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자전거 도입… 면밀한 검토 선행돼야
상태바
공유자전거 도입… 면밀한 검토 선행돼야
  • 교통뉴스 김종혁 기자
  • 승인 2019.08.30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빈번한 분실 사고·관리 소홀 등
각종 문제 인지한 후 도입해야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 중국인이 공유 자전거 회사 오포의 수리 센터에 수북이 쌓인 고장 난 자전거 옆을 지나고 있다. (사진=EPA연합)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 중국인이 공유 자전거 회사 오포의 수리 센터에 수북이 쌓인 고장 난 자전거 옆을 지나고 있다. (사진=EPA연합)

공유 자전거의 운영·관리 문제와 예산 문제 등 다양한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공유 자전거를 도입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의 ‘따릉이’,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바이크’ 등으로 대표되는 공유자전거는 공유 경제의 대표 사례로 각광받아 왔으며, 현재도 공유자전거를 확산시키기 위한 시도들이 분주하다.

그러나 분실 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운영에 예산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등 각종 문제 역시 꾸준히 대두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시의회 성중기 의원은 서울시 공공자전거 관리문제를 지적하고 조속한 제도 보완을 촉구한 바 있다.

성 의원은 오랫동안 주택가에 방치돼 있던 따릉이를 예로 들어 따릉이 관리실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주택가에 방치된 따릉이의 회수를 요청했으나 3차례에 걸친 신고 끝에 사흘이 지나서야 자전거가 회수되었으며, 이후 같은 장소에 또다시 방치된 따릉이는 2주일이 지나도록 어떤 회수 조치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성 의원은 서울시설공단의 따릉이 분실·도난 처리 매뉴얼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비판했다.

따릉이 관리 지침상 미회수 3개월 경과 후 분실·도난 처리하게 되어있는 현 시스템은 사실상 관리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다.

이날 회의장에 장기 방치됐던 따릉이를 직접 공수, 서울시설공단 관계자에 현장에서 직접 해당 번호의 따릉이 소재를 파악해 볼 것을 요청, 회의참석자들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따릉이 관리실태를 고발함으로써 문제의 심각성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즉각적인 공감을 얻어내기도 했다. 

서울시는 2015년 150개 대여소와 2,000여 대의 따릉이를 도입했으며 2019년 4월 기준으로 1,540개 대여소에 20,000여 대의 ‘따릉이’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구축비 약 310억과 운영비 약 227억이 소요됐다.

여기에 더해 서울시는 2019년 3만대 운영을 목표로 약 88억 5천여만 원을 들여 1만여 대의 따릉이를 추가 구매할 계획이다.

공유자전거 사업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던 중국의 ‘오포’와 ‘모바이크’ 역시 경영난으로 보증금 반환난에 시달리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초기의 셀링 포인트였던 임의의 장소에 반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무 곳에나 자전거를 방치하는 무책임으로 번져 차량과 행인 통행 방해 등 공해 문제를 야기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가 지정 주차제 도입과 새 자전거 금지 조치 등 규제를 실시하면서 수리비용 등을 감당할 수 없어진 것이다.

이처럼 여러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채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공유자전거 도입 열기는 뜨겁다.

T바이크 시범지역 (자료제공 울산시)
T바이크 시범지역 (자료제공 울산시)

울산시는 지난 29일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무인 전기 공유자전거’ 시범 도입을 추진하기 위해 울산형 모델 구현을 위한 전문가 의견 수렴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포럼은 최양원 영산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류재영 한국자전거연합회장, 신희철 한국교통연구원 4차 산업혁명교통연구본부장, 조정권 한국교통안공단 울산본부장, 울산발전연구원 김승길 박사 등이 토론자로 나선다.

울산시는 우리 지역에 가장 적합하고, 시민 편익과 안전이 최우선시 되는 시스템 구축과 도입 초기 발생할 수 있는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 포럼에서 도출된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해, 시범 운영기간에 적용하는 등 좀 더 안정적인 시스템 구현을 위해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7월부터 8월 말까지 관내 전역의 자전거 도로와 거치대 등 자전거 이용시설 전반에 대해 실태조사와 점검을 집중 실시하고 있다.

오는 9월 ~ 10월 시범 운영기간 동안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은 정식 운영까지 보완해, 시민들이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카카오 T 바이크’ 서비스는 중구, 남구, 북구 중심지역 및 울주군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400대를 시범지역으로 우선 운영하고, 향후 운영지역을 확대하고 보급대수도 늘려 나간다.

이와 관련하여 울산시와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늘 오전 ‘전기 공유자전거 도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울산시는 자전거 인프라 사용 협조와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한 홍보를 맡고, 카카오모빌리티는 비수도권, 광역자치단체 오는 9월 4일부터 울산시 자전거 도로와 자전거 주차시설 등을 활용해 전기 공유자전거인 카카오 T 바이크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전기 공유자전거는 우선 400대로 시범 실시하고, 시범운영 과정에서 도출되는 보완점을 개선해 향후 운영 범위와 운영 대수를 확대 조정한다.

이처럼 여러 문제점이 여전히 지적되고 있는 공유자전거 사업이니만큼, 그 도입과 확산에 있어 신중한 결정과 면밀한 사전 조사가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