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만트럭 대규모 리콜 실시...아태지역 본부 한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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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만트럭 대규모 리콜 실시...아태지역 본부 한국에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21.06.0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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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 12개국 허브...신임 토마스 헤머리히 사장 취임
6년 반 동안 만트럭버스코리아를 이끌었던 막스 버거 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민준식
6년 반 동안 만트럭버스코리아를 이끌었던 막스 버거 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만트럭버스코리아가 3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호주와 태평양 지역 12개국을 아우르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본부를 한국에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논란의 중심이었던 유로6 트럭 4천여 대를 리콜한다.

이날 행사 진행을 위해 독일 본사 고란 뉘베그(Göran Nyberg) 세일즈 및 마케팅 담당 부회장 등 본사 최고경영진이 내한했으며, 막스 버거 만트럭버스코리아 사장과 토마스 헤머리히(Thomas Hemmerich) 신임 만트럭버스코리아 사장 겸 오스트레일리아-아시아 클러스터 책임도 참여했다.

고란 위베그 부회장은 “MAN에서 한국이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만큼, 저와 만트럭버스 그룹 본사는 만트럭버스코리아를 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란 뉘베그 그룹 부회장은 한국시장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사진=만트럭버스코리아
고란 뉘베그 그룹 부회장은 한국시장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사진=만트럭버스코리아

이 지원책의 일환으로 그동안 논란이 됐던 유로 6A, B 및 6C 모델 4천4백여 대에 대한 자발적 리콜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점은 긍정적이다. 글로벌 거점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고객 불만을 잠재우고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고, 이를 위해 그동안 미온적이었던 결함논란 해결에 나선 것이다.

지난 5월 8일과 28일 각각 발표했던 리콜 내용은 TGS 카고, TGX 트랙터의 EGR 플랩과 오일 세퍼레이터, TGS 덤프트럭의 EGR 플랩과 오일 세퍼레이터, 프리타더와 냉각수 상부 호스 등에 대한 전면 교체를 담고 있다.

막스 버거 사장은 리콜 과정에서 엔진을 분해해 점검하면서 리콜 내용에 포함된 제반부품은 모두 교체할 것이며, 점검 과정에서 교체가 필요한 부품이 있으면 이 또한 모두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현장에서 리콜 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있었던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만트럭버스코리아 측은 잇따라 제기된 결함 의혹에 대해 가혹한 주행조건, 운전자 조작 미숙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며 결함을 부인해 왔다. 그러나 이번 리콜 발표에서 피해차주 측이 제기했던 모든 품질 이슈에 대해 인정하고 고치겠다며 사실상 결함을 인정했다.

취재 결과 빗발치는 결함신고에 당국은 전반적인 조사를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조사에 나선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차주들이 제기한 상당수의 결함 의혹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결론내고 만트럭버스 측에 시정계획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리콜 발표가 늦어진 점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재발방지를 위한 원인규명과 강력한 시정조치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서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최근 계속되고 있는 결함 논란, 유지보수 프로그램, 앞으로 리콜 시행 계획 등 다양한 내용이었다.

특히 논란이 됐던 케어+7에 대한 효용성을 묻는 질문에 막스 버거 사장은 “케어+7은 리콜 부품을 유상으로 수리하는 것이 아닌 트럭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일상점검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피해 차주들이 제기한 민형사 소송에 대한 답변은 현재 진행 중인 사항이기 때문에 답변을 할 수 없다고 했다. 피해차주들은 리콜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입게 된 피해, 자비로 수리한 부분 등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과 함께 유지보수 프로그램인 케어+7이 리콜 수리를 사실상 유상으로 처리하는 것이라며 형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만트럭버스코리아는 새로 출시한 TG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기존 제품의 문제점을 개선했고, 특히 한국시장에 맞춰 새롭게 구성한 상품이라며 성공을 자신했다.

토마스 헤머리히 신임 사장은 “만트럭버스코리아 신임 사장으로서 최우선 과제는 리콜 고객을 위한 지원을 완벽하게 제공하는 것으로, 본사는 물론 만트럭버스코리아 임직원들과 긴밀히 협력해 고객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마스 헤머리히 신임 사장은 만트럭버스그룹 오스트레일리아-아시아 클러스터도 이끌게 된다. 사진=만트럭버스코리아
토마스 헤머리히 신임 사장은 만트럭버스그룹 오스트레일리아-아시아 클러스터도 이끌게 된다. 사진=만트럭버스코리아

행사장 밖에는 피해차주 모임 차주들이 항의집회를 열고 있었다. 그들과도 잠깐 대화를 나눴다. 오늘 발표내용을 들은 차주들은 “말 한 대로만 수리를 해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하지만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고객 신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임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을 글로벌 전략의 한 축으로 삼고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만트럭버스그룹의 전략이 먹히려면 한국시장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함께 고객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다. 공은 만트럭버스코리아에게 던져졌다. 신뢰와 만트럭의 명성 회복은 그들의 몫이다.

고객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그리고 앞으로의 다짐이 담긴 3일 기자간담회는 2년 전 그것과 놀랍게도 비슷했다. 다음 기자회견에서는 불편한 리콜 이야기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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