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뉴스/10년타기 정비센터 유정수 고문 / 편집 = 민준식 기자]
자동차 선팅이 따가운 햇살을 막는 이로움에서 출발했지만, 전면 유리까지 하는 지나친 썬팅이 운전자 자신은 물론 도로상 교통사고의 주범이 되어 타인까지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또한, 때로는 범죄의 가림막 역할까지 한다.
일반적인 운전자라면 앞 차들의 행동을 주의하면서 운전한다. 앞 차의 움직임만 보는 게 아니고, 앞차의 앞차까지 관찰하면서 운전하는 것이 상식이다.
앞차의 앞차 브레이크 점등은 앞차의 썬팅이 정상이라면 유리를 통해 얼마든지 관찰이 가능하고, 그렇게 예상을 해야 안전운전이 가능하다. 그런데 요즘 차량들의 선팅 상태로는 전혀 전전차의 브레이크 점등을 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바로 앞차의 브레이크점등에만 의존하다보면 충분한 안전운전이 불가능하게 되고 결국 연쇄추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진한 선팅은 운전자를 도덕불감증에 빠뜨리게 한다. 자신이 실수를 하거나 부주의한 운전으로 민폐를 끼치고도 부끄러움을 모르고 나쁜 운전습관을 고치지 않는다. 10여년 전만해도 선팅이 안 된 차량이 대부분이었고, 운전 중 실수를 했을 때, 비상등보다는 손을 흔들어 미안함을 표시하는 미덕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 전면 유리까지 썬팅한 차량은 정면에서 운전자 얼굴이 구분이 안 될 정도라 철면피가 따로 없으며, 운전자의 양심과 윤리를 기대하기란 더 어렵게 됐다.
또한 진한 썬팅 차량은 운전자 본인에게도 큰 위험을 초래한다. 야간에 안개나 비를 만나면 운전자 시야가 너무 어두워지는 것이다. 도로가 비에 젖거나 블랙아이스 상태가 되어 차선이 반짝거려도 운전석에서는 그 위험성을 판단할 수 없게 된다. 심지어는 자신이 라이트를 켰는지 안 켰는지조차도 모르고 때로는 스텔스차량으로 운전하기도 한다.
진한 썬팅은 좌우 백미러도 안 보이게 만든다. 겨우 뒤차 라이트 불빛만 감지하게 되어 혹시라도 라이트가 나간 차량이 옆을 지난다면 전혀 옆 차량을 인식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차선변경이라도 한다면 바로 사고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전면유리를 틴팅한 차량으로 어두운 지하주차장에 진입해보면 위험을 더 실감하게 된다. 숙달된 운전들도 좌우 유리를 내리지 않고는 정상적인 주차가 어려울 정도다.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는 차량에서 벌어지는 안전위해 또는 범죄 행위는 여기서 말하지 않아도 얼마나 위험할지는 충분히 알 수 있다. 사고를 수습한 경찰과 견인차 기사들의 전언에 의하면 운전 중 진한 썬팅에 의지해 유사성행위로 인한 주의산만 사고도 상당하다고 한다. 내부가 보이지 않는 썬팅이 범죄의 온상을 만든다는 말이 된다.
문제의 심각성은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자신의 차량 썬팅이 문제라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다. 전조등이 어둡다고 정비센터를 찾아 더 밝은 라이트를 찾는 사람들도 있다. 원인은 신차 출고 시 썬팅을 서비스항목이라고 남발하는데 있다.
출고 시부터 그런 차량을 타다보니 원래 그런가보다 하고 타는 운전자들이 대부분이다. 전조등이 어둡다고 정비센터를 찾는 고객에게 창문을 내리고 밖을 보라고 하면 깜짝 놀란다. 자신의 차 라이트가 전혀 어둡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날 자동차 사고는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투자와 제도와 시설을 갖추고도 더 이상 사고율이 줄지 않는 이유에는 진한 썬팅차량이 큰 몫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진한 썬팅차량은 남들에게도 피해를 주지만, 자신에게도 큰 위험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초보운전자나 노령운전자에게 진한 썬팅을 하고 각종 스위치등 조작이 복잡한 신형차량을 운전하게 하는 것은 또 다른 도로위의 흉기가 된다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
요즘 우리나라 운전자들이 자신의 차로 세계여행을 떠나는 추세다. 이들의 여행기를 보면 러시아는 물론 유럽에서도 대부분의 차량이 썬팅 때문에 단속을 당하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짙은 썬팅은 경찰 단속은 물론 교통안전공단에서도 적극적으로 차량정기검사에서 단속에 나서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