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패밀리 레이싱카 아반떼 N 이모저모...이제 차 좀 만드는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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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패밀리 레이싱카 아반떼 N 이모저모...이제 차 좀 만드는 현대차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21.07.14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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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마력, 제로백 5.3초, 최고속도 250km/h 내는 아반떼
볼륨모델 아반떼의 고성능 모델 아반떼N이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사진=현대자동차
볼륨모델 아반떼의 고성능 모델 아반떼N이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아반떼(엘란트라)는 브랜드의 상징이나 마찬가지다. 가장 많이 팔렸고, 지금도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밀리언 셀러다.

30여년 전 아반떼는 독일 아우토반을 포르쉐 911과 함께 달리면서 포르쉐 운전자의 엄지척을 이끌어내는 ‘억지’광고를 냈었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그 광고의 기억을 뒤로하며 ‘진짜 잘 달리는 엘렌트라’를 소개하는 아반떼N 영상을 보았다.

어린 시절 머리를 휘날리며 레이싱카를 운전하는 상상을 하는 독일 어린이의 장난스런 표정이 오버랩 되면서 자동차 업계의 ‘어린 아이’ 현대차의 성장과정을 보여준 이 영상은 N 특유의 배기음과 역동적인 주행모습을 비춰주면서 ‘우리도 차 좀 만들 줄 안다!’고 외쳤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아반떼 N은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할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이런 잘 달리는 차를 만들기 위해 현대차가 쓴 ‘트릭’은 여러 가지다.

엔진은 잠깐이나마 290마력을 낼 수 있고, 특유의 배기음과 팝콘 튀기는 소리는 더욱 커졌다. 코너를 파고드는 실력도 좋아졌단다. 타이어는 무려 미쉐린 PS4S를 달았다.

현대차는 아반떼 N의 엔진을 2.0T 플랫파워 엔진이라고 불렀다. 터빈의 지름을 5mm 키우고 터빈을 드나드는 유로의 크기도 키웠다. 내구성 논란이 있던 세타2 엔진의 실린더 블록 모양을 바꾸고 재질을 개선해 내구성도 개선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최대출력이 5,500rpm부터 6,000rpm까지 유지돼 플랫파워라는 이름을 붙였다. 넓은 rpm영역에서 최대출력이 나오면 일시적으로 출력을 끌어올릴 여유도 있다는 뜻이다. 아반떼 N에는 투싼 N과 마찬가지로 최대 290마력을 일시적으로 낼 수 있는 NGS 모드가 추가됐다.

더욱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면서 운전자의 만족도도 올라갔다. 사진=현대자동차
더욱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면서 운전자의 만족도도 올라갔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최대 10마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NGS 모드의 지속시간은 20초로 늘리고, 기존 3분을 기다려야 다시 쓸 수 있었던 것을 40초로 단축해 필요하면 언제나 출력을 끌어내는 NGS 모드를 쓸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서킷 주행 중 직선주로에서 랩타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N 모델의 성능향상 파츠는 모두 적용됐다. 전륜 좌우 바퀴로 전달되는 동력을 동일하게 배분해주는 e-LSD는 기본 장착되며, WRC 랠리카 기술인 전륜 통합형 액슬을 첫 적용해 현가하 중량을 1.73kg 줄이고 강성을 크게 늘렸다.

엔진의 진동을 줄여주는 엔진 마운트도 새롭게 설계해 주행 중 파워트레인과 차체의 일체감을 극대화 했다. 진동소음의 저감과 동시에 엔진의 진동과 차체의 진동을 일체화 해 더욱 잘 달리는 느낌을 낸 것이다.

노면 진동을 걸러주고 바퀴를 컨트롤 하는 서스펜션 부싱도 최적화 했다. 벨로스터 N의 경우 후륜 트레일링 암 부싱을 강한 부분과 부드러운 부분을 동시에 구현하는 듀얼 컴파운드 부싱을 썼는데, 아반떼 N에는 전륜 서스펜션에도 이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불쾌한 진동은 거르고 보다 정교한 서스펜션 컨트롤을 가능케 해 주행감을 향상시켰다고 한다.

강성이 비약적으로 좋아졌다고 알려진 현대차의 3세대 플랫폼은 전륜에 4점식 스트럿링, 후륜에는 노출형 보강 바를 덧대 더욱 단단해졌다. 여기에 토크 피드백을 전달하는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이 적용돼 핸들링 손맛도 강화됐다.

특유의 배기음으로 예전부터 많은 팬을 만들어낸 N의 팝콘 배기음도 더욱 진화했다. 능동 가변배기 밸브가 기존 3단계로 제어됐던 방식에서 소리 크기를 자유자재로 제어하는 선형 제어방식으로 바뀌면서 기분 나쁜 부밍음은 없애고 N 특유의 사운드는 살렸다.

보스(Bose) 사운드 시스템과 함께 N 사운드 이퀄라이저(NSE, N Sound Equalizer)가 적용돼 차 안에서 들리는 엔진 사운드도 강화됐다. 중후한 으르릉 소리, 중저음 사운드, 고음의 회전음 등 개인 취향에 따라 엔진 사운드의 톤을 제어할 수 있고, TCR 경주차의 사운드도 재현할 수 있다.

엔진, 스티어링, 서스펜션, 레브매칭, e-LSD, 자세제어, 배기사운드 등 7가지 항목을 조절할 수 있는 주행모드는 최대 2개까지 저장할 수 있고, 스티어링휠에 장착된 두 개의 N 버튼이 이를 활성화 시킨다.

벨로스터 N 수동, 벨로스터 N DCT, 코나 N DCT 등을 타보면서 현대 N의 실력은 이미 잘 느껴보았다. 그런데 아반떼 N이 나오면서 그 운전재미가 더욱 배가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다소 거칠었던 ‘싼 차’ 느낌도 많이 없앴다는 것이 발표자료가 던지는 메시지다.

검정색 무광 도색으로 더욱 험상궂어진 앞모습. 사진=현대자동차
검정색 무광 도색으로 더욱 험상궂어진 앞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원래부터 공격적이었던 아반떼의 앞모습과 그릴은 아반떼 N에서 시커멓게 칠해진 액센트 도장으로 더욱 험상궂어졌다.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N 라이트 버킷시트는 기존보다 10mm 낮아졌고, 등받이가 50mm 얇아져 뒷좌석 공간도 넓어졌다.

N 라이트 버킷시트는 드라이빙 포지션을 강화하고 뒷자리 공간을 넓게 해준다. 사진=현대자동차
N 라이트 버킷시트는 드라이빙 포지션을 강화하고 뒷자리 공간을 넓게 해준다. 사진=현대자동차

아반떼 N의 가격은 수동 모델 3,212만원, DCT 모델 3,399만원부터 시작한다.

아반떼 N 소개영상 끝부분에서 N의 수뇌부인 알버트 비어만 사장, 틸 바르텐버그 부사장,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은 N의 미래에 대한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

비어만 사장은 현대 E-GMP 앞에서 “상엽(이상엽 전무)이 보여준 스케치 기억 나?” 하면서 운을 뗐다. 아주 스포티한 디자인의 훌륭한 전기 스포츠카를 암시하는 대목이다. 기가 막힌 라인을 뽐내며 공개됐던 프로페시 컨셉트카가 떠오른다.

그들의 대화내용을 들어보면 프로페시의 양산 모델로 유력한 아이오닉 6 세단 모델에 고성능 N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주행거리 이슈는 수소연료전지를 더해 해결할 수도 있음도 내비쳤다. 전기차로 충전 없이 24시간 내구 레이싱을 한다고? 수소스택을 설치한 아반떼N 레이싱카가 아반떼N TCR을 가볍게 ‘따는’ 영상이 오버랩 된다.

수소연료전지를 설치한 아반떼N이 아반떼N TCR을 가볍게 추월하는 모습. 소개영상 캠처.
수소연료전지를 설치한 아반떼N이 아반떼N TCR을 가볍게 추월하는 모습. 소개영상 캡처.

현대차는 알버트 비어만 등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고 있다. 그리고 고성능의 미래는 이럴 것이라는 비전도 제시하고 있다. ‘흉기차’는 구세대 썰렁한 유머가 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무서운 신예가 등장했다. [교통뉴스=민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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