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기자의 뇌피셜] 그랜저 2.5 엔진오일감소 리콜...무슨 사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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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기자의 뇌피셜] 그랜저 2.5 엔진오일감소 리콜...무슨 사연인가?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20.09.17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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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스마트스트림 G2.5 엔진, 오일감소 증상
오일량 확인하는 스틱 교환하는 리콜 시행 중
현대기아차의 차세대 엔진 스마트스트림 G2.5가 엔진오일 감소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민준식
현대기아차의 차세대 엔진 스마트스트림 G2.5가 엔진오일 감소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민준식

현대기아차가 논란의 세타엔진을 대체하는 신형 엔진을 지난해 선보였다. 스마트스트림 G2.5라고 명명된 이 엔진은 기존 2.4리터 세타엔진의 배기량을 키우고, 직분사 엔진의 단점인 흡기관 카본 누적을 줄이기 위해 간접분사 인젝터를 추가했다.

신형 K7에 처음 탑재됐던 이 엔진은 꽤 좋은 평가를 받았다. 회전질감이 나아졌고, 출력과 연비 모두 향상됐기 때문이다. 특히 고속도로 정속주행 연비는 준중형차에 버금갈 만큼 잘 나왔다.

그런데, 이 신형 엔진이 결함 논란에 휩싸였다. 초기에 시동꺼짐 현상이 발견돼 인젝터 교환과 함께 프로그램 업데이트 리콜이 있었고, 지난해 말부터는 엔진오일이 너무 빨리 줄어든다는 이야기가 차주 동호회 등에서 논란이 되기 시작했다.

실제 일부 차주는 불과 1천km를 주행했는데 엔진오일 레벨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고 호소했고, 심한 경우 맨 아래 LOW/MIN 선 아래까지 떨어졌다는 이들도 있었지만 요즘 출시되는 신형 엔진들에서 엔진오일 감소 논란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특성이다. 이전 세대인 세타엔진과 아반떼에 쓰였던 감마엔진 등 국산은 물론, 해외 브랜드에 장착된 직분사 엔진도 엔진오일 감소 논란에서는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다수의 메이커는 자사의 엔진이 오일 소모를 한다고 매뉴얼에 명시했다. 아우디 A7 매뉴얼 발췌
다수의 메이커는 자사의 엔진이 오일 소모를 한다고 매뉴얼에 명시했다. 아우디 A7 매뉴얼 발췌

일부 해외 브랜드는 1천km 주행에 엔진오일 0.5리터를 보충하는 것은 정상범주에 든다는 내용을 매뉴얼에까지 명시하고 있다.

국내에서 무상수리 기준은 현대자동차의 경우 엔진오일을 가득 채우고 주입구와 게이지를 봉인한 후, 3천km 주행 후 다시 체크했을 때 LOW 이하로 떨어지면 쇼트엔진(엔진블록과 피스톤)을 교체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진오일이 줄어드는 이유는 간단하다. 엔진오일이 밖으로 새나가거나 연소실 내부에 남아 타버리는 것이다. 특히 요즘은 배출가스 규정이 강화되면서 엔진에서 새나오는 블로우바이 가스를 다시 환원시키는데, 이 때 엔진오일이 많이 들어가면 감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요즘 엔진은 연비 향상을 위해 엔진 내의 마찰을 최소화하고 있다. 엔진오일은 최대한 묽게, 실린더와 피스톤의 마찰력은 최대한 약하게 하면서 마찰손실을 줄여 연비를 높인다는 것.

엔지니어들은 마찰을 줄이기 위해 실린더 벽에 남은 오일을 긁어내리는 오일링의 장력을 약하게 했다. 오일이 실린더 내에 오래 남을 수밖에 없는 구조는 결국 연소로 이어지면서 엔진오일이 줄어들게 된다. 게다가 요즘 쓰이는 묽은 저점도 오일도 증발을 빠르게 하는 원인이 된다.

여기에 요즘은 엔진 보호를 극대화하기 위해 실린더 표면에 호닝이라는 표면처리를 하면서 아주 작은 홈을 파놓는다. 이 홈에 엔진오일이 들어가 윤활막을 형성하게 되는데, 역시 이 오일도 연소가 되면서 날아가 버린다.

호닝 처리된 실린더 벽. 출처: Galloway Engines
호닝 처리된 실린더 벽. 출처: Galloway Engines

마찰을 극소화해 연비와 효율을 높이면서 엔진을 보호하기 위한 각종 기술이 역설적으로 엔진오일을 소모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요즘 각 메이커들이 엔진오일 보충을 일상으로 여기려고 하는 추세도 이런 원인에서 기인된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소비자들과 정비현장에서는 다른 주장을 내고 있다. 실린더 벽에 상처가 나는 스커핑 현상이 엔진오일 감소의 주 원인이라는 것이다. 직분사 엔진의 높은 열을 피스톤이 감당하지 못하면서 일부가 녹아내려 벽을 깎아먹고 흠집을 만들어 그 사이로 오일이 들어가 더 많이 연소된다는 것.

일각에서는 사진처럼 실린더 벽이 긁히는 스커핑 현상이 오일소모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출처=LS1 Tech
일각에서는 사진처럼 실린더 벽이 긁히는 스커핑 현상이 오일소모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출처=LS1 Tech

실제 정비소에서 연식이 오래되고 오일 소모가 심한 차량 엔진을 뜯어보니 이 현상이 공통적으로 발견됐다고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새 엔진에서 실린더 벽이 긁히는 일은 흔치 않다고 말하고 있다. 오히려 앞서 언급됐던 신형 엔진의 저마찰 설계가 주 원인이고, 오일감소의 속도가 운전습관, 주행환경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려를 낳았던 신형 그랜저 2.5 엔진의 오일감소 현상에 대해 국토부와 현대차는 엔진오일의 양을 측정하는 딥스틱의 설계가 잘못된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최대 보충량과 최소 보충량의 차이가 너무 작아 엔진오일 감소가 지나친 것으로 보이게 하는 착시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실제 딥스틱에서 MAX 와 MIN 사이의 오일량은 전체 용량의 약 25%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번 2.5엔진은 그 사이를 나타내는 양이 0.7리터로 전체용량 5리터의 15%도 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최대와 최소 사이 오일량을 1.2리터로 설정한 새 딥스틱으로의 교환을 실시하고 있다.

그랜저 2.5엔진에 내린 리콜 내용은 딥스틱 측정범위를 0.7리터에서 1.2리터로 확대하는 것이다. 그래픽=민준식
그랜저 2.5엔진에 내린 리콜 내용은 딥스틱 측정범위를 0.7리터에서 1.2리터로 확대하는 것이다. 그래픽=민준식

소비자들은 미봉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오일이 덜 줄어드는 듯한 착각을 주는 것이지 실제 엔진오일이 줄어드는 것을 막는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제조사와 당국은 어느 정도 줄어드는 것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누구 말이 맞을까? 일단 제조사는 예전처럼 3천km 주행 후 엔진오일이 1리터 이상 줄어들면 엔진교환 등 적극적 수리를 해줄 것이라고 한다. 미봉책이라는 논란에도 엔진오일이 덜 줄어들게 보이도록 하는 이 리콜이 해결책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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