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기자의 뇌피셜] “자구안 미흡하다” 지적에 쌍용차가 내놓은 해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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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기자의 뇌피셜] “자구안 미흡하다” 지적에 쌍용차가 내놓은 해답은?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21.06.15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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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자구안+지원금으로 신차개발 박차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 신차 J100 등 공개
쌍용차가 개발 중인 중형 SUV J100 스케치. 쌍용차는 이 차의 디자인을 15일 파격 공개했다.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차가 개발 중인 중형 SUV J100 스케치. 쌍용차는 이 차의 디자인을 15일 파격 공개했다. 사진=쌍용자동차

14일 언론보도에서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사업계획 없이 제시된 자구 계획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혹독한 평가를 했다. 쌍용차의 자구안은 회생방안의 일부일 뿐 투자자 유치와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이 있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런 보도가 나온 다음날 쌍용자동차는 개발 중인 신차까지 공개하는 강수를 뒀다. 자구안의 후속조치로 미래 준비를 위한 신차개발에 본격 나선다고 15일 밝힌 것이다.

쌍용차는 미래 지속성이 있냐는 지적에 대해 “세간의 우려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기업회생절차 조기 종결 즉, 미래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 할 수 있는 인수자를 찾는 M&A 성공으로 이끄는 환경 조성”이라고 밝혔다.

미래 계획의 첫 주자로 이미 개발이 완료된 E100 전기차를 내세웠다. 쌍용차는 중형 SUV 코란도를 기반으로 개발한 첫 전기차 이름을 ‘코란도 이모션(Korando e-Motion)'이라 짓고 최종 외관을 공개했다. 코란도 이모션은 14일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의 첫 전기차는 '코란도 이모션'으로 정해졌다.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차의 첫 전기차는 '코란도 이모션'으로 정해졌다. 사진=쌍용자동차

생산은 시작했으나 최근 반도체 수급문제와 협력사 부품공급 등으로 인해 생산량이 적어 국내 출시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10월 유럽시장 출시를 위해 8월부터 선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만 전했다.

쌍용차는 내년 중 출시 예정인 중형 SUV 'J100'의 외관 스케치도 공개했다. 풀사이즈 렉스턴과 준중형 코란도 사이에 포진할 J100은 오리지널 코란도, 무쏘 등 쌍용차의 특색 있는 중형 SUV의 계보를 잇게 될 전망이다. 오프로드형 SUV의 각진 근육질의 차체는 ‘강인함’을 주제로 디자인 됐다고 전해진다.

J100은 강인한 이미지의 코란도, 무쏘를 잇는 중형 SUV가 될 전망이다. 사진=쌍용자동차
J100은 강인한 이미지의 코란도, 무쏘를 잇는 중형 SUV가 될 전망이다. 사진=쌍용자동차

90년대 오프로드형 코란도가 독특한 디자인과 뛰어난 성능으로 당대의 아이콘이 될 정도로 인기를 구가했는데 신차가 이 헤리티지를 계승할 것으로 쌍용차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쌍용차는 코란도 이모션을 필두로 전 모델 전동화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칼자루를 쥔 이동걸 산은 회장의 지적에 쌍용차의 대응은 빨랐다. 특히 보안을 유지해야 할 신차 외관까지 미리 공개하는 강수도 뒀다. 각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신차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아 보이고 전기차도 양산단계까지 왔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고, 급조된 청사진일 뿐 내용이 없고 이마저도 너무 늦었다는 혹평도 있었다.

쌍용자동차가 볼륨 메이커로 다시 자라날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모델 라인업이 많지 않고 제품 경쟁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독특한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이 전략이 성공하려면 다른 메이커와는 다른 차별성, 아이코닉한 제품군, 문화, 팬덤이 필요하다.

J100의 디자인을 보면 포드 브롱코가 부활하면서 미국시장을 흔들어놓았듯이 오리지널 코란도가 부활해 팬덤을 만들 만한 요소는 있어 보인다. 이를 뒷받침할 상품성과 품질은 쌍용차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 되겠다.

산은 이동걸 회장은 언론 보도에서 "쌍용차 노사는 투자자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차원에서 봐야 한다.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2년 조건부 무급휴직 보다는 2년 만에 회생할 수 있을지 여부를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특화된 상품으로 무장해야 하고, 덩치를 줄여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이익을 극대화해야 투자자가 돈을 댈 것이라는 진단이다.

쌍용차는 대량해고 사태의 아픔을 겪은 후 정상화 궤도를 타고 있을 때 해고자들을 복직시켰다. 그러나 일감이 줄어들면서 이는 악수가 됐다. 전기차 시대에는 일감이 더욱 줄어들게 된다. 일단 몸집을 더욱 줄여 회사를 살린 후에 근로자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맞아 보인다. 이동걸 회장의 메시지도 이에 가깝다.

월급을 덜 받더라도 회사를 돕겠다고 선언한 노조가 일자리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고 혹독하다. 쌍용차 노사가 제품 경쟁력보다 더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교통뉴스=민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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