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노면소음 잡는 기술 최초로 양산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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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노면소음 잡는 기술 최초로 양산 적용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19.11.1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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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위상 소리를 내 소음저감하는 ANC 기술
타이어 노면소음 0.002초만에 역위상 상쇄
실내 소음 3dB 줄여줘...국내·미국 특허출원
엔진 없는 전기차, 수소차 적용 시 효과 커
RANC 기술 개념도.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RANC 기술 개념도.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은 도로에서 발생해 실내로 유입되는 노면소음을 크게 줄여주는 RANC(Road-noise Active Noise Control;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기술) 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앞으로 나올 GV80 등 제네시스의 신차에 적용한다고 11일 밝혔다.

기존에 소음을 없애는 방법은 흡차음재와 다이내믹 댐퍼 등 무게가 많이 나가고 제작시간이 더 필요한 부품을 덧대는 방식을 썼다. 이 방식은 고음 영역의 소음은 잘 차단했으나 낮은 주파수의 웅웅거리는 소음을 차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무거운 추를 달아 진동소음을 상쇄하는 다이내믹 댐퍼. 사진: HNG저널
무거운 추를 달아 진동소음을 상쇄하는 다이내믹 댐퍼. 사진: HNG저널

능동형 소음저감(ANC)는 이미 오래 전부터 나온 소음저감 기술이다. 소음의 주파수와 정반대의 위상을 가진 음을 발생시켜 소음을 상쇄시켜주는 기술이다. 항공기, 특히 헬리콥터 조종사들이 착용하는 헤드폰에 이 기술이 처음 적용됐으며, 미국의 보스(Bose)가 상용화 한 헤드폰이 일반인을 상대로도 판매되고 있다.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도 오디오 시스템을 이용해 이 기술을 적용시켰으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엔진음 등 규칙적인 소음을 상쇄하는 데에는 일부 효과를 보았지만, 0.009초만에 실내로 전달되는 노면소음에 바로 대처해 역위상음을 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RANC기술은 소음 분석부터 반대 위상 음파를 발생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이 고작 0.002초에 불과하기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불규칙한 노면소음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RANC의 원리는 기존 ANC와 거의 같으나, 반응이 빠른 가속도 센서를 이용하고, DSP(Digital Signal Processor)라는 제어 컴퓨터가 보다 정교한 진동소음 분석을 통해 역위상 상쇄 음파를 생성해 오디오 시스템의 스피커로 내보내는 방식이다.

그리고 RANC용 마이크는 노면소음이 제대로 상쇄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DSP가 소음 저감 효과를 높이도록 도와준다. 한마디로 센서와 프로세서가 훨씬 빠르고 똑똑해졌다는 뜻이다.

RANC 작동 개념도. 출처: HMG저널
RANC 작동 개념도. 출처: HMG저널

이 기술을 개발한 연구원들은 RANC 기술이 기존 흡차음재와 ANC가 잡지 못했던 저주파 노면소음을 줄여주며, 약 3dB의 노면소음 저감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는 전체 음압 기준으로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누구라도 쉽게 소음 저감을 체감할 수 있는, 한 체급 더 높은 차의 정숙성이라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에 산재된 오래된 아스팔트 노면에서 그 효과가 크다고 한다. 또한 노면 요철이나 교량 연결부를 지날 때 들리는 ‘쿵’ 하는 저음의 임팩트 노이즈도 효과적으로 절감했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이강덕 연구위원이 이끄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연구개발본부 NVH 리서치랩은 선행 단계에서 KAIST 박영진 교수 연구실, 번영, ARE, 위아컴 등과 협업해 순수 국내 기술로 RANC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리고 최종 양산 단계에서는 오디오 전문 업체인 하만과 협업해 최적의 성능과 안정성을 확보한 시스템을 개발해내는데 성공했다고 전해진다.

현대차그룹은 RANC의 핵심 요소기술인 센서 위치 및 신호 선정 방법에 대해 한국과 미국에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의 개발로 현대차그룹은 비싸고 무거운 흠차음재 사용을 줄여 차량 경량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시스템의 무게는 고작 1kg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엔진이 없어 상대적으로 타이어에서 올라오는 노면소음이 더 크게 느껴지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에 더 큰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VH 리서치랩은 현재 500~5,000Hz의 중고음 주파수 음역을 가지는 풍절음에도 능동형 소음 저감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차량을 파고드는 각종 소음을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적용하는 무거운 제진패드, 흡음재, 차음재 및 두꺼운 유리 등은 차량 경량화의 가장 큰 적이다.

소음이 적은 고급차의 경우 이러한 흡차음 대책을 위해 100kg에 가까운 무게 증가를 감수해야 한다고 한다. 이 기술이 보다 넓게 적용되면 차량 경량화는 물론 제작비용 절감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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