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의 실용적인 슈퍼카 잘파(Jalpa), 탄생 40주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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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의 실용적인 슈퍼카 잘파(Jalpa), 탄생 40주년 맞아
  • 교통뉴스 김종혁 기자
  • 승인 2021.11.2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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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HC 알루미늄 V8 엔진...255마력, 최고속도 248km/h
영국 탑기어, 잊혀진 슈퍼카의 8가지 매력 소개하며 찬사
사진=
사진=람보르기니

람보르기니(Lamborghini)는 의외로 풍부한 라인업을 갖춘 슈퍼카 브랜드였다. 아이콘인 쿤타치에 가려져 있었지만 람보르기니는 일상 주행에도 전혀 무리가 없는 스포츠카 라인업도 갖추고 시장에 내놓았다.

낮은 쐐기 모양의 스포츠카 미우라와 그 뒤를 이은 쿤타치는 차체가 너무 낮고 창문도 작아 운전이 어려웠다. 앞뒤 창문으로 내다볼 수 있는 공간이 어른 손 한 뼘도 안 될 정도로 낮은 차체에 스프링 없이 그냥 달아놓은 듯한 거대한 바퀴는 달구지 타는 듯한 승차감이었다.

람보르기니는 이런 단점을 보완한 상품도 내놓았다. 높은 차체와 현실적인 루프라인, 심지어 뒷자리까지 갖춘 4인승(2+2) 우라코(Urraco)와 2인승 실루엣(Silhouette)은 람보르기니의 저가형(!) 모델로서 그랜드 투어러에 가까운 스포츠카였다.

1972년 첫 선을 보였던 우라코는 당시로서는 다운사이징을 한 8기통 엔진 3종을 얹었으며, 무려 2리터 엔진도 선보여 화제였다. 1976년 첫 선을 보였던 실루엣은 엔진을 3리터 V8 하나로 통합했고, 있느니만 못 한 뒷자리를 제거하고 2인승으로 복귀했다.

그 뒤를 잇는 그랜드 투어러 라인업의 마지막 모델인 잘파(Jalpa)가 1981년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이후 올해로 40주년을 맞았다. 40살을 맞은 이 특별한 모델을 설명하기 위해 람보르기니가 스토리 라인을 공개했다.

람보르기니 잘파는 주행성능도 뛰아났다.
람보르기니 잘파는 주행성능도 뛰어났다. 사진=람보르기니 서울

잘파라는 이름은 싸움소의 이름을 따르는 람보르기니의 전통 작명 방식에 따라 스페인의 유명 투우 잘파 칸다치아(Jalpa Kandachia)에서 유래됐다. 디자인은 80년대 람보르기니의 스타일링을 맡았던 카로체리아 베르토네(Carrozzeria Bertone)가 했다.

지붕을 뗄 수 있는 타르가(Targe) 루프가 특징인 이 차의 디자인은 베르토네의 스타일 디렉터 마르크 데샹(Marc Deschamps)과 당시 람보르기니의 기술 총책임자였던 줄리오 알피리에(Giulio Alfieri)가 맡았다. 잘파는 지붕 일부만 제거할 수 있는 타르가와 완전히 오픈되는 스파이더 두 가지로 생산됐다.

파워트레인은 특이하게 가로로 배치된 V8엔진이 장착됐다. 우라코와 실루엣에 장착됐던 3리터 엔진의 배기량을 3.5리터로 키우고, 파워트레인은 뒤 차축 위에 올라가는 리어 미드십이다. 체인구동 DOHC 방식의 알루미늄 블록과 헤드로 제작됐으며, 최대출력은 255마력에 달했다. 배출가스 기준이 엄격했던 미국시장에서는 250마력으로 출력이 낮아졌다.

가로로 배치된 V8 엔진은 뒤 차축 바로 위에 얹힌다. 사진=Musée Lamborghini/위키미디아
가로로 배치된 V8 엔진은 뒤 차축 바로 위에 얹힌다. 사진=Musée Lamborghini/위키미디아

1.5톤에 불과한 비교적 가벼운 몸집 덕분에 제로백 6.1초, 최고속도 248km/h의 준수한 성능을 자랑했던 잘파는 운전이 편안할 것이라는 편견과는 달리 직결감이 뛰어난 스티어링과 날카로운 주행 특성으로 찬사를 받았다. 특히 스티어링과 가속페달이 너무 무거워 당시 시승을 했던 자동차 기자들이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이다.

영국의 자동차 전문지 탑기어는 40살을 맞은 잘파를 소개하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차의 매력을 짚었다. 탑기어가 정의한 잘파는 실용적인 슈퍼카다. 망한 자동차 회사가 선보인 실용적이고 잘 달리는 슈퍼카라는 얘기.

탑기어는 강렬함, 410대만 생산된 희귀성, 회사를 구한 사연, 전작 우라코의 진화형이었다는 사실, 쿤타치보다 나은 일상주행 성능, 창업자 페루치오 람보르기니는 이미 회사를 팔았던 점, 우르스가 나오기 전까지 유일한 8기통 모델이었던 점, 그리고 트렁크 공간도 쓸만했다는 점 등을 들며 이 차를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망했다고는 하지만 주인이 바뀐 람보르기니는 1984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1세대 잘파보다 더 개선된 미관과 인테리어를 갖춘 ‘2세대 잘파’를 공개했다. 2세대 잘파는 바디컬러 범퍼와 엔진 공기 흡입구, 둥근 리어 램프를 갖추고 있었다.

2+2 기반의 차체에서 2열시트를 제거해 실내는 여유롭다. 사진=람보르기니 서울
2+2 기반의 차체에서 2열시트를 제거해 실내는 여유롭다. 사진=람보르기니 서울

잘파는 1988년까지 총 410대가 생산된 후 단종됐다. [교통뉴스=민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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