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기자의 뇌피셜] 아시아나항공이 주문한 새 비행기는 어디로?

에어버스 A350 30대 주문...현재 11대 운용 중

2020-09-22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아시아나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014년 차세대 장거리 기종으로 지목한 에어버스의 중대형 항공기 A350-900은 300명 이상의 승객을 태우고 태평양 횡단을 하면서도 연료소비는 적어 인기가 높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6년부터 이 비행기를 도입하기 시작해 올해 초 1대까지 모두 11대를 도입해 운용 중이다. 그런데 올해부터 곳곳에서 터진 악재로 신기재 도입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에 올해 인도 예정이었던 A350기는 총 3대였다. 이중 1대는 11번기로서 지난 2월4일 도입돼 기번 HL8381번으로 현재 운항 중이다. 이후 2월 말 인도 예정이었던 12호기는 예정대로 인도되지 않았다.

에어버스

HL8382번으로 등록된 이 항공기는 현재 에어버스 공장이 위치한 똘루즈에서 인근 샤또루(Chateauroux)공항으로 이동해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버스는 제작이 완료된 항공기를 고객이 인수하지 않으면 공장 내 부지 확보를 위해 다른 공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13호기도 제작은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버스 똘루즈 공장 생산현황을 알려주는 사이트인 digitalairliners.com에 따르면 현재 이 항공기는 외부 도장이 완료된 상태로 보관 중이며, 왼쪽 날개에 HL8383이라는 국내 등록번호가 새겨진 것이 목격됐다고 전해진다.

코로나 사태로 항공여행 수요가 90% 이상 감소하면서 항공업계도 된서리를 맞았다. 한 달에 13대의 A350을 만들어내던 에어버스도 현재 생산을 거의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도 아시아나 항공은 3-4대의 A350을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해당 기종은 생산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 지금 상태라면 내년에는 신기재가 도입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무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큰 비용이 드는 신규 항공기 도입에 영향이 없을 수가 없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채권단이 회사의 가치를 최대한 올려서 다시 매각해야하기 때문에 오히려 노후 항공기를 새것으로 바꾸는 작업을 가속화 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측은 노후 항공기의 조기 퇴역과 함께 효율이 놓은 기종을 최대한 많이 운용하고, 노후기종은 최대한 빨리 퇴역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여객기 중 기령 20년이 넘은 보잉 747과 767은 운항을 멈춘 상태다.

임시 보관소로 사용 중인 프랑스 샤또루 공항에는 아시아나항공뿐만 아니라 유럽과 중국의 여러 항공사에서 주문한 새 비행기 여러 대가 함께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비싼 항공기를 주문해놓고 인수해가지 않는 것을 항공업계에서는 NTU(Not Taken Up)이라고 한다. 현재 에어버스 A350도 코로나사태 이전부터 여러 대의 NTU가 있었다. 아시아나항공이 주문했던 잔여분 19대가 대규모 NTU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