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돌아온 쌍용 코란도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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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돌아온 쌍용 코란도 시승기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19.02.26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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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can do"를 외치던 대한민국 SUV
도시형 크로스오버 돼 2세대 모델로 탄생
경쟁하며 발전하고 개선 위한 노력에 박수
 
코란도가 11년 만에 풀체인지되며 패밀리룩을 완성했다. 사진: 민준식
 
우리나라의 대표 SUV인 코란도는 지난 1983년 거화 코란도라는 이름으로 탄생해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회사 주인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한국은 할 수 있다(KORea cAN DO)'를 외치며 탄생한 코란도는 21세기까지 이어지며 그 전통을 써내려가고 있다.
 
새로운 코란도의 겉모습은 상당히 익숙하다. 막내 티볼리부터 맏형 렉스턴까지 비슷한 인상과 몸매를 가진 패밀리룩이 완성됐다.
 
경쟁업체인 현대자동차의 스타 디자이너 이상엽 전무는 인형 안에 더 작은 똑같은 인형이 들어가는 러시아 전통인형 ‘마트료시카’를 답습한 패밀리룩 대신 차 크기와 용도에 맞춰 개성을 달리하는 체스 말의 모습과 맥락을 같이하는 ‘현대 룩’을 추구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쌍용차는 이 마트료시카 인형의 법칙을 따르는 방향을 택했다.
 
디자인에 정답은 없다. 같은 모양에 크기가 다른 패밀리룩을 채용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업체도 무척 많다. 예전에 기술을 사다 썼던 벤츠가 이런 방식을 쓰는 대표적인 브랜드다. 쌍용차의 패밀리룩 전략은 점점 완성도가 올라가고 있고 상당히 일관적이고 조화롭게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헤라클레스가 활을 쏘는 모습을 모티브로 넓고 낮고 다부져보이게 한 디자인은 강인한 인상을 준 다고 말한 발표화장에서의 설명이 잘 이해됐다. 이 녀석은 다부진 몸매와 잘 생긴 얼굴을 가졌다.
 
다부진 몸매의 코란도. 사진: 쌍용자동차
 
쌍용이 자랑하는 인테리어는 요즘 핫하다는 아우디의 그것과 비슷하다. 깊이가 깊은 반투명 유리에 LED 바를 여러 겹 덧댄 듯한 착각을 일게 하는 무드조명은 우리나라 차에서는 처음 본 디자인 요소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유광 블랙장식을 많이 썼다.
 
인피니티 무드램프는 입체적 느낌을 줘 아주 두툼한 반투명 유리장식처럼 보인다. 사진: 민준식
 
마감재는 차급의 특성상 플라스틱이 많이 쓰였지만 꽤 고급스러워 보인다. 바람 나오는 그릴을 연장해 장식재로 쓴 부분, 마감재가 달라지는 부분의 처리 등은 상당히 세련돼 소재의 저렴함을 고급스럽게 보이도록 한 효과를 냈다.
 
차급의 특성상 고급자재가 쓰이지는 않았지만 시각적인 조화는 고급스럽다. 사진: 민준식
 
코란도는 의자가 참 편했다. 조금 단단한 듯 하지만 몸을 잘 감싸주면서 든든하게 받쳐주는 실력이 예사롭지 않았다. 가죽의 질감도 부드러워 만족스러웠다. 벤츠 느낌이 문득 들었다.
 
시트는 단단하면서도 무척 편했다. 사진: 쌍용자동차
 
1.6 디젤엔진과 일본 아이신 6단 변속기의 조합은 지금까지의 쌍용차 파워트레인 중 가장 매끄럽고 세련된 느낌이다. 3세대라는 아이신 변속기는 무척이나 직결감이 좋았고 변속 또한 꽤 빠르고 매끄러웠다.
 
요즘 최신 변속기들이 다 그렇듯이 이 변속기 또한 직결구간이 많다. 차가 움직이면 이내 락업클러치가 체결돼 수동변속기나 듀얼클러치처럼 1대1로 동력이 전달됐다. 그러면서 변속을 꽤나 부드럽게, 빠르게 해치웠다. 그런데 엔진 회전수를 보여주는 타코미터 바늘의 반응이 아주 느렸다. 그래서 엔진·변속기 반응이 늦다는 착시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실제 반응은 괜찮았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디젤엔진은 일상적인 주행을 할 때에는 힘차게 차를 밀어줬다. 1,640kg의 가볍지 않은 몸집을 잘 다뤘다. 손실이 적고 매끄러운 반응의 변속기가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조금 속도를 올리려고 오른발로 악셀페달을 지긋이 누르면 이 엔진의 밑천이 드러나 버린다. 136마력의 힘으로 1.6톤이 넘는 차체를 힘차게 끌고나가기는 무리가 있다. 그나마 6기통엔진급의 토크(33) 덕분에 초반 가속이 괜찮게 느껴졌던 것이다. 시속 120km 이상 가속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다.
 
신형 1.6 디젤엔진은 조용하고 실용적이지만 큰 힘은 내지 못했다. 사진: 민준식
 
발표행사장에서 쌍용자동차는 코란도를 개발할 때 실내의 진동소음을 최소화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실제 타보니 그 말이 사실이었다. 동급 SUV 중 가장 소음이 적고,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잘 억제되어 있었다. 고속에서 바람 가르는 풍절음이 상대적으로 크게 들릴 정도였다.
 
정차 시 진동 역시 동급차종 중 가장 적었다. 거친 노면, 포장이 오래 된 도로, 시멘트로 포장된 고속도로 등을 지날 때에도 노면의 거칠음 때문에 생기는 진동을 잘 걸러주어 NVH 성능이 매우 뛰어났다.
 
주행성능을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인 스티어링 감각도 예전 쌍용차의 그것을 넘어섰다. 한층 빨라진 반응의 스티어링휠은 직진성도 괜찮았다. 다만 전동식 스티어링 특유의 이질감과 중앙에서의 유격은 있었다.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 때에도 안정감은 조금 아쉬웠다.
 
서스펜션은 쌍용차의 특성인 긴 스트로크를 가졌다. 바퀴가 상하로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고속안정성에는 그다지 유리하지 않다. 그 부분을 단단한 댐퍼를 통해 스프링의 자유진동을 억제함으로써 상쇄하기는 했지만, 땅에 붙어가는 느낌이 아닌 조금은 떠가는 기분이 들었다. 낮고 와이드한 외모에 비해 떠있는 느낌은 아직 남아있었다.
 
잔진동을 흡수하는 실력도 요즘 잘 만드는 차들에 비하면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큰 진동은 단단한 댐퍼가 잘 흡수해주는데 자잘한 진동을 걸러주고 분산시켜주는 부분이 약간 미흡했다. 조금 더 다듬어야 할 부분이다.
 
기존 쌍용차의 브레이크는 좀 많이 밟아야 듣기 시작하는 다소 둔한 느낌이 강했다. 그러나 신형 코란도는 독일차에 버금갈 만큼 단단한 페달과 제동성능을 가졌다. 주행성능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
 
쌍용차가 자랑하는 레벨 2.5 반자율주행도 꽤 똑똑했다. 조금은 빨리 핸들을 잡으라는 경고가 떠서 신경이 쓰이기는 했지만 차선을 잘 유지하면서 운전을 잘했다.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연동해 속도를 맞춰주는 기능도 고속도로뿐만 아니라 일반도로에서도 쓸 수 있었다.
 
딥컨트롤 주행보조장치는 매우 똑똑했다. 사진: 쌍용자동차
 
가격은 착한 편이다. 가장 높은 트림을 선택해도 3천만원 이하다. 그러나 쌍용차가 자랑하는 모든 기능과 쿨한 요소를 다 넣으면 차 가격은 3천5백만 원을 넘어선다. 가격에 민감하다면 일부 기능이나 옵션은 포기해야 한다.
 
가격은 착하지만 쿨한 옵션을 택하면 비싸진다. 사진: 쌍용자동차
 
국내시장 C 세그먼트(준중형) SUV 시장은 현대기아차가 나눠먹고 있다.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변속기, 스펙 상 더 뛰어난 연비, 유럽과 미국에서도 통하는 상품성을 가지고 있어 버거운 상대다. 거기에 전통의 명가 쌍용이 도전장을 던졌다.
 
쌍용차의 가장 큰 강점은 기존 시장의 80% 이상을 잠식하고 있는 거대공룡이 찍어낸 모델에서 풍기는 식상함이 없다는 것이다. 쌍용차만의 독특한 컬러가 분명히 존재한다. 디지털보다는 클래식한 아날로그의 느낌, 옛날 차에서 느껴지는 오묘한 냄새와 분위기, 조금은 투박한 듯한 만듦새 등등.
 
첨단을 달리는 21세기에 쌍용차의 특징은 사실 오래된 기술이라는 폄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런데 쌍용차가 달라졌다. 그럴싸한 디지털 계기반과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경쟁사의 제품을 썼지만 그 이상의 성능을 가진 주행보조 시스템도 가졌다. 벤츠 의자처럼 편안하고 꽤나 조용하다. 차를 세울 때의 느낌은 영락없는 유럽차다.
 
서스펜션의 디테일한 조율과 진동을 분산시켜주는 섀시의 완성도는 조금 아쉽다. 부족한 엔진의 출력 또한 약점이다. 다행히 엔진과 구동축을 이어주는 변속기는 이제 답을 찾은 모양이다. 좀 더 힘 센 엔진이 필요하다.
 
다행히 쌍용은 다운사이즈 가솔린엔진도 선보인다고 한다. 1.5리터급 가솔린 터보엔진이 곧 공개되며 출력도 160마력 이상 된다고 하니 출력에 대한 아쉬움은 많이 상쇄될 전망이다. 게다가 전기차 모델도 나온다고 한다.
 
쌍용차는 코란도를 3월 7일 제네바 오토쇼에서 공개하고 유럽시장 등 해외 시장에도 내놓을 계획이다. 국내에서 실적을 개선하고 있는 쌍용차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해외시장에서의 성공도 필수다.
 
신형 코란도가 힘차게 달리고 있다. 사진: 쌍용자동차
 
점점 더 자동차회사들의 목을 조여 오는 환경규제 때문에 고민이 많다. 특히 자금과 개발여력이 사실상 부족한 쌍용차는 그 압박이 더욱 심할 것이다. 그러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신차를 개발하고 친환경으로 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보기 좋다.
 
여러 회사의 차를 타보며 자연스럽게 비교가 된다. 브랜드가 아니라 차대 차로서 비교를 하며 우열도 자연스레 가려진다.
 
쌍용차는 계속 발전하고 개선하고 있지만 경쟁사에 비해 조금 뒤처지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노사가 힘을 합쳐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경쟁을 하는 회사는 응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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