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의 기함 508, 8년 만에 바뀌다
상태바
푸조의 기함 508, 8년 만에 바뀌다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19.01.21 13: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년만의 풀 체인지, 5도어 패스트백 스타일로 변화
프레임리스 도어 적용, 와이드 & 로우의 비율 갖춰
1.5/2.0 디젤, Full LED, ADAS, 8단 자동변속기 적용
 
푸조 508이 8년 만에 새롭게 태어났다. 사진: 민준식
 
푸조는 차 이름을 짓지 않는 몇 안 되는 메이커 중 하나다. 브랜드 네임에 숫자로 차 모델과 급을 나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의 고급 브랜드가 이런 전통을 따르고 있다.
 
푸조의 모델 네이밍 시스템은 간단하다. 첫 번째 숫자가 모델(급)을 표시한다. 두 번째 숫자는 무조건 0이다. 그리고 마지막 숫자로 그 급의 최신 모델임을 알려준다.
 
세단만 만들던 시절 가장 큰 모델 앞에는 6이 붙었다. 70년대 말, 기아자동차에서 조립 생산돼 팔리며 ‘장관 차’로 인기를 끌었던 ‘뿌조 604’가 당시 푸조 브랜드의 기함이었다. 6시리즈의 네 번째 모델이라는 뜻이다. 이 급은 중간에 단종과 부활을 거치며 607까지 나왔다 사라졌다.
 
푸조의 중형차는 403, 404, 504, 505, 405과 함께 604, 605, 607을 거쳐 4, 5, 6시리즈가 통합돼 지난 2010년 508이라는 플래그십으로 다시 태어났다. 진짜 기함 607보다는 다소 작아졌지만 큰 차가 인기 없던 프랑스 시장을 감안하면 바른 선택이었을 것이다. 6기통 엔진은 이미 사라졌다.
 
RV와 SUV가 인기를 끌자 푸조는 가운데 0을 하나 더함으로써 이 급을 따로 네이밍하기 시작했다. 3008과 5008이 지금 팔리고 있는 모델이다.
 
세대가 지나갈수록 맨 뒤 숫자가 커지는 푸조의 네이밍 정책상 10세대 모델이 되면 더 이상 쓸 숫자가 없어지게 된다. 이런 기우를 푸조는 마지막 숫자를 8로 고정함으로써 날려버렸다. 푸조의 모든 모델은 이제 8로 끝난다.
 
오늘 둘러본 푸조 508은 지난 2010년 출시됐던 5시리즈의 최신작 508의 두 번째 모델이다. 원래대로라면 509가 되어야했으나 508로 굳었다.
 
8년 만에 풀 모델체인지 된 508의 이름은 바뀌지 않았지만 차는 완전히 바뀌었다.
 
해치백처럼 뒷유리도 함께 열리는 패스트백 타입이다. 사진: 박효선
 
먼저 ‘노치백(세단)’으로 불리던 트렁크가 분리된 바디 스타일이 해치백 타입으로 바뀌어 나왔다. 아우디 A5와 A7, 포르쉐 파나메라, 기아 스팅어 등과 같은 스타일이다. 뒷유리와 트렁크리드가 하나로 되어 함께 열린다.
 
이전모델 대비 낮아지고 넓어진 스포츠 세단을 표방한 날렵한 몸매에서 보듯이 옆유리도 프레임이 없는 타입으로 나왔다. 문을 열면 유리가 자동으로 내려와 고무 트림에서 벗어나면서 문을 열수 있게 해준다. 문을 닫으면 다시 유리가 올라가 고무에 밀착된다.
 
옆유리는 프레임이 없는 방식이다. 사진: 박효선
 
전면부는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한 시그니처 주간 주행등(DRL)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LED 헤드램프와 입체적인 크롬 패턴의 프론트 그릴, 와이드한 범퍼 그릴이 강렬한 인상을 준다. 특유의 사자 엠블렘과 무척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다.
 
사자 송곳니를 닮은 주간주행등은 방향지시등 역할도 한다. 사진: 박효선
 
후면부는 블랙 패널에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한 3D Full LED 리어 램프를 적용했으며, 시간차를 두고 점멸하는 시퀀스 턴 시그널과 차를 열 때 리어램프가 다양한 형태로 점멸하는 웰컴 시퀀스 기능을 더해 고급스럽다.
 
예전 508은 오른쪽 508 엠블렘의 숫자 0 가운데를 눌러야 트렁크를 열 수 있었다. 설명서를 읽어보기 전까지는 알아챌 수 없는 숨은 기능이다. 이번 508은 가운데 있는 친숙한 사자 엠블렘 아래를 터치하면 자동으로 트렁크가 열린다.
 
친숙한 사자 엠블렘 아래에 트렁크 여는 스위치가 있다. 사진: 박효선
 
휠은 1.5리터와 2리터 기본형(알뤼르) 모델에는 17인치, 2리터 GT 라인에는 18인치, 최상급 GT는 19인치로 구성되며 타이어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PS4가 달려나온다.
 
최상위 GT 모델에는 19인치 미쉐린 PS4 타이어가 장착된다. 사진: 박효선
 
파워트레인은 1.5리터와 2리터 디젤 두 가지만 나온다.
 
푸조는 자사의 디젤엔진이 WLTP 기준을 적용해 강화된 유로6 기준을 통과해 실제 주행상황에서도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여 환경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하고 있다. 정교한 선택촉매(SCR)을 통해 질소산화물을 물과 암모니아, 질소로 환원해 내보내는 방식이다.
 
1.5리터 엔진은 130마력의 출력과 30.61kg-m의 토크를 자랑하며, 105 kg 더 무거운 2.0 모델은 177마력과 40.81kg-m의 힘을 낸다. 연비는 각각 리터당 14.6, 13.3km다.
 
파워트레인은 1.5/2.0 디젤엔진과 아이신製 8단 변속기 조합이다. 사진: 박효선
 
변속기는 일본 아이신에서 공급한 EAT8 8단 유닛이 두 엔진에 함께 적용된다. 내구성 좋고 효율이 뛰어나며 부드럽기로 정평이 나있는 제품이다.
 
47마력의 차이에 리터당 1.3km의 연비저하를 감안하면 2.0 모델이 더 눈에 들어온다. 연비 차이는 엔진 사이즈보다는 휠타이어 크기 차이에 인한 것으로 보인다. 저 정도의 연비 저하에 50마력을 포기할 정도는 아니라는 뜻이다.
 
푸조가 자랑하는 아이-콕핏(i-Cockpit®)은 보기에 아름다운 것은 물론 쓰기에도 편하다. 소재나 마감이 최상급은 것은 물론이다.
 
하나의 틀로 찍어낸 우레탄 재질의 대시보드가 시원한 개방감을 주는 것은 물론 좌우측과 후면 시야도 꽤 넓고 시원했다. 낮은 포지션임을 감안하면 꽤 잘한 설계다.
 
스티어링휠은 위와 아래가 잘려나간 ‘ㅁ'자 형태로 그 직경이 매우 작다. 보통 차의 경우 계기판이 스티어링휠 상단과 가운데 스포크 사이의 빈 공간을 통해 보이도록 만들어졌는데 508은 스티어링휠이 계기판 아래에 위치한다.
 
운전자의 시각에서 내려다 본 계기판. 사진: 민준식
 
풀 그래픽 타입의 12.3인치 계기판은 타 메이커에 비해 크기는 작아보였지만 눈에 잘 들어왔고, 가운데 위치한 8인치 내비게이션 스크린의 시인성도 뛰어났다. 그 바로 아래에 위치한 토글 형태의 피아노 건반 스위치는 보기에도 좋았고 쓰기에도 편했다.
 
예전 푸조의 인터페이스는 두꺼운 매뉴얼을 몇 번씩 읽어보고 숙지해도 잘 모를 정도로 복잡하고 불편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푸조만의 독창성과 디자인을 그대로 품으면서도 일본차나 국산차의 편리함을 그대로 담아내 인상적이었다.
 
푸조 508의 '칵핏'은 전투기 조종석만큼 '쿨'해보인다. 사진: 박효선
 
여전히 아름다우면서 쓰기 편해진 푸조508의 실내는 첨단 기능을 모조리 담고 있다. 특히 첨단 ADAS 기능인 ‘세이프티 플러스 팩’을 전 모델에 기본 적용하고 있다.
 
GT라인과 GT 모델은 알아서 멈추고 앞 차와의 거리를 유지시켜줌은 물론, 차선 중앙을 따라가고 넘어가지 않도록 해주는 사실상 반자율주행이 가능한 ‘드라이브 어시스트 플러스 팩’이 적용됐다.
 
낮은 루프라인 때문에 실내공간은 그다지 넓지 않다. 특히 허리가 긴 동양인에게 뒷좌석은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다. 뒷좌석에 타고 내릴 땐 머리가 지붕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앞좌석은 상대적으로 편했다. 시트도 큼직하고 공간도 넓었다. 포즈션은 스포츠쿠페에 버금갈 정도로 낮다. 시트의 재질은 최고급 나파가죽으로 마감됐는데 몸을 감싸주는 느낌은 앞 뒤 모두 평범했다. 조금 더 몸을 감싸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나파가죽으로 마감된 버킷시트는 보기보다 단단했다. 사진: 박효선
 
80년대 유명했던 자동차 칼럼니스트였던 ‘아폴로박사’ 고 조경철 선생은 생전 푸조에 대한 글을 쓰면서 ‘불란서 여자 엉덩이 같은 승차감’이라는 표현을 썼다. 성인이 돼서야 그 의미를 알아차리게 되었는데, 21세기의 푸조는 그런 편안함 보다는 독일차의 다이내믹에 더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운행은 안 해봤지만 의자에 앉아봤을 때의 느낌이 그렇다.
 
1차 출시국으로 분류돼 아시아지역 최초로 판매되는 국내 시장에는 1.5 BlueHDi 엔진의 알뤼르, 2.0 BlueHDi 엔진의 알뤼르와 GT 라인, 그리고 GT까지 총 네 가지 트림으로 출시하며, 가격은 각각 3,990만원, 4,398만원, 4,791만원, 그리고 5,129만원이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