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도 발도 묶여 버렸다⋯ 철도 노조 20일 총파업
상태바
안전도 발도 묶여 버렸다⋯ 철도 노조 20일 총파업
  • 교통뉴스 김하영 기자
  • 승인 2019.11.18 1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TX⋅광역전철 감축 교통•물류 대란 우려
직장인⋅수능 수험생 등 이용객 불만 폭주
안전 시스템⋅인력 관리 허점투성이 비난
사진: 코레일 제공
사진: 코레일 제공

'경고성 한시 파업'을 벌인 전국철도노동조합이 20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 2016년 9∼12월 74일간의 장기 파업 이후 3년 만이다. 최근 몇 년 새 잇따른 열차 사고로 안전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질타를 받은 한국철도(코레일)는 이번 파업으로 시민의 발까지 묶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총파업에 들어가면 KTX와 광역전철, 새마을호·무궁화호 등 여객열차와 화물열차가 30∼70%가량 감축 운행할 수밖에 없어 출퇴근 시간대 교통 혼란과 물류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철도노조와 함께 코레일관광개발, 코레일네트웍스 등 코레일 자회사 노조도 함께 파업에 들어가 열차 내 안내와 주요 역 발권 업무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내년에 4조 2교대 도입을 위한 인력 4천명 충원과 임금 4% 인상,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와 자회사 처우 개선,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인 SR과의 연내 통합 등 4가지 요구 조건을 내걸고 있다. 인력 부족과 허술한 안전 관리 시스템, 비효율적인 열차 운행 등으로 각종 안전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달 경상남도 밀양에서 발생한 선로 작업자 사망 사고의 경우, 코레일이 자랑하는 양방향 정보교환 시스템의 허점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양방향 정보교환 시스템은 2㎞ 이내 열차접근 시 화면·음성·진동으로 작업자의 모바일 단말기와 기관사의 내비게이션 화면에 경고 표시를 하는 첨단 시스템이다. 지난 2017년 코레일은 총 14억45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이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기에 단말기의 숫자가 턱없이 부족하고 작업장에서는 각종 소음 탓에 제 기능을 못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양역 사고 당시에도 일부 작업자만 단말기를 소지했으며, 현장에서 작업 중 발생한 드릴 소리로 경고음 역시 제대로 듣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각종 안전 사고 논란에도 코레일은 시스템을 보급, 정비하고 있는 단계라며 해명에 급급한 모양새다. 노조의 비난과 개선책 요구에도 4조 2교대 시행을 위한 1천800여명 수준의 인력 충원 검토 이외 요구 조건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8월 올해 임금교섭 결렬을 선언, 조합원 투표로 파업 등 쟁의행위를 결정했다. 이어 지난 11∼13일 특별 단체교섭 결렬 관련 조합원 찬반투표로 재차 파업 돌입을 결의했고, 15일에는 열차 출발을 지연시키는 '준법 투쟁'을 시작했다.

이로 인해 서울역과 용산역 등에서 KTX와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열차가 최대 1시간 이상 늦게 출발하면서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코레일 측은 파업을 하더라도 출퇴근 시간에는 80~100%가량 차량이 운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준법 투쟁’으로 이미 상당한 불편을 겪은 직장인과 수능 수험생 등 대다수 열차 이용객의 분노는 쉬이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