP 규모가 큰 국가들이다. 대한항공은 우리나라 항공시장이 이런 입지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두 개의 FSC가 생존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쟁이 사라지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한항공은 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투자여력을 확대함으로써 신규 취항지가 늘어나고, 화물터미널이 통합돼 물류 흐름이 개선되면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당국의 합병승인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는 자국 항공산업을 보호하려는 기조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경쟁체제를 유지해야 승인을 해주겠다는 해외 당국의 입장에 대한항공은 해당 노선에 다른 항공사가 진출할 수 있도록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대한항공 수뇌부가 국내외 항공사들을 독점노선에 유치하기 위해 직접 현지로 가 취항을 설득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완전 독점노선을 확보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대신, 당국의 요구에 최대한 발맞춰주면서 합병을 조속히 허락받는 데에 올인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 당국의 조속한 승인이 대한항공의 미래를 좌우하게 됐다. [교통뉴스=변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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