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 해제에 시민들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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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 해제에 시민들 갸우뚱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19.10.2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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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미세먼지 몰려오자 21일 발령
농도 옅어지자 해제...‘전시행정 아닌가’
새벽에 발령됐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오후에 해제됐다. 교통뉴스DB.
새벽에 발령됐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오후에 해제됐다. 교통뉴스DB.

일요일이었던 20일 오후부터 공기가 탁해지기 시작하자 당국은 다음날인 21일 06시 수도권 지역에 미세먼지 예비조감조치를 시행하면서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차량 2부제, 도로청소 등의 조치가 시행됐다.

오후가 되면서 예상보다 농도가 짙어지지 않자 당국은 17시30분부터 이 조치를 해제했고, 내일도 발령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시민들은 갸우뚱했다. 일을 해야 하는 공무원들의 업무차량을 세우고, 도로에 물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해서 미세먼지가 줄어들까 하는 의구심이다. 오히려 이런 단기 대책은 일 잘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전시행정이라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엄명도 교통환경연구소장은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는 바람이 덜 불어 대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고, 편서풍으로 중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유입될 때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심각해지면 당연히 국내에서도 오염원 관리가 필요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해외에서 오는 오염물질 관리와 함께 우리나라 주변 바람을 잘 예측해 대비하는 것이다. 중국 등 주변국과의 미세먼지 저감대책은 진행이 지지부진하다.

한 시민은 “남의 집에서 오는 먼지를 보고 우리 집 마당을 쓸라고 하는 격”이라면서 당국의 오늘 퍼포먼스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스마트하게 대비하지 못하고, 사후 약방문 땜질 처방과 보여주기식 행정에 대한 비웃음이다.

겨울철 미세먼지는 동아시아 연안지역은 피할 수 없는 연례행사가 됐다. 인구가 늘어나면서 군불을 더 때는데 바람은 덜 불기 때문이다. 넘어오는 미세먼지로 우리 시민들만 다그칠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공조를 통해 함께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올해도 고등어 굽지 말고 차 세워두라면서 추운 날 길가에 물을 뿌리는 퍼포먼스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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