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점검] 인천 시내버스 내 마스크 판매, 실효성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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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점검] 인천 시내버스 내 마스크 판매, 실효성 있나?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20.08.24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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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시내버스 마스크 자율판매대 운영
마스크 없이 탑승, 기사에게 거스름돈 요구
인천시내버스에 무인 마스크 판매대가 운영 중인데 오히려 시민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제보사진= 인천 영풍운수 이명호 기사
인천시내버스에 무인 마스크 판매대가 운영 중인데 오히려 시민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제보사진= 인천 영풍운수 이명호 기사

코로나 확산으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면서 미처 마스크를 준비하지 못한 이용객이 낭패를 겪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인천시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운행 중인 시내버스에 마스크 무인판매대를 설치해 이목을 끌었다.

이 무인판매대는 운전사 옆 탑승구에 있으며, 2장 묶음당 1,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마스크가 없는 고객은 천 원을 무인함에 넣고 비치된 마스크를 쓰면 된다.

얼핏 보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방역대책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로 보인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 되어있지만 마스크를 챙기지 못하거나 잃어버려 낭패를 겪는 시민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장의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인천 시내버스 영풍운수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명호 기사는 무인 마스크 판매 때문에 오히려 불편과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제보해왔다.

분명 무인 자율판매라고 명시하고 운영하고 있으나, 고액권을 지불하려는 시민이 거스름돈을 요구하면서 운전기사와 실랑이를 벌이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판매대는 버스요금 수납과는 완전히 별개로 운영돼 따로 거스름돈이 없고, 기사도 거스름돈을 내줄 방법이 없다. 이 과정에서 거스름돈을 요구하는 승객과 기사 간의 실랑이가 벌어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과 접촉이 발생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제보자 이명호 기사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이 코로나 바이러스 보균자라면 어떻게 할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분초단위로 운행을 해야 하는 시내버스에서 이런 실랑이가 벌어지면 운행에 차질이 생기고, 마스크를 안 쓴 승객이 차에 올라타면 다른 승객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전문가는 지적했다.

인천시는 마스크 구매를 못한 승객들에 대한 방안까지 마련해줘야 해서 버스 내 마스크 판매대를 운영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운전기사가 마스크 판매원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이 탑승에 마스크를 쓸 때까지는 고스란히 바이러스를 전파할 우려가 있다고 분개하고 있다.

익명을 교구한 한 운전자는 “버스기사도 노동자이기 전에 시민으로서 감염병으로 부터 보호돼야 하고, 본연에 업무에 충실할 수 있는 근로여건을 만들어 주어야한다”며 인천시의 행정을 질타했다.

이어서, “아직도 버스 내 코로나19 방역은 철저히 행해지지 않고 무리한 배차시간으로 시민의 안전이 위협 당하고 있음에도, 버스 내 마스크 판매를 강제하면서 비판에 대한 미온적 태도는 무책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명호 운전기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청소나 소독 등 제대로 된 방역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민안전과 편의를 위한다고 당국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면서, “시민 편의를 위해서라면 버스 내에 편의점도 운영하라”고 비꼬았다.

본보 김경배 교통전문위원은 “준공영제로 운영되고 있는 시내버스는 코로나 대유행 시기에 시민 안전과 편의를 위해 배차간격, 철저한 방역, 운행시간 조정 등 보다 실질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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