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화물차는 늘었는데 과적 단속 비율 역대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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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화물차는 늘었는데 과적 단속 비율 역대 최저
  • 교통뉴스 김 하영 기자
  • 승인 2020.02.1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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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통행량 1,100만대 증가, 단속비율은 줄어
과적행태 갈수록 지능화...단속 인력‧장비 태부족
본지 취재팀 과적단속 동행취재 장면. 사진: 박효선
본지 취재팀 과적단속 동행취재 장면. 사진: 박효선

[취재: 교통뉴스 김하영 기자/ 사진자료: 교통뉴스 박효선, 민준식 기자]

지난 10년간 고속도로를 달리는 화물차의 통행량은 1,100만대 늘었는데 2019년 과적 단속 실적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갑자기 사회구성원들의 준법정신이 다 같이 향상돼 과적이 실제로 줄어든 것이라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겠지만 현장에서 본 과적은 날로 지능화‧고도화되고 있었다.

“매년 새로 포장해도 소용없어요. 과적차량 몇 대만 지나가면 금세 망가지는 걸.”

인터뷰를 위해 유명 공단 인근의 약속 장소를 찾아가는 길. 아스콘의 검은빛이 선명한, 분명 새로 포장한 지 채 얼마 되지 않은 도로인데도 곳곳에 도로 파임이 보인다. 그리 높지 않은 운행속도에도 차체가 덜컹덜컹 거리며 위 아래로 흔들리는 것을 보니, 노면 굴곡이 급격하다. 새로 포장한 도로 상태라고 보기엔 노면 상태가 좋지 않다.

그렇게 찾아간 약속 장소에서 만난 취재원은 ‘새로 포장한 도로 같은데 길이 좋지 않네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 “물동량이 많은 공단 주변 도로는 다 이렇다고 보시면 돼요. 세금 쏟아 부어서 새로 포장하면 뭐합니까. 과적한 화물차 몇 대, 아니, 한 대만 지나가도 도로 망가지는 건 금방입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만든 캠페인 자료에 따르면 과적차량 1대(축하중 11톤)가 지나갈 경우 도로 포장면에 주는 부담이 승용차 10만대가 지나간 것과 같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적차의 축하중이 2톤 증가할 때마다 도로에 주는 부담은 약 2배씩 늘어나는데 축하중이 13톤인 경우 승용차 21만대가, 15톤인 경우 승용차 39만대가 지나가는 것과 동일한 부담을 도로에 준다.

과적차량 단속 장면. 기사 내용과는 무관. 교통뉴스 자료화면.
과적차량 단속 장면. 기사 내용과는 무관. 교통뉴스 자료화면.

익명을 요구한 취재원은 과적 단속 업무에만 최소 10년 이상 종사한 공무원(도로법상 운행제한단속원)이라고만 자신을 밝혔다. 그는 “10년 전에 비해 물동량은 늘었으니 과적도 늘어나는 게 당연한데 다 잡아내지를 못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에 기자는 실제 통계자료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화물차량대수‧통행량은 계속 느는데 과적 단속 비율은 역대 최저

우선, 국내 영업용 화물차량 대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해왔다. 국토교통통계누리에 따르면 전국 영업용 화물자동차 등록 대수는 450,449대(2017년 기준)로 10년 전(2007년, 373,647대)보다 약 8만대 가까이 증가했다.

출처: 국토교통통계누리, ‘영업용 화물차량 대수’ 자료
출처: 국토교통통계누리, ‘영업용 화물차량 대수’ 자료

화물자동차 등록 대수가 늘어난 만큼 고속도로를 통행하는 화물차량의 대수도 늘어났다. 공공데이터포털에 게시된 ‘고속도로 과적 및 적재불량 단속현황’에 따르면 2018년을 기준으로 고속도로를 통행한 화물차량은 총 46,951,116대로 2009년도 35,884,071대에 비해 약 1,100만대 이상 증가했다.

2013년도에 전년도의 급격한 증가를 따라잡지 못하고 감소한 구간도 있지만 전반적인 증가세를 관찰할 수 있다. 매년 100만대씩 더 많은 화물차량이 고속도로를 달린 셈이다.

출처: 공공데이터포털, ‘고속도로 과적 및 적재불량 단속현황’ 자료
출처: 공공데이터포털, ‘고속도로 과적 및 적재불량 단속현황’

과적으로 단속된 차량의 대수도 10년 전보다 늘긴 늘었다. 다만 폭발적으로 늘어난 화물차량 대수에 비해 과속으로 단속된 실적은 통계가 존재하는 2009년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공공데이터포털의 같은 자료에 따르면 과적으로 고발된 차량의 대수는 2009년 28,070대에서 2018년 30,768대로 약 2,700대 늘어났을 뿐이다.

과적 차량 단속의 기준이 되는 「도로법」과 같은 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단속 기준과 방법 등에 변화가 있었던 일부 연도(2011년, 2012년, 2016년)를 제외하고는 과적 단속 실적은 하향세에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화물차량 통행대수가 1,100만대 늘어나는 동안 과적차량은 겨우 2,700대 늘어났다는 이야기인데 이를 비율로 환산해보면 이 통계가 정말로 어색하다는 것을 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전체 통행 차량 중 과적으로 단속된 대수를 비율로 환산하면, 10년 전인 2009년도에는 0.078%, 단속 실적이 가장 높았던 2012년도에는 0.103%였는데 2019년도는 0.058%에 불과하다. 0.080%로 반짝 상승을 보였던 2016년도 이후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어 2019년은 2018년도에 이어 통계치가 존재하는 기간 중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출처: 공공데이터포털, ‘고속도로 과적 및 적재불량 단속현황'
출처: 공공데이터포털, ‘고속도로 과적 및 적재불량 단속현황'

- 다음 기사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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