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파산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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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파산 선고
  • 교통뉴스 손영주 기자
  • 승인 2017.02.1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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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세계7위 해운사, 4초만에 사라져
1위 죽이고,  2위 살린 구조조정 정책
경영 패착에  정책 오판이  빚은 패착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파산부(재판장 정준영 파산수석부장판사)는 17일 오전 9시 40분 한진해운에 대해 전자결재로 파산을 선고했다.
 
법원 측은 "한진해운이 주요 영업을 양도함에 따라 계속기업가치의 산정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게 인정됨에 따라 지난 2일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고, 2주의 항고기간 동안 적법한 항고가 제기되지 않아 파산을 선고하게 됐다"고 밝혔다.
 
파산채권의 신고기간은 2017년 5월 1일까지이며, 제1회 채권자 집회와 채권조사의 기일은 6월 1일이다.
 
한진해운은 1977년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국내 최초 컨테이너 전용 선사로 설립했다.
 
조 창업주는 박정희 대통령의 권유로 해운업에 뛰어들었고, 육·해·공 종합물류 기업을 목표로 달렸다.
 
1978년 중동 항로, 1979년 북미서안 항로를 개설하면서 글로벌 해운사로 올라섰고 1988년엔 대한선주를 합병하면서 규모가 커졌다.
 
1949년 정부가 만든 대한해운공사가 대한선주의 전신이어서 한진해운은 국적 해운사라는 명예까지 획득했다.
 
2003년 중국 코스코(COSCO), 일본 K-라인, 대만 양밍, 대만 에버그린과 당시 세계 최대규모였던 'CKYHE' 해운동맹을 결성,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로 자리매김했다.
 
2002년 조중훈 창업주가 타계한 뒤 그룹을 분리, 한진해운은 3남 조수호 회장이 맡았다.
 
글로벌 해운 호황기를 맞아 한진해운은 약 170척의 선박으로 전 세계 70여개 정기 항로를 운영하며 국내 1위, 세계 7위 선사로 발전했다.
 
한진해운은 조수호 회장이 2006년 타계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내리막길로 들어선다.
 
부인인 최은영 회장이 경영을 맡았으나 경영 능력 부재, 도덕적 해이, 해운업 불황이 몰려오면서 막다른 길로 내몰리기 시작한다.
 
세계 경기 침체로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운임은 폭락한데 비해, 용선료는 장기 계약한 금액대로 꼬박꼬박 비싸게 물어야 했다.
 
정부가 IMF 체제에서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라고 강요하는 바람에 갖고 있던 배를 대부분 팔고, 빌려쓰게 되면서 용선료가 비수가 되어 우리 해운업계를 강타했다.
 
최은영 회장은 감당할 길이 없자 개인적 이득을 취한 다음 2014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고 조중훈 창업주 장남)에게 경영권을 넘기지만, 이미 회사는 엉망진창인 상태였다.
 
해운산업 구조조정을 총괄해온 금융위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한진그룹의 추가 자구안이 완전하지 않다며 신규 자금지원을 중단, 법정관리로 내몰았고 이날 회사가 사라지는 파산을 맞게 됐다.
 
자구계획안의 자금이 1,300억원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한진해운을 없애버린 금융위와 채권단은 한진해운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현대상선은 당장 1조원이 넘는 지원을 받도록 해 살렸다.
 
한진해운의 몰락은 경영 패착에 정책 오판이 가세하면서 빚어낸 참사로 기록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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