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신형 제네시스 G90, 진부함을 벗어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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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신형 제네시스 G90, 진부함을 벗어버리다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21.11.3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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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플래그십 세단 G90 외관 공개
두 줄의 진화, 완성도 높아진 디자인 언어
신형 제네시스 G90의 외관 디자인이 공개됐다. 사진=제네시스
신형 제네시스 G90의 외관 디자인이 공개됐다.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가 플래그십 G90의 완전변경 모델을 공개했다. G90는 세단과 롱휠베이스 두 가지로 출시될 예정이며, 상세 제원과 사양은 다음 달 중순 계약을 받기 시작할 때 공개될 예정이다.

2018년 루크 동커볼케와 이상엽의 합작으로 만들어낸 두 줄과 방패그릴을 적용해 페이스리프트 된 G90은 원작 디자인에 새 디자인을 합쳐놓으면서 약간의 불협화음도 느껴졌는데, 3년 만에 공개된 신모델은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제네시스의 디자인 정체성 ‘역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은 플래그십 G90에서 빛을 발하는 모양새다. 신형 G90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한 겹씩 쌓아진 선과 면의 조화가 돋보인다. 제네시스는 그릴 패턴을 설명하면서 ‘레이어드 아키텍쳐(Layered Architecture)’라고 했는데, 사실 이렇게 쌓은 기법은 차체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면부 크레스트 그릴은 두 겹의 G-매트릭스 패턴으로 이루어져 있다. 안쪽에 짙은 색의 촘촘한 패턴이 자리하고, 그 위에 크롬으로 마감된 큰 패턴이 올라가면서 입체적인 그릴 패턴을 낸다. 전형적인 레이어드 아키텍처 기법이다.

두 겹의 G-매트릭스 패턴이 보인다. 사진=제네시스
두 겹의 G-매트릭스 패턴이 보인다. 사진=제네시스

G90의 차체에는 많은 라인이 지나간다. 크레스트 그릴 모서리에서 보닛(후드)를 지나는 라인은 옆 창문의 벨트라인을 이루며 C필라를 지나 트렁크로 이어진다. 두 줄의 헤드램프에서 시작되는 옆면 캐릭터 라인은 도어 손잡이 라인을 따라 뒤로 이어져 두 줄의 테일램프와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그 밑으로 두 줄의 헤드램프와 테일램프가 라인을 이룬다.

이 복잡한 라인들은 절대 평행을 이룰 수 없다. 각자 시작점이 다르고 일부는 지붕과도 함께 가야하기 때문이다. 포물선 모양의 윈도우라인은 보닛에서 시작된 줄과 합쳐지며, 지붕의 모양에 따라 이어진다. 뒷부분의 벨트라인은 위로 꺾여 올라가면서 묘한 조화를 이룬다.

선과 면이 쌓인 레이어드 아키텍처를 엿볼 수 있다. 사진=제네시스
선과 면이 쌓인 레이어드 아키텍처를 엿볼 수 있다. 사진=제네시스

다양한 덩어리와 선, 심지어는 곡선도 있는 복잡한 차체를 하나로 이루어주는 방법은 완벽한 평행선은 아니지만 라인을 하나씩 쌓아 올리고, 그 라인을 따라 덩어리(면)을 쌓아올리는 기법을 쓴 것으로 이해된다. 마치 우리나라의 산성 돌을 쌓아올리는 듯한 기가 막힌 조화다.

옆모습은 신형 G90 디자인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과거 ‘리무진’이라고 불렸던 롱 휠베이스 모델은 과거와는 달리 뒷문 크기를 키워 실내공간을 늘렸다. 한 마디로 잘 빠졌다.

뒷문을 늘린 롱휠베이스 모델. 한 마디로 잘 빠졌다. 사진=제네시스
뒷문을 늘린 롱휠베이스 모델. 한 마디로 잘 빠졌다. 사진=제네시스

험한 말을 써가며 기존 헤드램프를 ‘디스’하고 두 줄의 헤드램프가 미래라고 역설했던 루크 동커볼케의 디자인이 G90에서 완성됐다. 그동안 제네시스의 두 줄 헤드램프는 프로젝션 렌즈와 배광판 때문에 두꺼웠다. 다소 둔탁해 보이는 두 줄의 헤드램프에 얇은 주간주행등을 넣어 이 부분을 숨겼다.

신형 G90는 MLA(Micro Lens Array) 기술을 적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하향등과 주간주행등, 방향지시등을 하나로 통합한 렌즈와 상향등 렌즈를 교차배열 했고, 크기를 최소화 해 무척 얇은 두 줄의 라인을 만들어냈다.

두 줄의 헤드램프는 더욱 얇아졌고, 클램쉘 후드는 갈라진 라인을 완벽하게 숨긴다. 사진=제네시스
두 줄의 헤드램프는 더욱 얇아졌고, 클램쉘 후드는 갈라진 라인을 완벽하게 숨긴다.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는 GV70과 GV60을 통해 엔진룸 덮개인 후드 라인을 숨기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G90에도 이 클램쉘 후드가 적용됐는데 그 완성도가 높다. 휠 아치 상부와 전면 쿼터패널에 새겨진 두 줄 장식 위에서 끊어지는 후드 라인은 앞부분이 한 덩어리로 보이는 일체감도 준다.

깔끔한 후드 위에는 고급시계에 쓰이는 기요세 기법을 쓴 제네시스 날개 앰블럼이 자리한다. 앰블럼의 두께도 얇아서 자체와 조화롭게 녹아 들어간다. 전체적인 얼개, 선과 면, 덩어리의 조화는 물론 소소한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완성도가 높은 디자인이다.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호불호가 갈리지 않으려면 기계적으로 라인을 정리하면 된다. 황금비율을 적용해 덩어리를 만들고,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정리하면 말끔한 디자인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디자인은 진부하다. G90은 그 뻔한 클리셰(Cliché)가 싫다는 메시지가 보인다. 그래서 신선하고 좋아 보인다. [교통뉴스=민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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