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쌍용차 근로자 복직시킨 정부, 생명연장 시켜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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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칼럼] 쌍용차 근로자 복직시킨 정부, 생명연장 시켜주나
  • 교통뉴스 김필수 교수
  • 승인 2021.02.1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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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생사기로에 놓여있는 쌍용차 문제가 심각하다. 사진=쌍용자동차
생사기로에 놓여있는 쌍용차 문제가 심각하다. 사진=쌍용자동차

올해 가장 해결하여야 할 과제가 있다면 서슴없이 쌍용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 극복은 모두에게 닥친 과제이지만 쌍용차 문제는 해결 여부에 따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쌍용차 자체는 당연하고 주요 협력사 350여 군데는 물론이고 하청기업과 관련된 직종까지 고려하면 수십 만 명의 생계가 달려있고, 쌍용차를 돈 주고 사 운행하는 소비자는 물론 관련 애프터마켓까지 지대한 영향을 준다.

쌍용차가 작년 후반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내걸었던 자율조정기간 3개월이 모두 끝나가면서 이번 2월말까지 결론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반년 이상을 진행하여 온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인 HAAH도 포기하는 모양새다. 이러면 어렵게 마련한 P플랜(사전 회생계획)도 물 건너가면서 거의 자포자기 상태가 될 수 있다.

역시 가장 큰 문제는 모기업인 마힌드라의 무책임한 행태라고도 할 수 있으나, 쌍용차 자체도 경쟁력 있는 신차를 못 내놓는 등 한계성을 드러내 경쟁력 자체가 약화된 이유도 있다.

여기에 코로나로 인한 차량 판매율이 더욱 떨어지면서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이미 모기업이 상하이에서 마힌드라로 넘어가면서 자생적인 한계점을 지적하여 온 만큼 현재의 위기는 이미 예상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현재의 위기로 오게 된 책임은 관련 당사자 모두에게 있다.

현 시점에서는 현금을 대고 채권은 동결하는 수명연장이 필요하겠지만 1조원 이상의 현금이 투입되어도 생존을 할 것인가에 대한 언급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미 매우 부정적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시장 경쟁원리에 따라 미래가치를 따지고 청산가치와 비교하여 정리하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미 높다. 정치적인 논리로 따지기 보다는 시장경쟁 논리로 놔두어야 한다는 목소리 말이다. 당장은 고통은 크게 느껴도 나중의 더욱 심각한 문제로 커지기 전에 지금 도려내는 아픔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쌍용차는 올해를 넘길 수 있을 것인가? 현 시점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나마 있었던 희망은 P플랜을 통하여 일부 비용을 동결하고 신규 투자와 산업은행의 비용을 함께 하여 1~2가지 핵심 신차를 투입하고 운영자금으로 2~3년 버티는 전략이었다. 여기에는 노조의 협조, 다른 투자자의 자금 투입 등이 전제됐다. 그러나 그 희망이 옅어지고 있다.

현재 쌍용차는 위기 중의 위기다. 향후 투자가 전제되지 않으면 산업은행 등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고 명분도 없기 때문이다. 이 상태이면 법원 중심의 법정관리가 진행되어 강력한 구조조정 등은 물론이고 회사가 사라지는 순간이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월급은 물론이고 차량 판매도 거의 어려워지면서 노사가 들썩이고 생존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판단된다. 현 시점에서 이미 부품공급 중단으로 수시로 공장을 정지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당연히 소비자에게 신차도 판매가 되지 않는 삼중고가 예상된다.

더 이상의 카드는 없는 실정이다. 유일한 방법은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야 하나 수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불가능하고, 미국으로 돌아간 HAAH를 설득하여 다시 협상을 이끌어내는 방법만이 남아있다고 하겠다.

HAAH가 요구한 경영권을 위한 약 51% 이상의 지분을 주고 받아낸 약 2,700억원의 투자비와 산업은행의 추가 자금투입으로 급한 불을 끄고, 일부 채권 동결과 새 자금을 통한 신차 개발로 2~3년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버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이것이 가능해진다면 쌍용차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할 시간은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래는 상당히 어둡다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변수는 있다. 지난 2018년 대통령이 인도 방문에서 인도 마힌드라 회장과 만나면서 해고 노동자의 복직 문제를 언급하여 이후 모두 복직시킨 만큼 정부가 이미 쌍용차에 발을 담갔다는 것이다. 이것을 명분으로 하여 마힌드라와 쌍용차는 정부의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가 섣부르게 사기업에 개입한 정황은 문제가 크다고 할 수 있고, 이를 명분으로 투자자 없이 정부가 개입하는 악수를 뒀다는 비판도 있다.

과연 정부가 투자자 없이 개입할 것인가? 그리고 과연 이번 정부가 끝나기 전에 쌍용차가 공중 분해되는 최악의 상태를 그대로 놔둘 것인가?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다음 정권으로 폭탄을 돌리는 생각지도 못한 방법이 등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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