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뉴 투싼 스마트스트림 D1.6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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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투싼 스마트스트림 D1.6 시승기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18.10.2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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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밸런스와 운전재미를 가진 패밀리 SUV
현대자동차가 투싼 페이스리프트를 소개하면서 밸런스가 뛰어난 다이내믹을 강조했다. 그 말 그대로 개선된 듀얼클러치는 더 빨라졌고 새로운 스마트스트림 엔진은 경쾌했다.
처음부터 단단했던 차체는 잘 조율된 서스펜션을 통해 꽤 안정적인 몸놀림을 보였다. 스티어링 휠의 유격은 더 줄어들었고 이젠 제법 독일 경쟁차 느낌이 들었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투싼의 변화는 크지 않다. 사진: 민준식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효자차종 투싼이 페이스리프트를 거쳤다. 기존 1.7리터 디젤엔진은 스마트스트림이라는 새 이름을 달고 1.6리터 엔진으로 다시 태어났다. 디젤엔진이 된서리를 맞고 있는 요즘 오랜만에 새롭게 내놓은 신형 디젤엔진을 투싼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다.
 
 
현대기아차의 차세대 엔진 ‘스마트스트림’
 
차세대 파워트레인 '스마트스트림 D1.6' 사진: 현대자동차 그룹
 
현대차의 차세대 엔진 라인업인 ‘스마트스트림’의 첫 디젤엔진인 스마트스트림 1.6D는 기존 국산 디젤엔진과 다른 점이 많다. 먼저 큰 폭발력을 감내하기 위해 무겁고 튼튼한 주철로 만들어졌던 엔진블록이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무게가 대폭 줄었다. 그리고 기존에 체인으로 구동되던 캠축이 벨트 방식으로 바뀌었다.
 
국산 디젤엔진 최초로 올 알루미늄을 적용한 새 엔진은 무게가 확실히 가볍다. 덕분에 2.0 디젤엔진이 올라간 모델보다 공차중량이 거의 100kg이나 가볍다. 이는 2리터와 1.6리터 배기량 차이를 넘어서는 무게차이다. 그래서인지 50마력이나 모자라는 출력에도 움직임이 가볍고 경쾌했다.
 
출력은 기존 1.7 엔진에 비해서도 11마력이 줄어들었지만 35kg이나 줄어든 몸무게 덕분에 둔해졌다는 느낌은 없었다. 소음 진동이 많이 줄어들어 질감이 좋아진데다가 7단변속기도 개선됐기 때문일 것이다.
 
엔진의 밸브를 여닫아주는 캠샤프트는 엔진 하부에 위치한 크랭크축과 벨트 또는 체인으로 연결된다. 벨트는 내구성이 약해 튼튼한 체인으로 바꾸는 추세였는데 이 엔진은 다시 벨트로 회귀했다. 벨트방식은 금속제 체인에 비해 소음이 적다. 이 엔진의 소음은 가솔린차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조용했다.
 
 
 
조용한 엔진, 빼어난 밸런스의 파워트레인과 차체, 연비.....
 
계기판상 연비는 뛰어났다. 사진: 민준식
 
측정기로 계측한 소음은 같은 배기량의 가솔린엔진보다 공회전 소음만 빼면 오히려 더 낮은 소음도를 보였다. 이는 의외로 조용했던 주행소음에 큰 도움이 됐다. 짐칸이 실내와 분리되지 않아 주행소음 면에서 불리한 SUV임에도 불구하고 준중형 세단보다도 훨씬 조용했다.
 
조용한 엔진과 주행소음에 32.6kg-m라는 넉넉한 토크 덕분에 시내 주행은 마치 6기통 엔진이 달린 고급차를 모는 듯 여유로웠다. 건식 클러치 방식의 듀얼클러치 변속기도 한 몫 했다. 변속속도도 빠르고 특히 기어를 내릴 때 반응이 빨라졌다.
 
미리 엔진 회전수를 보정해주기 때문에 다운시프트 반응속도가 빨라졌다. 수동모드로 기어를 내릴 때 미리 rpm이 상승해 차가 울컥거리지 않고도 기어가 빨리 물려 스포티한 주행감을 주는 것이다. 폭스바겐의 듀얼클러치 DSG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빠른 반응이다.
 
연비는 절대 두 자릿수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고속도로에서 정속주행을 하면 리터당 20킬로미터 대를 유지할 수 있다. 작정하고 연비모드로 주행하면 리터당 30km대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400여 킬로미터의 다양한 주행환경 속에서 기록한 연비는 공인연비를 넘어서는 리터당 17.4km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주행보조 시스템은 국내도로에 최적화된 똑똑한 시스템이다. 기계를 전적으로 믿어선 절대로 안 되겠지만 이 녀석은 고속도로에서 추월만 빼고 사실상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운전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발표회 현장에서 현대차 관계자가 입이 마르도록 자랑했던 이 차의 특장점이 고스란히 들어있었다. “이 차는 단점이 없어 보인다”. 시승차를 받아 시내와 고속도로에서 주행을 하면서 느낀 소감이다.
 
 
 
극한주행을 할 때는?
 
날렵한 옆모습처럼 잘 달리긴 했지만 그 한계는 높지 않았다. 사진: 민준식
그래서 투싼을 한계까지 몰아붙여보기로 했다. 주행시험장에서 급가속 테스트를 하고 와인딩 로드에서 과격한 스포츠 주행을 해봤다.
 
공도에서 주행을 했을 때에는 부족함이 없었던 주행성능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공도에서는 6기통 대배기량 고급차의 발진성능이 아쉽지 않았지만 풀스로틀 가속을 해보니 100km/h 까지 도달하는 데 10초가 넘게 걸렸다. 믿겨지지 않아 반복 테스트를 했더니 오히려 더 느려졌다.
 
빠르게 변속하던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최대출력 부근에선 몸을 사리며 엔진의 힘을 빼는 느낌이 강했다. 비슷한 급의 독일차는 이 때 차체가 움찔할 정도로 충격을 주면서 빠르게 기어를 바꾼다. 아직 스포츠성 보다는 편안함과 내구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굽이지는 와인딩 로드에서는 차체보다 타이어가 먼저 무너졌다. 19인치에 편평비 45가 무색하게 타이어는 옆으로 가해지는 힘을 이겨내지 못했고 접지력도 약했다. 서스펜션도 한계 상황에서는 조금 허둥대는 모습이었다. 더 크고 무거웠던 싼타페보다 못했다. 브레이크만 꾸준히 차를 세워준 점이 위안거리다.
 
가벼운 차체의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한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오너라면 다른 타이어로 바꾸는 튜닝이 필요해 보인다. 서스펜션과 핸들링, 차체 밸런스를 타이어가 망친 것으로 느껴져 든 생각이다.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달라진 점
 
테일램프의 모양이 조금 달라졌다. 사진: 민준식
겉모습에서 바뀐 곳을 소개하라면 쓸 문장이 많지 않다. 그릴과 범퍼 하단부가 바뀌었고 LED 헤드램프의 디자인도 달라졌다. 날렵한 화살촉 같던 테일램프도 약간 후덕한 모양으로 변했다. 휠 디자인도 달라졌다. 테일게이트 우측 하단에 1.6D라는 엠블렘이 이 차의 배기량과 등급을 설명해준다.
 
실내의 변화폭은 꽤 크다. 기존 T자 모양의 대시보드가 윗급 싼타페처럼 내비게이션 스크린이 분리됐다. 플로팅 타입이라고 불리는 이 스크린은 날렵하지 않고 투박해 보여 기자를 포함 탑승자들의 혹평을 받았다. 스크린의 좌우에 붙은 버튼도 쓰기가 편하진 않았다. 특히 조수석 쪽에 있는 버튼은 팔을 뻗어야 닿을 수 있었다.
 
유행인 플로팅 타입 스크린은 모양이나 쓰임새가 아쉬웠다. 사진: 민준식
 
하지만 직관적인 디스플레이와 사용성은 뛰어났다. 추가금을 내야 선택할 수 있지만 인테리어 패키지를 통해 덧대어진 가죽과 스티치 마감도 차급을 뛰어넘는 고급스러움을 가지고 있다. 시트도 몸을 잘 감싸주고 편안했다.
 
심플하고 직관적인 인테리어. 사진: 민준식
 
꽤나 고급스럽게 마감된 실내 디테일. 사진: 민준식
 
가죽시트의 만듦새도 꽤나 꼼꼼하다. 사진: 민준식
 
 
투싼 1.6D의 가치는?
 
날카로운 눈매의 LED 헤드램프는 밤에 보면 멋있다. 사진: 민준식
시승차의 가격은 무려 3,348만 원이나 한다. “무슨 투싼이 3,300만원이나 해?” 하며 비난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 분들을 위해 현대차는 2,381만 원짜리 기본형도 준비했다. ‘투싼다움’을 원하신다면 그 가격의 스마트 트림을 선택하면 될 것이다.
 
기존 투싼이 주던 ‘저렴한 차’라는 색안경을 벗고 순수하게 차의 가치를 놓고 판단해 보면 이 차는 3천 만 원 초반의 가격에 각종 첨단 편의 및 안전장비와 호화스러운 마감재, 그리고 꽤 잘 달리는 성능까지 가질 수 있는 꽤 매력적인 차다. 이 가격에 이 패키지를 가진 차는 거의 없다.
 
'유리천장' 파노라마 루프는 엄청난 개방감을 선사한다. 사진: 민준식
 
이 차의 가성비를 능가할 수도 있는 차는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차에 2.0 디젤엔진을 얹은 녀석이다. 여기에 50만 원만 더 쓰면 50마력이나 힘 센 엔진과 부드럽고 빠른 8단변속기를 가질 수 있다. 매년 더 내야하는 자동차세와 떨어지는 연비가 단점이지만 50마력이 주는 출력의 여유는 차 값과 유지비 차이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끌린다.
 
한지붕 아래의 기아차 말고 같은 1.6리터 배기량의 경쟁사 차량 두 모델이 떠오른다. 하나는 가격이 조금 저렴하지만 만듦새나 성능이 한참 못 미친다. 또 한 회사의 차량은 더 뛰어난 하체 세팅을 가지고 있지만 가격이 많이 비싸고 실내마감, 편의장비가 떨어진다. 현대기아차가 국내 시장의 대부분을 먹어버리는 현상이 이 급에서도 나오고 있다.
 
 
 
맺으며...
 
투싼은 우리나라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다닌다. 사진: 민준식
투싼은 글로벌 인기차종이기도 하다. 전세계 SUV 판매량 순위도 6위에 올랐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먹힌다는 증거다. 유럽에서 비슷한 가격에 팔리고 있는 폭스바겐의 티구안은 국내에서 몇 급 위의 가격으로 팔린다. 어쩌면 해외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좋아진 상품성을 우리나라 고객이 싼 값에 누리는 것으로 보인다.
 
홍보 담당자들의 칭찬처럼 투싼은 좋은 차다. 단점이 없지는 않지만, 기자나 일부 소비자들이 바라보는 곳과 다른 곳을 보고 만들었기 때문에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이 차를 못 팔 걱정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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