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출귀몰 미세먼지 뒷북치는 관계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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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출귀몰 미세먼지 뒷북치는 관계당국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19.05.0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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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기간 대부분 미세먼지 농도 올라가
중국발 황사 유입되고 대기정체 계속돼
당국, 휴일 충남·세종 비상저감조치 발령
6일 대기순환 원활해지자 깨끗해진 하늘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맑은 날 청계8가 부근 모습. 사진: 민준식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맑은 날 청계8가 부근 모습. 사진: 민준식

연휴기간 아이들과 함께 야외로 나가려던 시민들이 복병을 만났다.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간 것이다. 환경부와 기상청에 따르면 연휴 첫날 수도권, 충청권, 영남권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40~50㎍/㎥대를 유지하는 ‘나쁨’ 수준을 보였다고 한다.

당국은 즉각 화력발전소 가동을 줄이고 공사장과 사업장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미상저감조치를 시행했다. 다행히 휴일이나 전력수요도 많지 않았고, 미세먼지를 대거 배출하는 대형트럭이나 건설장비의 가동도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틀 동안 미세먼지 농도는 내려가지 않았다. 내려갈 리가 없었다. 봄철 몽골 사막지대에서 발원한 황사와 수억 명이 몰려 사는 중국 동부지방에서 발생한 스모그가 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에 유입됐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당국은 휴일 기간에도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틀 동안 당국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꿈쩍도 않던 미세먼지 농도가 5일 오후부터 낮아지기 시작하더니 연휴 마지막 날인 6일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동쪽에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당국도 ‘대기확산이 원활’해지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개선됐다고 밝혔다.

미세먼지가 걷힌 6일 같은 장소에서 촬영한 모습. 사진: 민준식
미세먼지가 걷힌 6일 같은 장소에서 촬영한 모습. 북한산, 도봉산 등이 선명하게 보인다. 사진: 민준식

모두가 못 살던 조선시대 비가 오기를 기다리며 하늘만 바라보던 우리 조상들의 모습처럼, 요즘은 미세먼지가 걷히기를 기다리며 하늘만 바라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미세먼지 저감대책이 됐다. 정보가 넘쳐나고 첨단기술의 혜택 속에서 살아가는 21세기 세상에서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세먼지의 근원을 보다 넓은 곳에서 찾아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이해 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 지금은 21세기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당국은 비 안 온다고 마른 걸레 짜면서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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