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 그 이유는?
상태바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 그 이유는?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19.03.05 22: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계절적으로 고기압이 우리나라 서쪽 자리잡아
안정된 기단 아래 중국 오염물질 쳇바퀴 돌아
국내 발생 오염물질까지 뒤섞여 계속 축적돼
 
짙은 미세먼지로 해가 가려질 정도다. 사진: 민준식
 
연일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환경부는 사상 초유의 6일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매일 오후가 되면 스마트폰에서 요란한 사이렌소리와 함께 국민재난문자가 온다.
 
5일 아침 서울의 공기는 탁했다. 해가 뜨긴 했는데 뿌연 안개같은 것에 가려 윤곽만 보였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수도권의 AQI(Air Quality Index: 공기질 지수)는 200을 넘어서 위험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연일 보도자료를 내면서 언론이 지적하고 나선 공기오염의 원인에 대한 반박 및 해명자료를 내고 있다. 주로 지금 취하고 있는 저감조치에 대한 회의론을 반박하는 당위성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여론은 중국을 대기오염의 원흉으로 지목하고 있다. 정황증거는 차고 넘친다. 편서풍이 불고, 중국의 동부지역은 잘 알려진 산업지대인 데다가, 중국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는 대부분 석탄을 태워 얻고 있는 실정이다. 대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고 중국 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면 어김없이 공기질이 나빠지는 것이다.
 
강력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동풍이 중국발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여름철에는 휴가철 및 산업수송으로 교통량이 폭증해도,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맞추기 위해 국내 석탄 화력발전소를 풀가동하면서 지금 호들갑을 떨고 있는 비상저감조치를 하지 않아도 공기질이 나쁘지 않다.
 
미국의 National Public Radio라는 언론은 지난해 미국 나사(NASA)가 우리나라 상공을 날아다니며 공기질을 모니터한 결과를 인용하면서 재미있는 기사를 냈다.
 
NASA에 따르면 그들이 한반도의 공기를 모니터해본 결과 반 이상의 오염물질은 국내발생 요인이었다는 것이다. 이를 인용하면서 우리나라 자체 오염원을 줄이면 될 것이라는 논조의 기사를 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칭찬했다. 정부 당국이 반길 만 한 내용이다.
 
그런데 기사내용 중 중요한 팩트가 있다. 아래는 기사 전문 중 일부를 옮긴 것이다.
 
NASA sampled the air at a time when trans-boundary pollution was low. It cautions it can only model the Korean peninsula's air based on the data gathered from its sampling. But its models did point to some interesting answers.
 
"Our conclusion was that the local emissions are a strong source of ozone and small particles," Lefer said. "The model said that over half of the air pollution is coming from local sources and the rest is coming from other countries."
 
일단 아래 문단, 나사의 레퍼(Lefer) 박사의 결론을 보면 “채집 결과로 도출된 모델에 따르면 반 이상의 오염물질은 현지(국내) 오염원에서 비롯됐고, 이에 따라 국내 배출이 큰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라는 것이다.
 
그런데 기자는 그 바로 전 문단에 더 주목이 갔다. 나사가 샘플링을 할 때에는 국경 간 대기오염(trans-boundary pollution), 즉 국경을 넘나드는 오염물질이 적을 때였다는 것이다. 중국 등 해외 오염원이 적을 때의 샘플링 결과를 바탕으로 도출한 결론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세먼지 문제를 계속 들여다보고 다른 기사를 모니터 하면서 각종 결론을 종합해보면 공기가 제대로 순환되지 않는 기단 배치의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고, 그 다음으로는 거대한 산업단지인 중국 동해안과 동북지역에서 내뿜는 공장 및 발전소 굴뚝의 연기가 지목된다.
 
원래 우리나라의 겨울과 봄철은 대기가 정체돼 바람이 적은 날이 잦았다. 이런 날은 안개가 짙게 드리워지고 들불을 태워도 연기가 위로 올라가지 않고 파란 하늘을 보기 힘들었다. 경유차 규제가 느슨했던 8-90년대 서울시내는 마스크 없이는 숨 쉬기가 힘들었다. 물론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면 공기질은 좋았다.
 
인구가 급증하고 에너지 소비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오염물질 배출은 당연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각국은 오염물질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식 밖의 대기오염은 우리가 쥐어짠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국외 오염물질’이 계속 날아와 '대기정체' 속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스팸문자같은 재난문자 보내면서 오래된 차 세워두고, 공장 폐쇄하고, 고기 구어먹지 말라고 국민들 다그치는 대신, 진짜 오염원을 찾아 다그칠 데이터를 확보하고, 주변 이웃나라들과 협의해 오염물질이 생기는 근원을 차단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