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에 바로 마비되는 제주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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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천후에 바로 마비되는 제주공항
  • 민준식 부장
  • 승인 2018.01.14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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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설계용량을 초과한 항공기 운항횟수
활주로 폐쇄되면 속수무책...대책마련 시급
 
 
지난 11일 제주지장에 폭설이 내리면서 섬을 드나드는 교통망이 마비됐다. 한라산 등 고산지대는 폭설이 내렸고 비교적 따뜻한 제주시내에도 눈이 쌓였다.
 
활주로에도 눈이 쌓여 공항공사는 제설작업을 위해 활주로를 두 시간 가량 폐쇄했다. 그 두시간 때문에 결항과 지연이 속출했다.
 
제주공항 전경. 사진출처: 제주일보
 
제주공항은 이용객이 많고 항공기 이착륙이 1분 단위로 이뤄지는 복잡한 공항이다. 연간 이용객도 2017년 기준 2,900만명에 이르고 연간 운항횟수가 16만회에 이른다. 제주공항과 서울 김포공항을 잇는 항공노선이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노선이라고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은 IATA 자료를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세계에서 가장 이용객 수가 많은 노선은 제주-김포 노선이다. 자료출처: 英 Daily Mail
 
제주공항의 활주로는 길이 3,180미터의 ILS(계기착륙 가능) 활주로 1본과 길이 1,910미터의 소형기종용 활주로 1본으로 구성돼 있다. 명목상 두 개가 있지만 짧은 할주로는 150인승 이하 소형항공기만 이착륙이 가능하고 자동 항법장치를 이용한 이착륙이 불가능해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제주공항 배치도 자료: 구글맵
 
지난 10여년 간 저가항공사들의 약진으로 항공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특히 제주노선은 확장한 용량을 이미 초과해 포화상태에 이를 정도로 커졌다.
 
대형 항공사들은 노선이 붐비면 300명 이상 태울 수 있는 대형 항공기를 투입해 승객수요를 감당한다. 그러나 대형기종을 운영할 여력이 없는 저가항공사는 150~200명을 태우는 소형 항공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제주공항의 이착륙 횟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제주공항은 한참 붐빌 땐 1분 40초마다 한번씩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 하루 500회가 넘는 이착륙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잠깐만 활주로가 마비돼도 그 여파는 치명적이다.
 
제설작업을 위해 두 시간동안 활주로가 막히면 60대 이상의 항공기가 이착륙을 못하게 된다. 게다가 다른 시간대에 이착륙을 해야 하는 항공기들까지 몰려 공항관제는 대혼란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 여파로 수백 편의 항공편이 결항 또는 지연운항을 해 8천여 명의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고 이 여파는 12일이 지나서까지 계속됐다. 항공사는 특별편을 투입하고 김포, 김해공항은 이착륙 제한시간(커퓨)를 새벽 두시까지 연장해 승객수송을 도왔다.
 
제주도는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육로 연결이 안 돼있고 배편도 기상 영향을 받는 데다가 소요시간도 길어 항공편이 육지와 연결되는 사실상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폭증하는 여객수요 대비 비좁은 공항시설은 이미 한계치를 넘어섰다.
 
기상 악화로 공항이 제 역할을 못하면 피해가 일파만파로 번진다. 현 부지를 확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 폭증하는 수요를 대비 현재 인프라를 개선해 2020년까지 늘어나는 수요는 맞출 수 있다는 것이 공항공사의 입장이다.
 
문제는 2020년 이후다.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일대에 2025년 개항 목표로 신공항 건립이 추진되고는 있지만 지역주민 반대가 극심해 제때에 개항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드물다. 사업 진행과정에서 환경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를 것임은 자명하다.
 
한진그룹(대한항공)이 소유하고 있는 정석비행장 부지를 이용해 임시로 새 공항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주면지형 등의 문제를 들어 일축했지만 활주로 재배치 등을 해 얼마든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제주 신공항이 완성될 때까지 추가로 이 공항을 이용해 용량을 초과하는 이용객과 항공편을 수용하자는 아이디어다.
 
대한항공이 운영중인 정석비행장. 대형 비행기들이 주기되어 있다. 사진출처: Airliners.net
 
소유주가 하나(대한항공)인 사유지를 매입또는 임차해 기존 시설을 이용해 공항을 만드는 것이라 매입비용과 조성비용이 많이 절감될 것이고 시간도 단축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정석비행장은 대한항공이 훈련용 공항으로 이용 중이며 대형기인 보잉747도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를 가지고 있다.
(기사인용: 조선닷컴 ‘제주 신공항에도 神의 한 수?’
 
어떤 방법이 됐던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지 제주의 관문을 이대로 놔둘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미 한계에 도달한 제주공항은 작은 외부적 요인에도 큰 문제가 생기고 있고 이를 이용하는 국민의 불편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지혜를 모아 빨리 행동에 옮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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