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과 편의성 강화된 BMW X3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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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과 편의성 강화된 BMW X3 시승기
  • 민준식 부장
  • 승인 2017.11.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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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선보인 풀체인지 모델
5, 7시리즈 편의장비 기본탑재
인상적인 차체강성과 주행성능
 
 
BMW가 7년여 만에 풀체인지 된 X3를 국내에 선보였다.
새로 출시된 X3는 전작에 비해 약간 커졌고 특히 휠베이스가 확대돼 실내공간이 대폭 늘어났다.
BMW 최신 모델에서 볼 수 있는 네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손 동작으로 조작이 가능한 제스쳐 컨트롤과 최신 i-Drive 시스템으로 작동되며 실내외 앰비언트 라이트 등 다양한 편의장비들이 탑재돼 있다.
 
190마력, 40.8kg-m의 출력을 내는 4기통 2리터 디젤엔진을 탑재한 20d, 265마력, 63.3kg-m의 출력을 내는 6기통 3리터 디젤엔진을 탑재한 30d 두가지 모델이 있으며 각 모델 별로 고급화를 표방한 xLine과 고성능 외관을 표방한 M 스포츠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다.
 
차체의 크기는 약간 커졌는데 얼핏 보기에는 더 우람해진 모습이다. 휠베이스가 길어지고 바퀴가 차체 바깥쪽으로 최대한 밀려나가 넓고 낮은 스탠스를 보여 안정감이 있어 보인다.
크기를 키운 키드니그릴은 BMW의 날렵한 이미지와는 조금은 동떨어진 모습이지만 험로를 주행하는 강인한 이미지를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실내공간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넓어졌다. 대시보드의 모양, 시트의 배치, 높이, 헤드라이너의 형상 등 실내 마감재의 모든 요소가 내부가 넓게 느껴지도록 디자인됐다. 시트는 슬림하면서 몸을 잘 감싸준다. 얇은 앞좌석 등받이 덕에 뒷좌석 공간도 꽤 넓다.
 
굳이 크기로 급을 나눈다면 준중형급 SUV인데 실내공간은 중형급을 넘본다. 위급 X5보다 더 넓을 것 같은 착각도 들게 할 정도다. 뒷좌석을 접으면 광활한 짐칸이 생긴다.
괜히 스포츠 실용차(Sports Utility Vehicle)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다.
 
실내마감재와 조립품질은 프리미엄급 차량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고급스럽고 꼼꼼하다. 눈으로 보이는 곳에는 딱딱한 플라스틱이 전혀 없고 금속재 마감이나 장식도 촌스럽거나 지나치게 튀지 않고 잘 어울린다.
주행 중 간헐적으로 문짝에서 주행 중 잡소리가 들렸던 점은 아쉽다.
 
차고가 높은 SUV지만 운전석에 앉아보면 세단이나 스포츠카에 탄 착각이 들 정도로 포지션이 낮다. 그럼에도 밖을 내다보는 시야도 답답하지 않다.
이전 모델에 비해 측후방 사각도 많이 줄었고 사이드미러의 사각도 거의 없어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기본으로 장착되는 네비게이션 안내 품질도 비약적으로 좋아졌다. 제스쳐 컨트롤은 아쉽게도 사용하지 못했다. 버튼의 배열이나 i-드라이브의 조작도 직관적이고 쓰기 편했다.
일부 유럽차에서 보였던 배치의 위화감은 전혀 없다. 너무나 익숙해서 국산차를 타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기자가 시승한 20d 모델에는 기존에 쓰였던 2리터 4기통 디젤엔진을 개량해 더욱 강화된 실주행 배기가스 규정을 만족시키기 위해 개선된 신형 엔진이 탑재됐다.
다소 아쉬웠던 구형모델의 엔진소음은 많이 개선됐다. 실내에서는 가솔린차량과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의 정숙성이다.
밖에서 들려 오는 소리는 풍절음이 아닌 디젤엔진 특유의 소음이기 때문이다.
 
주행소음도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수준인데 접지력이 좋은 광폭 고성능 타이어 때문일까 노면에 따라 노면소음이 다소 들릴 때가 있었다.
풍절음은 아주 빨리 달릴 때를 제외하면 그다지 거슬리지는 않았다.
 
엔진과 매칭된 8단 자동변속기는 독일 ZF의 8HP라는 제품으로 최상의 성능을 내는 명기(名器)로 알려져 있다. 그 명성에 걸맞게 엔진의 출력을 빠짐 없이 깔끔하게 부드럽게 바퀴에 전달하는 실력이 일품이다.
 
일상주행을 할 때에는 부드럽고, 급가속 등 스포츠 주행을 할 때에는 전광석화같이 기어를 올리고 내리는 실력을 가졌다. 마치 텔레파시로 연결돼 운전자의 의도를 미리 알고 준비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사진: BMW코리아
사진: BMW코리아
기본으로 탑재된 xDrive 4륜구동은 최적의 접지력을 유지시켜주는 또 하나의 신기한 마술사다. 마른 포장도로에서는 어떤 조건에서도 휠스핀이 나지 않았다.
고속주행이나 굽이가 심한 와인딩 주행을 할 때에는 차체를 안정적으로 컨트롤 했고 모래, 자갈길을 주파했던 오프로드 구간에서는 안정적인 트랙션으로 험로를 탈출했다.
 
시승 내내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힘부족이였다. 190마력에 40토크는 이 크기의 차에 절대 모자라는 출력이 아니지만 워낙 변속기와 구동계의 성능이 뛰어나 상대적으로 엔진이 약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초반에는 강력한 토크 덕에 시원시원하게 튀어나가는데 속도가 붙으면 그 쾌감이 서서히 사라진다. 아마도 실주행 배출가스 규정을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잠깐 타봤던 30d 모델에선 이런 아쉬움이 전혀 없었다.
 
BMW는 날카로운 핸들링과 밸런스로 알려진 메이커다. 주행성능이 뛰어나지만 그 때문에 승차감이나 NVH쪽에서 약간 손해를 봤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런 편견이 요즘은 깨지고 있다. 최근에 출시된 BMW 모델들은 주행성을 포기하고 승차감을 추구하는가 싶을 정도로 안락해지고 있다.
 
X3도 예외는 아니다. 생각보다 부드러운 승차감에 한 번 놀랐고 단단한 차체강성에 또한 번 놀랐다.
차체가 높은데도 흔들림이 적다. 과속방지턱을 천천히 넘을 때는 부드럽게, 속도를 내서 넘을 때는 단단하게 넘어간다.
저속에서는 약간의 출렁임도 용인하는데 같은 곳을 빨리 달리면 노면을 움켜쥐고 달린다.
 
BMW는 크게 세가지의 주행모드를 가지고 있는데 연비 위주의 에코 PRO, 일상주행용인 컴포트, 그리고 좀 달릴 때 쓰는 스포츠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각각 모드를 선택할 때마다 LED 스크린으로 구성된 계기반의 디스플레이가 바뀌고 주행감각은 계기반 이상으로 달라진다.
게다가 30d 모델은 서스펜션의 단단함까지 조절돼 더욱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낸다.
 
기름을 아끼며 살살 달리는 모드부터 차체가 움찔하도록 기어를 바꾸며 달려 나가는 모드까지 다양한 주행모드를 버튼 하나로 고를 수 있다. 흉내만 낸 국산차의 주행모드에 비해 BMW의 그것은 다양한 주행특성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온로드 주행성능에 초점을 맞춘 차량이다 보니 험로 주행능력 자체는 정통 오프로더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의외로 안정적인 거동을 보였다. 모래길을 지날 때 접지는 약간 불안했다. 그러나 똑똑한 트랙션 컨트롤 덕분에 모래에 빠져 갇히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자갈이나 깊은 물도 무리 없이 지났다.
 
울퉁불퉁한 길을 지날 때 심하게 흔들리고 요동을 쳤지만 차체가 비틀리거나 흐트러지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튼튼한 차체가 인상적이였다. 오프로드를 주파하는 차는 아니지만 승용차로는 갈 생각도 못하는 길을 X3는 여유롭게 지나갈 수 있다.
 
짧게 펼쳐진 와인딩 구간에서는 BMW가 자랑하는 앞 뒤 50:50 무게배분과 날카로운 핸들링이 빛을 발했다. 고성능 타이어인 피렐리 P7도 한몫 했다. 접지력이 상당히 강했고 한계가 높았다. 스티어링휠을 통해 전해져 오는 피드백은 예전처럼 날카롭지는 않지만 충분히 자연스러웠고 재미 있었다.
 
세 시간 여의 고속도로 및 시내도로 주행과 짧지 않았던 험로주행, 그리고 짜릿했던 와인딩까지 경험하고도 연료게이지의 바늘은 맨 위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시승기간 내내 연비는 리터당 12킬로대를 유지했다. 가볍지 않은 SUV로서는 출중한 연비다.
 
길이 좁고 교통정체가 심하며 주차공간이 열악한 우리나라의 도로에는 큰 차가 어울리지 않는다. 넓은 실내를 가진 덩치 큰 SUV는 운전이 능숙한 드라이버에게도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그래서 준중형 SUV를 많이 찾는데 기존 X3는 실내공간이나 정숙성 등에서 아쉬움이 분명 있었다.
 
이런 단점이 많이 개선된 신형 X3는 여러모로 우리나라의 도로환경에 적합한 차다. 필요하면 짐도 많이 실을 수 있고 어른 네 명이 편안하게 탈 수 있으면서도 차체가 지나치게 크지 않아 주차도 편하다. 차체가 높아 시야가 넓은 것은 SUV의 장점이다. 운전이 서툰 여성운전자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은 사이즈다.
 
사진: BMW 코리아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가 따라 잡으려고 노력하는 타도의 대상인 BMW. 경쟁사가 다 따라잡았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다시 저만큼 달아나 버리는 기술력과 혁신. 그러면서도 계속 가지고 있었던 헤리티지는 그대로 간직한 브랜드. BMW는 다른 메이커들의 영원한 벤치마킹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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