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조용하던 렉서스가 던진 미래의 친환경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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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조용하던 렉서스가 던진 미래의 친환경차
  • 교통뉴스
  • 승인 2021.04.0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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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V 컨셉카 LF-Z Electrified 최초 공개
개발-디자인-생산기술-기획을 한 곳에서
렉서스가 순수 전기 컨셉카 LF-Z Electrified를 선보였다. 사진=렉서스
렉서스가 순수 전기 컨셉카 LF-Z Electrified를 선보였다. 사진=렉서스

렉서스, 그리고 모기업 토요타는 그동안 전기차를 내놓지 않았다. 다른 메이커들이 경쟁적으로 신형 전기차들을 쏟아낼 때 토요타는 조용히 하이브리드 차량을 개발해 팔았다. 많은 이들은 토요타가 친환경차 전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기자는 지난해 스포츠카인 토요타 GR 수프라를 런칭하는 행사에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수프라를 개발한 수석 엔지니어 타다 테츠야는 상당히 의미 있는 발언을 했다.

타다 수석은 수프라를 개발할 때 친환경이나 연비에는 일절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직 빨리 달리는 것에만 집중했다는 것. 그러면서 수프라를 타는 고객들은 프리우스를 타는 운전자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요타의 친환경 기술로 프리우스같은 친환경차를 만듦으로써 탄소배출이 많은 차를 만들어 팔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수수한 인상의 아저씨가 뱉어낸 정신이 확 들게 하는 무서운 발언이었다.

렉서스가 드디어 전기차 컨셉트를 발표하면서 전한 화두는 아래와 같다.

“1989년의 창업 이래, 항상 이노베이션의 정신을 관철하여, 고객에게 새로운 기술과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계속 도전해 왔다. 자동차 업계는 100년에 한 번 오는 대 변혁기를 맞이하여 ‘탄소중립’이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s)에의 대응’ 등, 사회적 책임이 높아지고 있을 뿐 아니라,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과 가치관도 상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변화하고 다양화되고 있다. LEXUS는 앞으로도 시대와 니즈의 변화에 신속하고 섬세하게 응답하며,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한 변혁을 계속하고자 한다.”

세부적으로는 2025년에는 전동화 자동차 판매비율이 순수 가솔린 엔진 차보다 많을 것이라고 한다. 이 목표가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실현됐다. 국내 판매 중인 렉서스 모델의 대부분은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순수 가솔린 엔진 차량 모델을 손에 꼽을 정도다.

왜 전기차를 안 만드는가는 세간의 질문에 렉서스가 답을 했다. 그 답은 컨셉카 LF-Z Electrified다.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LF-Z Electrified. 사진=렉서스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LF-Z Electrified. 사진=렉서스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모델은 BEV 전용 플랫폼이 채용됐다고 한다. 여느 전용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배터리팩이 바닥에 깔리고 4륜구동이 적용된다.

렉서스는 이 4륜구동 시스템이 경쟁사와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4륜 구동력 제어 기술 ‘DIRECT4’가 적용됐다는 것이다. 앞 뒤 차축에 있는 두 개의 모터가 4륜을 필요에 따라 앞바퀴굴림, 뒷바퀴굴림, 4륜구동 등으로 정밀하게 자유자재로 컨트롤함은 물론 코너링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달리도록 한다는데 자세한 기술은 밝히지 않았다.

4륜구동 독립제어가 가능한 DIRECT4가 적용됐다. 사진=렉서스
4륜구동 독립제어가 가능한 DIRECT4가 적용됐다. 사진=렉서스

렉서스는 늘 인간중심의 차를 부르짖었다. 새 컨셉카도 이 철학을 반영한 ‘Tazuna Cockpit'을 적용했다. 말고삐라는 뜻의 일본어인 ’타즈나(Tazuna)'는 사람이 말을 탈 때 고삐 하나로 모든 것을 컨트롤 하듯이 이 차에도 복잡한 버튼 대신 고삐를 형상화한 스티어링 휠이 자리한 실내를 의미한다.

말고삐를 형상화 한 스티어링이 적용된 심플한 실내를 자랑하는 Tazuna Cockpit. 사진=렉서스
말고삐를 형상화 한 스티어링이 적용된 심플한 실내를 자랑하는 Tazuna Cockpit. 사진=렉서스

조향 시스템은 기계적 연결이 없이 모터로 작동하는 스티어링 바이 와이어 시스템도 들어간다. 렉서스는 이를 적용함으로써 보다 정교한 컨트롤과 피드백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모든 컨트롤을 전자식으로 하면 자율주행에 유리하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시스템은 운전자의 성향을 파악해 경로 안내와 레스토랑의 예약 등 컨시어지 역할과 함께 안전하고 편안한 운전을 돕는 반자율주행 어시스트도 가능하다.

완전 모터식 스티어링(스티어링 바이 와이어)과 각종 첨단기술이 적용됐다. 사진=렉서스
완전 모터식 스티어링(스티어링 바이 와이어)과 각종 첨단기술이 적용됐다. 사진=렉서스

렉서스의 자랑인 승차감과 정숙성도 전기차를 통해 더욱 강화됐다고 한다. 주행소음의 원인인 하부소음은 두터운 배터리팩이 막아주면서, 무게중심이 아래로 가 승차감과 조정성능을 동시에 잡기 한결 유리한 전기차의 장점이 빛을 발한다.

디자인은 이제는 익숙한 스핀들 그릴의 형상이 앞부분에 녹아있다. 내연기관을 식힐 냉각장치가 필요 없어 공기가 통하는 그릴은 막혀있지만 전통적인 얼굴을 완성하는 그릴을 남겨둔 것이다.

낯익은 스핀들 그릴의 앞모습. 사진=렉서스
낯익은 스핀들 그릴의 앞모습. 사진=렉서스

뒤로 갈수록 차체가 높아져 다이내믹한 스탠스를 갖춘 옆모습은 거대한 바퀴가 400kW(544마력)나 되는 강력한 힘을 쉽게 다루는 당당함을 표현한다.

다이내믹한 스탠스의 옆모습. 사진=렉서스
다이내믹한 스탠스의 옆모습. 사진=렉서스

지붕은 스위치 조작으로 어두워지는 조광기능이 들어간 글래스 루프다. 개방감을 주면서 필요하면 뜨거운 햇볕을 막을 수도 있다. 단순하고 깔끔한 실내에는 마크 레빈슨의 차세대 사운드 시스템이 들어간다. 이 시스템은 외부소음을 상쇄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까지 갖췄다.

렉서스 LF-Z Electrified는 전장 4,880mm, 전폭 1,960mm, 전고 1,600mm, 휠베이스 2,950mm의 전형적인 요즘 전기차 크기를 갖췄다. 544마력의 모터는 네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며, 제로백 3초, 최고속도는 200km/h에서 제한된다.

렉서스 LF-Z Electrified 제원표. 렉서스 제공
렉서스 LF-Z Electrified 제원표. 렉서스 제공

2.1톤이 나가는 이 차는 한 번 충전으로 WLTP 기준 600km를 달릴 수 있고,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배터리는 전고체 배터리 대신 90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간다. 실제 차량이 나올 때 전고체 배터리를 깜짝 장착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토요타는 미래 배터리로 알려진 전고체 배터리 기술 실현에 가장 가깝게 다가선 메이커로 알려져 있다.

렉서스는 자사 최초의 전기차 발표와 함께 어디서 전기차를 만들지도 공개했다. 일본 아이치현에 위치한 토요타 테크니컬 센터 시모야먀(TTCS)다. 이 곳은 일본의 뉘르부르크링이라고 알려진 프루빙그라운드가 건설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토요타 R&D의 핵심이다.

렉서스는 토요타 테크니컬 센터 시모야먀(TTCS)에 통합 개발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사진=렉서스
렉서스는 토요타 테크니컬 센터 시모야먀(TTCS)에 통합 개발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사진=렉서스

렉서스는 이곳에서 브랜드의 개발, 디자인, 생산기술, 기획을 모두 하는 하나의 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센터에는 렉서스 내부 직원들의 공간인 LEXUS동과 외부 파트너사의 공간인 시범동을 따로 조성해 혹시 생길 수 있는 기술유출 등 보안문제도 배려했다는 분석이다.

651ha에 달하는 광활한 부지면적의 70%는 원래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보전한 것도 특징이다. 앞으로 추가되는 시설도 최대한 친환경적으로 지어질 예정이며, 관리가 되지 않는 인공림이나 방치된 잡목림을, 밝고 건전한 숲으로 수복하고, 건조하고 황폐된 논을 습지 비오톱으로 재생한다고도 했다.

친환경차인 하이브리드차 부문에서 가장 앞선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되는 토요타와 렉서스가 드디어 전기차 계획을 발표했다. 많은 분량의 발표자료에서 나온 전기차는 경쟁사와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칼을 뽑을 때까지 철저히 숨기는 일본 무사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순박한 일본 아저씨의 모습이었던 타다 테츠야 수석의 뼈를 때리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토요타·렉서스는 무서운 회사다.

[교통뉴스=민준식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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