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올해의 가장 큰 숙제, 쌍용차 위기를 극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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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칼럼] 올해의 가장 큰 숙제, 쌍용차 위기를 극복하라!
  • 교통뉴스 김필수 교수
  • 승인 2021.01.1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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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쌍용자동차가 살아남으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가 살아남으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사진=쌍용자동차

올해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자동차 분야에서 괜찮은 실적을 나타낼 수 있을까? 확실한 것은 작년 내수는 다른 국가 대비 좋았고, 올해도 우선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가 지속되고 신차도 많이 쏟아져 나오면서 코로나19가 잦아들면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

이렇게 국가 경제의 기틀을 좌우하는 요소 중 자동차가 큰 영역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약 3만개의 부품이 차지하는 만큼 완성차에 공급하는 부품사의 활성화를 생각하면 전체 인구 중 자동차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되는 업종은 거의 30%에 이른다. 그 만큼 올해에도 자동차 산업의 활성화에 큰 기대가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악재는 부정적인 영역을 얼마나 억제하고 긍정적인 부분을 부각시키는 가가 중요한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성과가 있어도 벌어 놓은 돈을 까먹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요소 중 가장 심각한 분야가 바로 쌍용차 문제일 것이다.

쌍용차는 중장기적인 문제가 아닌 당장 해결해야 할 심각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작년 12월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유예를 신청해 오는 2월까지 새 투자자를 찾아야 한다.

작년 여름부터 투자자로 언급되던 미국 자동차 유통회사인 HAAH 오토모티브에서는 아직 유의미한 소식이 안 들린다. 일각에서는 인도의 해외 회사의 지분을 25% 이상 감자하는 경우는 인도법에 어긋나서 투자를 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어 현재 실질적인 움직임은 아직은 없는 실정이다.

과연 쌍용차는 살아날 수 있을까? 가장 큰 문제는 미래가치가 많지 않다는 문제점일 것이다. SUV에 차종이 한정되어 있고 사라져가는 디젤엔진 기반이며,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원천기술이 약해 투자자들의 투자유치에 한계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법원이 청산을 결정하면 심각한 결과가 초래된다.

쌍용차는 그 동안 어려운 길을 걸어왔다.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인수되다가 기술유출 등 심각한 부작용을 겪었고, 2009년 간신히 인도 마힌드라에 인수되었으나 신차 개발 등 투자금액의 한계와 미래형 회사로 탈바꿈하는 데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쌍용차는 이런 우여곡절 끝에 다시 투자자를 찾는 아픔을 겪는 비운의 회사가 됐다. 특히 투자처를 찾지 못한다면 완성차는 물론 협력사 10여만 명이 일자리를 잃는 심각한 국가 경제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과연 쌍용차는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인가?

가장 핵심은 모기업의 향방이다. 마힌드라가 움직여서 직접 투자하거나 투자처를 찾지 못한다면 어느 누구도 움직이기 어렵다. 그래서 투자가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모기업이 움직이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개입하기는 극히 어렵다. 일개 민간 기업을 지분도 없으면서 정부가 개입하여 공적 자금을 투입할 경우 국민적 저항을 받을 수 있고, 다른 민간 기업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우선 모기업의 투자향방에 따라 정부가 방향을 돌려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최근에 산업은행이 상당액을 투자하여 국유화에 대한 언급도 있으나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성사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예전에 정부가 개입하여 쌍용차 해직자들의 복직문제를 직접 언급한 만큼 이미 발을 담근 사례가 있어서 고민은 있을 것이다. 현 정부는 가장 큰 목적이 일자리 창출인 만큼 대규모 해고는 막아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있어 쌍용차 문제는 더욱 고민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대차에 의한 인수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 현대차 그룹은 이미 국내 시설이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고,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완성이라는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내보다 해외에 초점이 맞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재 정부가 기업 프렌들리 정책보다는 사업하기 어려운 노동자 위주 정책을 지향하는 만큼 현대차그룹이 투자할 가능성은 더욱 낮다. 도리어 앞서와 같이 정부가 국민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직접 쌍용차에 개입할 가능성이 더욱 크겠다. 이것을 마힌드라가 노리고 있을 수도 있다.

위탁 생산에 대한 언급도 있으나 이 또한 쉽지 않은 상태라 할 수 있다. 위탁생산은 다른 공장 대비 상당한 경쟁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인건비를 대폭 깎지 않으면 경쟁은 커녕 진입조차 어렵다. 생산단가의 획기적 인하와 품질제고가 함께 이루어져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중 간의 무역전쟁 속에 중국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쌍용차가 활용될 수 있다는 언급도 나오고 있다. ‘메이드 인 차이나’의 한계를 넘어 아예 국내에서 중국 토종기업의 위탁생산을 하는 우회 수출로로 중국이 활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 경우도 지리자동차나 BYD 등 중국 토종기업의 선택을 받아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미국 HAAH의 경우도 뒤에 중국의 토종기업이 있다는 언급도 나오고 있어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동시에 SUV의 차종 한계를 도리어 위기 극복요소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SUV는 과반의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고, 이를 도리어 활용하여 전문 SUV 기업으로 탈바꿈하자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쌍용차의 내부 허리띠를 졸라매고 노사 안정화는 기본이고, 개발 중인 신차 한두 기종은 정상 출시되어 매출을 올리는 작업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국내 잉여 자산 처리와 동시에 모기업의 투자 유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후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등 지원 명분을 쌓아야 살아날 희망이 보인다.

최근 다시 마힌드라에서 투자자를 찾은 만큼 곧 발표하겠다는 언급을 했다. 마힌드라는 이번에 대주주와 경영권을 포기하여 약 30%의 지분만 보유하고 나머지는 투자자에게 넘기는 조건이라면서 조만간 자세한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해 기대를 낳고 있다. 이전과 같이 논란만 일으키는 주인이 나온다면 또다시 어려움을 겪겠지만 지금 당장은 최대의 위기를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다.

큰 그림을 보자면 당장 5,000억원, 길게는 1조원 이상이 투입되어도 쌍용차 자체의 미래를 위한 완전한 탈바꿈이 없다면 생존은 요원하다는 각계의 평가가 맞다. 잘못하면 생명만 연장하는 좀비기업이 될 수 있다는 시장 논리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무엇보다도 투자처를 찾아서 숨통을 여는 것이 우선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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