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누구나, 부담 없이, 진보된 차’를 외치는 폭스바겐...그런데 디젤엔진?

폭스바겐코리아, 3A전략 발표, 신형 티구안 공개 신형 TDI 공개...‘대중화’ 외치면서 비싼 디젤엔진

2021-07-22     교통뉴스 데스크
폭스바겐코리아의

폭스바겐이 누구나 부담 없이(Accessible),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Affordable), 첨단 장비와 사양은 가득한(Advanced) 차량을 내놓겠다는 ‘3A 전략’을 발표하며 국내시장 전략을 밝혔다.

슈테판 크랍 폭스바겐코리아사장은 “새로운 3A 전략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수입차와 혁신적인 서비스를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만들고, 수입차의 진입 장벽을 허물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크랍 사장이 밝힌 바와 같이 폭스바겐의 전략은 가격을 낮추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미 출시된 제타와 투아렉의 가격을 공격적으로 책정한 폭스바겐 코리아는 신형 티구안의 가격도 대폭 낮췄다.

그리고 업계 최고 수준인 5년/15만km의 보증 연장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기존 특정 모델에 적용되었던 최장 무상보증을 표준화해 총 소유비용을 대폭 낮춘다는 전략이다. 수입차는 유지비가 많이 든다는 선입견을 없애 대중화를 이끈다는 것.

여기에 국내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첨단 안전장비와 최신 기술을 모두 적용시킨 제품을 내놓으면서 3A 전략이 완성된다.

이런 전략을 담은 첫 제품은 베스트셀러인 티구안이다. 전 세계 60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린 SUV 티구안은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 데뷔 이후 20번 넘게 월별 베스트셀러로 오르는 등 폭스바겐의 명실상부한 베스트셀러다.

3A

부분변경모델인 신형 티구안에 IQ.라이트,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IB3, 무선 앱커넥트 기능 등 최첨단 안전 편의 시스템을 모두 갖추고도 가격은 이전 모델에 비해 수백만 원 낮췄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를 통해 구매하면 5%의 할인도 더해 3천만원대에 구입이 가능하다.

신형 티구안의 가장 큰 변화는 엔진이다. 두 개의 SCR(요소수 촉매)을 갖춘 최신 EA288 evo 엔진은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기존 엔진에 비해 80%나 저감시키며 유로6d 규제는 물론 곧 적용될 유로7 수치도 충족시킨다. 또한 디젤엔진의 성능과 연비를 저하시키는 EGR 가동을 줄여 성능과 연비도 개선됐다고 한다.

유럽과 미국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과 전동화에 올인하겠다고 선언한 폭스바겐이 주요 시장 중 하나인 한국시장에서는 아직도 디젤엔진 제품을 고수하고 있는 부분은 의외의 전략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향후 10년 이상 시장의 대다수를 차지할 내연기관에 대한 개선과 발전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파워트레인 전환은 이뤄지겠지만 그 과정에서의 최적화 작업의 일부라는 입장이다.

전기차 ID.4를 국내에 내놓겠다는 것도 확인했다. 다만 출시시기는 내년 상반기라고 밝혔다. 지금은 디젤엔진 모델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신형 EA288 evo 엔진은 질소산화물을 가솔린 엔진 수준으로 크게 낮춘 것이 특징이다. 특히 EGR 사용도 최대한 줄여 실제 주행상황에서의 성능과 연비 저하를 최소화 했다고 전해진다. 예전 TDI 엔진의 경쾌한 성능과 뛰어난 연비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를 위해 적용한 신기술이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가격을 착하게 책정해 진입장벽을 낮추겠다는 전략을 세웠는데 주력 제품의 원가는 절대 저렴하지 않다. 이런 전략을 취하는 배경이 궁금하다.

폭스바겐은 원가가 높지 않으면서 연비와 성능이 뛰어난 가솔린 엔진을 여럿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특히 1.4 TFSI 엔진은 작은 배기량에도 넉넉한 출력과 부드러운 회전질감, 뛰어난 효율성으로 이미 검증된 바 있다.

이 엔진만 확대 적용해도 국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착한 가격은 당연하다. 지난해 출시된 제타가 이틀 만에 다 팔려나간 것만 봐도 폭스바겐이 국내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보여준다.

폭스바겐이 자랑하던 TDI 엔진은 미국시장에서는 ‘멸문지화’에 가까운 망신을 당했다. 유럽시장에서도 아직도 당국의 조사를 받는 등 각종 우환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서 요즘 폭스바겐의 프리젠테이션을 보면 디젤엔진 얘기가 별로 없다.

친환경, 전동화로 전환하고 있는 과정에서 지금 사용하고 있는 내연기관 기술을 잘 활용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그런데 골칫거리로 전락한 디젤엔진을 - 아무리 기술적으로 해결책을 찾았다 하더라도 - 한국시장에서 주력으로 내세우는 전략에 쉽게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