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애플카 논란, 득실을 확실히 따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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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칼럼] 애플카 논란, 득실을 확실히 따져라
  • 교통뉴스 김필수 교수
  • 승인 2021.02.0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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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애플카를 현대차그룹이 생산한다는 루머가 논란을 낳고 있다. 교통뉴스 자료사진=민준식
애플카를 현대차그룹이 생산한다는 루머가 논란을 낳고 있다. 교통뉴스 자료사진=민준식

작년 말 애플이 오는 2024경 애플카를 출시하겠다는 뉴스가 나온 이후 누가 애플카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언급이 하루가 멀다 하고 진행 중이다. 애플이 인류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제품인 스마트폰을 출시 한 이후 이제 무대를 모빌리티로 옮기겠다는 시작점이 바로 애플카이기 때문이다.

이제 누가 애플과 손은 잡는가가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애플카 출시되면 그 이후 구글카나 아마존카 등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파운드리가 각광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커지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특성상 전용 플랫폼을 통하여 찍어내기 식의 다양한 모델 주문이 가능하고,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글로벌 제작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사람이 탑승하는 물건이다 보니 안전도는 물론이고 대량 생산 체제와 기술적 난이도를 수용할 수 있는 높은 기술 수준과 전기차 전용 플랫폼 완성은 기본이다. 이에 따라 애플이 선택할 수 있는 기업도 한정되어 있을 것이다.

애플이라는 기업이 갖는 장점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도 놓치기 힘든 기회라 할 수 있다. 애플은 배터리, 인공지능 등 소프트웨어와 함께 독특한 운영체제는 물론 다양한 네트워크도 갖추고 있어서 글로벌 자동차 제작사가 갖지 못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애플타의 파트너는 이러한 장점을 애플카 위탁생산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기회도 갖는 것은 물론 모빌리티 파운드리라는 새로운 영역을 선점하면서 실질적인 이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애플카의 선점은 향후 인지도를 높여 다른 위탁생산의 전초기지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단점도 크게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단순 하청으로 인한 제작사의 브랜드 이미지 하락도 생각할 수 있고, 생각 이상으로 받는 기술 대비 독자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적어서 실질적으로 그냥 하청으로 남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금까지 애플이 시행하고 있는 정책을 보면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 시스템과 같이 개방형이 아닌 폐쇄적인 운영체계를 유지하는 만큼 파격적인 계약관계가 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고 하겠다.

최근 국내에서 판매된 아이폰의 경우 폐쇄적이고 소극적인 소비자 서비스 문제로 인한 마찰과 당국의 제재 등 각종 논란이 향후 애플카에서도 유사하게 되풀이 될 우려가 있다. 소비자 서비스 측면에서 독점적이고 갑질 논란에 대한 고민과 함께, 계약관계인 제작사와의 유연성이 우려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애플카 협의에 대하여 여러 제작사가 언급되고 있다. 현대차 그룹을 비롯하여 토요타, 혼다, 포드 등 약 6개사가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중 가장 밀접한 협의를 진행하여 온 현대차 그룹의 경우 최근 논의가 중단되었다는 해외 언급도 나오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 중의 하나인 현대차그룹의 기아차가 유력한 파트너라는 루머가 노출되면서 신비주의를 고수하는 애플의 불만으로 논의가 중단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애플은 애플카를 언제 생산하겠다고 확언한 적도 없다.

그 만큼 현 사안은 민감하고 향후 미래의 먹거리 결정짓는 중요한 사안이라는 뜻도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향후 논의가 재개되어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누가 애플카 생산을 결정지을지 두고 봐야 하는 사안이나 가장 큰 문제는 애플의 ‘슈퍼갑’ 종속관계를 얼마나 완화되는 가도 중요한 관건일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운신의 폭이 전혀 없는 ‘을’의 관계가 된다면 이에 응할 제작사는 거의 없을 것이고 설사 성사된다고 하여도 앞서 언급한 각종 조건을 만족하는 제작사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양면적인 부분을 얼마나 조화롭게 이루는 가과 최고 관건이라 할 수 있다. 계약은 서로가 윈윈 관계가 되어야 맺어지기 때문이다.

애플이 조금이라도 양보하여 상대방의 브랜드 이미지도 살리고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일명 ‘공동 브랜드(Co-brand)’로 한다면 최고의 모델이 되겠으나 애플의 성격상 어려울 것이다. 머지않아 협상 대상과 결과는 노출될 것이다.

협상 내용에 따라 상대 기업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나 아예 하청기업으로 생을 마감하는 몰락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고 할 수 있다. ‘악마의 계약’이 되지 않는 진정한 상생 계약으로 새로운 모빌리티 신세계를 여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

애플카를 보면서 준비하는 글로벌 기업도 크게 늘 것이다. 벌써 준비하면서 기회를 노린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처음에 나서기 보다는 상황을 보면서 준비한 마스터플랜을 크게 펼치는 준비된 기업도 예상할 수 있다.

자기 몸만 태우고 거름만 되는 촛불이 될 것인지, 아니면 실질적인 이득을 위하면서 새로운 모빌리티를 접수하는 선두 기업이 될 것인지도 관심이 간다. 그만큼 향우 5~10년 사이가 미래 모빌리티 신세계를 여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적과의 동침이나 이종 간의 결합, 합종연횡 등 생각지도 못한 사례가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들 것이다. 모두가 미래가 불확실한 세계에서 살기 위한 몸부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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