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멀티 브랜드 자동차 그룹 스텔란티스의 전동화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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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멀티 브랜드 자동차 그룹 스텔란티스의 전동화 로드맵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21.07.0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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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화, 기술 선점으로 비용 줄여 돈 벌겠다는 전략
스텔란티스가 미래 전동화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스텔란티스 코리아
스텔란티스가 미래 전동화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스텔란티스 코리아

합병작업만 1년 반이 걸린 거대 자동차기업 스텔란티스가 미래 생존전략을 발표했다. 물론 화두는 전기차다.

스텔란티스는 피아트와 크라이슬러가 합병한 FCA 그룹과 프랑스 푸조-시트로엥이 합친 PSA가 다시 합쳐 만들어진 공룡기업이다. 미국의 크라이슬러, 램, 지프 브랜드와 이탈리아의 피아트, 란치아, 알파로메오, 푸조-시트로엥 합병사인 PSA와 PSA가 인수한 영국의 복스홀, 오펠 등 14개의 산하 브랜드를 지닌 회사다.

유명한 브랜드도 많지만 그룹 산하 브랜드 중 제대로 돈을 벌고 있는 회사는 별로 없다. 트럭 열풍으로 지프와 램 브랜드가 미국지역에서 캐시카우가 돼 그룹의 돈줄이 됐지만 나머지 브랜드의 성적은 별로 좋지 않다. 국내에서는 예전 FCA 브랜드 중 지프만 살아남았다.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를 외치고 있는 와중에 공룡기업 스텔란티스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300억 유로 이상을 전동화에 투자할 것이며, 2030년까지 유럽 판매 차량의 70%,미국서는 40% 이상이 저공해 차량(LEV)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사실상 전 라인업에 LEV가 들어가는데, 여기에는 하이브리드 모델도 포함된다.

스텔린티스도 이를 위해 배터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2025년까지 130 기가와트시 이상, 2030년까지 그 두 배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파트너사와 얘기가 끝났다고도 했다. PSA와 사프트(Saft)합자 회사인 ACC, LG엔솔, 삼성 SDI, CATL, BYD 등 많은 회사들이 언급됐는데 구체적인 파트너십은 밝히지 않았다.

원료 확보 전쟁에도 본격 뛰어든다. 북미 및 유럽에서 리튬 지열 염수 공정 전문 파트너 2곳과 MOU를 체결, 가용성 관련 가장 중요한 배터리 원료로 지목되는 리튬의 지속 가능한 공급은 물론 공급망을 통합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고 한다.

재료를 싼 값에 확보하고, 스텔란티스 내부의 전문적인 기술과 제조 시너지를 통해 배터리 비용을 줄이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스텔란티스는 전기차의 배터리 팩 비용을 2020년부터 2040년까지 40% 이상, 2030년까지 20% 이상 추가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최근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에 관한 언급도 있었다. 2026년까지 이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언제 상용화하고 누구와 협업하는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를 바탕으로 스텔란티스는 2026년까지 전기차를 전체 차 생산량의 절반 이상으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그리고 주행거리를 최대 800km(WLTP 기준)까지 늘리고, 충전시간 1분당 32km 주행이 가능한 초급속 충전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한 플랫폼 계획도 발표했다. 스텔란티스는 4개의 순수 전기차 플랫폼을 공개했다. 모노코크 차량용 플랫폼 3종과 트럭용 프레임바디 플랫폼 1종이다.

STLA Small, Medium, Large로 구성된 승용차용 모노코크 플랫폼은 각각 최대 주행거리 500km, 700km, 800km를 지원한다. 트럭용 STLA Frame 플랫폼은 최대 800km 주행이 가능하다.

각각의 플랫폼에 모터, 기어박스, 인버터가 합쳐진 전기구동모듈(EDM: Electric Drive Module)이 탑재된다. EDM은 다양한 구동방식은 물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4xe(Four By E) 시스템에도 활용된다.

전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성능을 극대화 하면서 사용자 편의를 향상시킬 소프트웨어 언급도 있었다.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및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프로그램은 플랫폼의 수명을 늘리고, 14개 브랜드의 특성에 맞게 다양하게 개발될 예정이라고 한다.

플랫폼 통합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생산비용을 낮춰 모든 회사가 부르짖는 수익 창출의 필수 요건이다. 10개가 넘는 브랜드가 모인 스텔란티스의 현재 생산체계는 중구난방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전혀 다른 성격의 브랜드가 모여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전동화가 상당히 진행돼 상용화가 앞선 PSA는 푸조, 시트로엥, DS 라인업에 순수전기차를 갖추고 있다. 지프와 램인 이제 전동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피아트 등 이탈리아 브랜드는 전기차 얘기가 별로 들리지 않았다.

이 모든 브랜드의 재료, 플랫폼, 생산 프로세스가 통합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생존을 위해 우리 돈 40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 금액을 지르겠다고 나선 데에는 생존을 위한 절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미래를 발표하는 자료에 지프 사진만 제공됐다. 지프는 스텔란티스의 효자 브랜드다. 사진=스텔란티스 코리아
그룹의 미래를 발표하는 자료에 지프 사진만 제공됐다. 지프는 스텔란티스의 효자 브랜드다. 사진=스텔란티스 코리아

문제는 수많은 브랜드의 정체성이다. 알파 로메오, 마세라티 등은 싸게 많이 만들어 파는 대량생산 업체가 아니다. 독특한 브랜드 정체성으로 팬덤을 구축한 니치 브랜드가 비용절감을 이유로 다른 메이커의 메커니즘을 사용해 똑같은 차를 찍어낸다고 했을 때 브랜드의 가치가 남아 있을지도 걱정이다.

결국 플랫폼의 구조조정과 단순화 과정과 마찬가지로 브랜드도 정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산하 브랜드가 많은 공룡 스텔란티스가 할 말도 많고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아 보인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그룹 CEO는 "스텔란티스가 탄생한 지 6개월 만에 또 새로운 도전으로 미래를 밝히기 시작했다. 전동화 전략은 스텔란티스 설립 이래 가장 중요한 도전으로, 우리는 모든 고객의 기대를 만족시킬 것이며 전세계 전동화 전략을 재정의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뉴스=민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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