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그랜저 공개...풀체인지급 부분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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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그랜저 공개...풀체인지급 부분변경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19.10.2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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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남양연구소서 출입기자단 상대로 공개
지붕, C필라 바뀌고 휠베이스 40mm 늘어나
신형 그랜저 티저 이미지.(밝기조절) 사진: 현대자동차 편집: 박효선
신형 그랜저 티저 이미지.(밝기조절) 사진: 현대자동차 편집: 박효선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는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연구·디자인 시설이다. 이곳에 위치한 디자인 센터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비공개 공개행사(!)가 열렸다. 사진과 영상촬영이 금지된 공개행사였다.

이 행사를 이끈 사람은 현대자동차의 디자인을 맡고 있는 이상엽 전무였다. 달변의 이상엽 전무는 기자들과 눈을 맞추며 물었다. “이 차 디자인 괜찮죠?”라는 돌직구다.

그의 직구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며칠 전부터 인터넷에 나돌던 유출샷을 스크린에 띄우면서, “자동차 사진은 각도가 중요한데 좁은 썬팅샵에서 찍은 밉게 나온 사진이 유출돼서 마음이 아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인터넷에 나돌던 뉴출사진. 공개행사장에서도 쓰였다. 출처: 구글 이미지
인터넷에 나돌던 뉴출사진. 공개행사장에서도 쓰였다. 출처: 구글 이미지

유출샷으로 보았을 때 다소 언밸런스 해보였던 헤드램프와 그릴의 배치, 헤드램프가 그릴 속으로 파고 들어간 디자인은 사실 그릴이 헤드램프를 삼켜 하나로 만들어버린 쪽에 가까웠다. 그릴은 평면이 아닌 약간 볼록한 입체감이 있었는데, 그 라인과 헤드램프가 같이 가면서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었다.

보석을 깍은 모양의 파라매트릭 쥬얼 디자인은 그랜저에도 적용됐다. 마름모꼴 모양의 보석덩이가 그릴과 함께하는 헤드램프 주변에 들어온다. 불이 꺼지면 마름모꼴 다이아몬드 장식이고 불이 들어오면 주간주행등이 된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의 앞모습이 헤드램프와 그릴을 일체화한 콘셉트카 ‘르 필 루즈’의 디자인을 최초로 적용한 양산차라고 밝혔다. 콘셉트의 전체적인 겉모습을 실현한 쏘나타는 헤드램프가 따로 달린 모습이었다.

인터넷에서 나돌던 사진만큼 의견이 분분했다. 일단 그릴과 헤드램프가 하나로 되는 디자인을 받아들이기 힘든 일부 기자들은 불호가 강했다. 아직도 어정쩡하고 익숙하지 않은 모양이라는 것이다.

실차를 직접 본 기자의 생각은 이상엽 전무와 같았다. 항상 따로 달려있었던 헤드램프와 그릴을 하나의 덩어리로 처리하면서 앞부분을 매끈하게 다듬은 것은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라는 디자인 언어에 가장 충실한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그가 기자와 눈을 마주치면서 괜찮냐고 했을 때 “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페이스리프는 지붕, 바닥, 옆면 등 차체의 골격을 이루는 부분은 건드리지 않고 그릴, 램프류 등에 변화를 주는 부분변경을 뜻한다. 그런데 그랜저는 페이스리프트를 하면서 건드리지 않는 부분을 모두 바꾸었다.

뒷문부터 뒷범퍼 끝까지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이다. 휠베이스가 40mm 늘어나면서 바닥과 뒷도어가 길어졌고, 지붕도 달라졌다. C필라를 파고드는 오페라 글래스의 모양이 달라진 것은 옆에서 봤을 때의 단편적 변화다. 그보다 지붕의 모양, C필러가 차체와 연결되는 라인까지 모두 바뀌었다.

신형 그랜저 측후면부 사진(밝기 조절). 사진: 현대차 편집: 민준식
신형 그랜저 측후면부 사진(밝기 조절). 사진: 현대차 편집: 민준식

그뿐만이 아니다. 뒷유리에서 이어지는 트렁크도 예전의 3박스 스타일이 아닌 쿠페처럼 하나의 라인으로 이어지도록 변경됐다. 신형 쏘나타의 라인과도 비슷하다. 아우디 A7에서 시작된 매끈한 옆태다.

트렁크 끝부분이 날개처럼 튀어나와 스포일러 역할을 했다면 신형 그랜저는 좌우로 길게 이어지는 특유의 테일램프가 입체적으로 튀어나와 날개 역할을 한다. 역시 입체감과 실용성을 염두에 둔 모습이다.

이상엽 전무는 이 디자인을 구현할 때 범퍼보다 튀어나오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고 한다. 파격적인 디자인을 적용하는 데 자동차 안전법규가 상당한 걸림돌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뒷유리를 보면 직사각형이었던 기존 그랜저와는 달리 이번 모델은 아랫부분이 좁아지는 역사다리꼴 형태다. 롤스로이스나 벤틀리의 디자인처럼 트렁크와 맞물리는 지붕이 좁아지는 것이다. 좁아진 지붕 옆으로 빵빵한 리어 펜더가 자리한다. 넓은 스탠스가 안정감을 주고 스포티함을 배가시키는 디자인이다.

이러한 모든 변화는 풀체인지를 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차체 길이와 휠베이스 변화로 플로어팬을 늘리고, 지붕을 완전히 바꾸려면 상당한 양의 부품을 다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만들기 비싼 금형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인테리어는 이 차의 하이라이트였다. 테두리가 비대칭으로 조수석 쪽으로 경사가 졌던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이 12.3인치로 커져서 돌아왔다. 그런데 그 모양과 완벽한 대칭으로 운전석 옆 창문 쪽으로 기울기가 있는 같은 크기의 스크린 하나가 추가됐다. 디지털 계기반이다.

실내 디자인과 퀄리티는 팰리세이드가 공개됐을 때 이상으로 충격적이었다. 사진: 현대차. 편집: 박효선
실내 디자인과 퀄리티는 팰리세이드가 공개됐을 때 이상으로 충격적이었다. 사진: 현대차. 편집: 박효선

인테리어 마감, 컬러, 재질의 배치, 조립품질은 럭셔리급 브랜드를 넘어설 정도로 뛰어났다. 차량 색상에 따라 검은색, 짙은 초록색, 짙은 남색, 짙은 브라운 컬러, 카멜브라운과 화이트 조합 등 다섯 가지의 인테리어 색상이 준비됐다.

요즘 유행하는 앰비언트 무드램프도 촌스럽지 않으면서 포인트를 줘야할 곳에 적절하게 들어갔다. 밝기조절은 물론 64가지의 색상을 낸다고 한다.

또한 이급의 차답게 아랫부분에 쓰인 딱딱한 플라스틱은 단차를 줘 가죽 등 고급 마감재보다 안으로 들어가게 함으로써 싼 재질이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 비싼 재질의 상단 마감 아래에 앰비언트 램프와 실버 장식이 들어가고, 그 아래로 플라스틱 재료가 들어간다. 싼 재료를 써도 싸 보이지 않는 아주 영리한 디자인이다.

이 차를 구경하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높은 완성도와 만족감을 주었던 기아의 K7이 걱정됐다. 뿐만 아니라 이 차보다 한참 비싼 고급차들이 어떻게 경쟁하나 하는 쓸데없는 불안감마저 들었다. 그만큼 만듦새가 뛰어났다는 뜻이다.

이날 발표현장에서 이상엽 전무는 몇 개만 더 보여준다면서 차세대 투싼과 아반떼의 완성된 모습을 빠르게 바뀌는 티저 영상을 통해 공개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현대 디자인 이제 장난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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