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테슬라 모델X 사고, 반복 안 되게 철저히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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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칼럼] 테슬라 모델X 사고, 반복 안 되게 철저히 대비해야
  • 교통뉴스 김필수 교수
  • 승인 2020.12.2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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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테슬라 모델X 화재사고 사진. 용산소방서 제공
테슬라 모델X 화재사고 사진. 용산소방서 제공

얼마 전 서울 한남동에서 모델X가 충돌 후 불이 나 탑승자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빌라 단지 지하 주차장 안에서 주행하던 테슬라 모델X가 왼쪽 주차장 벽에 부딪치면서 화재가 발생해 보조석에 앉아있던 탑승자가 사망한 사고다.

이 사건이 주목을 많이 받은 이유는 전기차라는 것이고, 구난구조에 있어서 특수성이 있어서 구조가 지연되면서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점이다. 운전한 대리운전자의 운전 미숙인지, 기기조작 미숙인지, 급발진 또는 주의 환경적인 문제인지는 조사를 통해서 확인이 되겠지만 여러 가지 고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같은 조건으로 내연기관차가 충돌하였다면 화재도 발생하지 않고 경미한 부상 정도로 끝날 가능성이 높았는데 이번 사건은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우선 이번 차종은 테슬라의 고급 SUV 차종으로 바닥에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이용한 글로벌 최상위급 전기차다. 바닥에 배터리와 모터 등이 장착되어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는 차종이었으나 이번 사고로 도리어 문제점을 보여줬다.

왼쪽 앞 모서리가 벽에 충돌하면서 그 충격으로 프레임이 밀리고 바닥에 장착되었던 넓은 배터리의 오른쪽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오른쪽 보조석 하단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여기서 현존 최고의 배터리인 리튬이온 배터리가 열이나 충격 등에 약하여 잘못화면 화재가 발생하는 약점을 드러낸 것이다.

이번의 경우도 약 3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운행 중이던 같은 차종이 왼쪽 중앙분리대에 부딪치면서 배터리 부위에 폭발성 화재로 앞쪽 엔진룸이 통째로 사라지면서 운전자가 사망한 사건이 연상되는 유사 사고다.

이번 사건으로 얼마든지 유사 사고가 발생하여 열 및 충격 등에 약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성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최근 국내에서 12건의 코나 전기차 화재의 경우도 배터리 원인으로 발생했다.

더욱이 리튬이온 배터리는 한번 화재가 발생하면 워낙 온도가 높은 열폭주 현상으로 커지면서 주변 소화기 등의 진화방법으로 진화가 어렵다. 그래서 상당부분의 차종이 전소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탑승자는 조심해야 한다. 일반 내연기관차의 화재도 국내에서 연간 약 4,500~5,000건 정도의 화재가 발생하지만 전기차 화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번 사건은 구난·구조에 있어서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겨줬다. 이 차종은 도어가 위로 열리는 독특한 구조고 외부 도어 손잡이도 팝업형태로 안으로 매립되면서 외부에서 손잡이를 잡을 수 없는 구조다. 매끄러운 디자인과 첨단 이미지로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손잡이는 수소 전기차 넥소 등 더욱 다양한 모델로 확산되는 추세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전기차의 경우 전원이 나가면 소방대원들이 문을 여는 데 시간이 많이 지체되면서 구난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모델 X의 팰콘 도어는 문을 잡아주는 힌지가 위에 있고 충격을 받으면 밀리면서 구난 시간이 길어질 수 있는 만큼 차종의 특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면 응급조치가 늦어질 수 있다.

세 번째 문제는 전기차 사고 구조는 일반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의 특성을 반영하여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기 화재 발생 시 일반 소화기와 다른 소화재료를 사용해야 하고, 탑승자가 쓰러져 있으면 상황을 판단하여 감전 등으로 쓰러졌을 경우 특수 복장 등으로 구난하여야 하는 만큼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소방청의 전기차·수소전기차 구난·구조 매뉴얼을 감수한 필자로서는 고민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새로운 기능을 가진 신차가 도입되면 해당 기업이 소방청에 그 기능을 설명할 수 있는 설명서를 제출하여 응급 시를 대비해야 한다.

네 번째로 전기차 급발진은 아직 정식으로 보고된 사항은 아직 없다는 것이다. 물론 국내의 경우 수십 년간 내연기관차의 급발진 사고도 한 건도 최종 승소한 경우가 없다. 이런 경우가 전기차는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전기차 관련 급발진 신고건수가 100건 이상일 정도로 많아지고 있어서 이번 사건에 대한 향후 국과수의 판단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물론 급발진 사고는 흔적이 남지 않는 전기·전자적인 문제가 대부분이고 재연이 불가능해 국내에서 승소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특히 이번 사고 현장은 일반 주차장 대비 넓고 밝은 주변 환경에서 사고가 난만큼 사고 원인이 더욱 궁금하다고 할 수 있다.

전기차의 안전성은 앞으로도 고민이 될 것이다. 최근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미래 무공해차 전기차가 이번 사건이나 화재 등으로 인하여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할 수 있는 만큼, 하루속히 원인과 대책이 요구된다.

물론 5~6년 후 지금보다 훨씬 안정화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로 대체된다면 지금과 같은 전기차 화재 등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만큼 전기차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안정화된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고 더불어 대국민 홍보도 중요할 것이다.

일반 차종 대비 특수한 기능도 더욱 안전한 시스템이 되는 지 고민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편의성과 멋을 강조한 시스템이 도리어 악재가 되면서 탑승자의 안전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제작사는 더욱 조심하고 재확인을 하여 비상시의 안전성을 보장해야 한다.

동시에 정부의 대국민 안정성 보장을 위한 인증과 확인절차가 중요하고 소방청도 더욱 면밀하게 모든 차종을 확인하면서 구난·구조 시의 골든타임을 늘리는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동차 운전자도 자신의 차량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을 가질 수 있는 교육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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