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4년 만의 페이스리프트, 볼보 S90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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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4년 만의 페이스리프트, 볼보 S90 둘러보기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20.09.01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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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는 더 길게, 실내는 더 고급스럽게
전 라인업 친환경화...디젤엔진 단종시켜
볼보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 S90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됐다. 사진=민준식
볼보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 S90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됐다. 사진=민준식

겉모습을 바꾸는 데에 뜸을 들이기로 유명한 브랜드 중 하나인 볼보.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인 S90이 페이스리프트를 받는 데에만 4년이 걸렸다.

지난 2016년 베일을 벗으면서 스웨디시 디자인의 진수를 보여줬던 S90이 택한 변화는 얼핏 봐서는 크지 않았다. 그릴 디자인이 요즘 유행은 음각으로 변경됐고, 턴 시그널 램프의 점등 방식이 바뀌었다고 볼보차 관계자가 설명해주고 나서야 변화를 알아챌 수 있을 정도.

그러나 신형 S90은 겉보다 속이 더 바뀐 곳이 많다. 일단 차체가 길어졌다. 길이는 125mm, 휠베이스는 120mm가 늘어났으며, 이는 모두 뒷자리 공간에 쓰였다. 리무진 모델로 알려졌던 S90 엑설런스모델이 미국, 중국, 우리나라 시장에서 표준형으로 쓰이게 됐다.

길어진 차체 덕에 전장 5,090mm, 전폭 1,880mm, 전고 1,450mm, 휠베이스 3,060mm의 대형급으로 커졌다. 기존 중형급 럭셔리 세그먼트에서 대형급으로 업그레이드된 셈이다. 새 모델이 기존 숏모델보다 더 나은 비례감을 보인다. 특히 후륜구동 세단처럼 앞바퀴가 앞으로 최대한 밀린 역동적인 비례감이 전륜구동 볼보의 매력포인트다.

125mm 길어진 차체로 비례감이 더 나아보인다. 사진=민준식
125mm 길어진 차체로 비례감이 더 나아보인다. 사진=민준식

S90의 전 트림에는 어드벤스드 공기 청정기능 및 미세먼지 필터, 대형 파노라믹 선루프, 휴대전화 무선충전 및 2열 더블 C-타입 USB 등이 기본 적용되고, 인스크립션 트림에는 여기에 오레포스 수제작 기어노브, 스피커 재질이 업그레이드된 B&W 오디오, 뒷좌석 럭셔리 암레스트, 전동식 후석 블라인드와 커튼이 추가된다.

깔끔한 디자인의 실내는 동급 최고수준이다. 사진=민준식
깔끔한 디자인의 실내는 동급 최고수준이다. 사진=민준식

행사장에서 보았던 인스크립션 모델의 실내는 럭셔리카로서 무결점에 가까운 마감품질과 자재선택이 돋보인다. 무광 우드, 무광 금속장식, 나파가죽, 박음질 된 가죽 등이 조화를 이루면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정수였던 이로 사리넨(Eero Saarinen)의 작품을 보는 것처럼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을 자랑한다.

이로 사리넨의 명작 사리넨 테이블과 볼보 S90은 북유럽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준다. 사진=Volvo/Knoll
이로 사리넨의 명작 사리넨 테이블과 볼보 S90은 북유럽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준다. 사진=Volvo/Knoll

안전과 주행보조 사양은 전 모델에 동일하게 적용돼 ‘안전의 볼보’ 이미지를 재확인시켜준다. 반자율주행 기능인 ‘파일럿 어시스트II’, 시내 주행시 긴급제동을 지원하는 ‘시티세이프티’, 도로 밖으로 튕겨나가는 것을 방지해주는 기능과 반대편 차량 회피기능까지 모두 기본 적용된다.

볼보가 새롭게 적용하는 안전옵션인 케어 키(Care Key)도 처음 적용된다. 키에 차가 달릴 수 있는 최고속도를 미리 프로그래밍 해 운전이 미숙한 운전자가 과속으로 사고를 내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으로, 내년부터 출시되는 모든 볼보차 모델에 적용된다고 한다.

볼보는 앞으로 우리나라에 출시할 모델에는 디젤엔진을 쓰지 않는다고 선언했고, S90도 예외는 아니다. 그대신 B5라는 새로운 파워트레인이 소개됐다. 기본적으로 기존 T5 엔진에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은 엔진이다.

싱글 터보차저가 장착된 2리터 직분사 가솔린 엔진의 출력은 250마력. 여기에 10kW의 전기모터가 힘을 보태고 배터리를 충전한다. 10kW의 출력은 3,000rpm에서 나오고, 엔진의 최대출력 회전수인 5,700rpm에서는 출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볼보는 합산출력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다만 약 8~10마력 정도의 힘과 4kg-m의 토크가 더해진다고 보면 될 것이다. 제원출력이 250마력, 35.7토크라면 실제 출력은 260마력, 39토크정도 되겠다. 볼보자동차 관계자는 실용 영역에서의 반응성과 파워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마일드하이브리드 덕분에 연비도 높아졌다. 기존 10.5km/L였던 공인연비가 11.3km/L로 높아진 것이다. 국산 2.5리터급 세단 연비와 비슷하다.

T8은 T8 리차지라는 이름으로 다시 왔다. 시스템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수퍼차저와 터보차저가 올라가 318마력을 내는 2리터 가솔린 엔진에 87마력의 모터출력이 더해져 405마력이라는 힘을 내며, 2,145kg이나 나가는 차를 제로백 4.9초에 끊는 실력을 갖췄다.

B5모델은 S60에 쓰였던 전륜 더블위시본, 후륜 멀티링크/리프스프링 서스펜션이 그대로 쓰이고, T8 모델의 후륜 서스펜션에는 에어스프링이 추가된다.

신형 S90의 판매가격은 기본형인 B5 모멘텀이 6,030만원, B5 인스크립션이 6,690만원, T8이 8,540만원이다. 가격만을 놓고 보면 국산 럭셔리 브랜드와 대등한 경쟁이 가능하다.

안전의 볼보라는 좋은 이미지와 외제차 프리미엄 덕일까, S90은 벌써 사전계약으로 2,500대가 예약됐다고 한다. 지난해 판매량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볼보자동차 관계자는 차를 파는 것보다 본사에서 물량을 따오는 것을 더 걱정하는 눈치다.

볼보자동차는 9월 중순부터 B5모델의 고객인도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T8모델은 아직 연비 등 인증절차가 끝나지 않아 세부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405마력을 내는 T8의 엔진은 놀랍게도 4기통 2리터의 작은 엔진이다. 사진=민준식
405마력을 내는 T8의 엔진은 놀랍게도 4기통 2리터의 작은 엔진이다. 사진=민준식

볼보의 유일한 약점은 4기통 엔진이라는 말이 있다. 4기통 2리터 엔진 한 가지로 150마력급의 엔트리부터 405마력의 플래그십을 커버하는 파격을 썼는데, 플래그십에 4기통은 무리가 있다는 평이 있었다.

애석하게도 그 4기통 엔진의 회전질감이나 NVH 성능은 부드러운 편은 아니었다. 새롭게 출시된 플래그십 S90이 이 핸디캡을 얼마나 극복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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