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등급차 DPF 원가 부풀리기 의혹, 누구 말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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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등급차 DPF 원가 부풀리기 의혹, 누구 말이 맞나?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20.12.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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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 8일 DPF 보조금 부적정 집행 의혹 제기
DPF는 디젤차의 배기가스에서 시커먼 매연을 걸러주는 장치다. 사진=Audi 편집=민준식
DPF는 디젤차의 배기가스에서 시커먼 매연을 걸러주는 장치다. 사진=Audi 편집=민준식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8일 노후 경유차에 부착되는 매연저감장치(DPF) 제조 업체가 원가를 2배 이상 부풀려 정부 보조금 수백억원을 가로챘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관련 당국과 업계가 들끓고 있다.

권익위는 조사 결과 한 회사가 DPF 제조원가를 실제 금액인 405만원보다 2배 이상 부풀린 870만원으로 보고하고, 환경부는 운영비용 등을 감안해 대당 975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권익위는 이런 사실로 해당 업체를 수사 의뢰하고,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금액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담함 의혹이 있다고 통보했다.

또한 설치 지원창구인 부착지원센터와 제조업체간 의혹도 제기했다. 센터 대표가 협회 출신이고, 협회에는 환경부 출신 인사들이 간부로 포진해 관리감독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제작사들은 회사에 회비를 내고 있으며, 센터에도 수수료로 대당 최대 85만원의 수수료를 냈다고 한다. 권익위는 이런 관행이 환경부의 관련 업무지침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환경부는 자료를 배포하고 진화에 나섰다. 먼저 권익위의 원가 산정 방식은 단순 재료비와 노무비를 포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선을 그었다.

환경부는 제조원가의 객관적 산정을 위해 전문 원가계산용역기관인 한국물가협회에 원가산정 용역을 의뢰하고 있으며, 보조금 책정에 적용되는 원가는 제작사 전체의 평균원가를 기초로 해 특정 업체의 제조원가가 반영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권익위가 의혹을 제기한 사항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으나, 권익위로부터 관련 자료를 협조 받아 검토할 계획이며, 위법사항이 발견된다면 보조금을 환수하는 등 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환경부는 협회와 제작사, 부착지원센터간의 유착의혹에 대해 자동차환경협회 회비는 회원사인 제작사들리 정관 및 이사회 의결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납부하고 있으며, 부착지원센터 수수료는 과거 과당경쟁 사례를 고려하여 자율적으로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환경부는 “부착지원센터는 수도권 지역의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제작사들과 업무대행 계약을 체결하고, 업무지원 창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부착지원센터의 영업행위가 부당하다는 민원에 대한 부문은 공정위에서 올 4월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발끈하고 나섰다. 환경부 해명자료와 마찬가지로 원가는 투명하게 산정해 공유하고 있으며, 제작사 전체 평균원가를 기초로 하기 때문에 특정업체가 원가를 부풀려도 그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시스템적 원론을 제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체 관계자는 “권익위가 밝힌 405만원의 원가는 제작에 직접 들어가는 재료비와 노무비를 합한 것”이라며, 환경부 해명과 같은 입장을 내놓았다. 제조원가는 재료비, 노무비 외에 연구개발비, 유통비용, 영업비용 등이 추가돼야 한다는 것이다.

노후 경유차의 매연을 걸러주는 장치인 DPF는 고가의 설치비용과 보조금 때문에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일부 전문가는 DPF가 단순히 눈에 보이는 매연만 걸러줄 뿐, 정작 더 유해한 질소산화물은 그대로 내보낸다며 효용성에 대한 의문을 내기도 한다.

일정시간 지나면 내부에 쌓인 퇴적물을 청소하는 것도 논란의 대상이다. 화학약품으로 씻어낸 검은 매연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또 다른 환경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으로 가는 변화의 길목에서 많은 이해당사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운전자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고, 업계와 당국은 무능하다는 비판 속에 있다.

당장 한 푼이 아쉬운 서민들은 오염물질을 내뿜는 노후차를 계속 운행해야 하고, 환경당국은 한시라도 빨리 노후차를 없애야 한다. 그 중간에, 조금이나마 오염물질을 줄여주는 장치를 만드는 업체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모두가 윈윈할 근거와 묘수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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