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4조 베팅해 자율주행 합자법인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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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2.4조 베팅해 자율주행 합자법인 세운다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19.09.2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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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앱티브와 JV설립 완전자율주행 공동개발
신설 JV, 국내 거점 설립...국내 기술력 ‘점프’
연대 통해 레벨5 자율주행기술 선점이 목표
현대차그룹과 미국 앱티브가 완전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위해 손잡는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과 미국 앱티브가 완전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위해 손잡는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 그룹이 통 큰 베팅을 했다. 무려 2조 4천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해 미국의 유명 자율주행기술 업체인 '앱티브'와 공동으로 미국 현지에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글로벌 자율주행 분야를 선도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현지시각 23일 미국 뉴욕에서 양사 주요 경영진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JV 설립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한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현금 16억달러와 무형자산(엔지니어링, R&D 역량, 지적재산권 등) 4억달러 등 20억달러, 우리 돈으로 2조 4천억원을 투자한다. 앱티브는 현물출자 대신 자율주행 기술과 지적재산권, 700여명에 달하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인력 등을 JV에 출자한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총 40억달러 가치의 합작법인 지분 50 %씩을 나눠 갖게 된다.

업계에 자율주행 개발을 위한 ‘합종연횡’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와 유력 자율주행 기업이 별도의 JV를 설립해 자율주행차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모델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JV 설립 계약 체결은 현대차그룹이 앱티브와 함께 최상위 자율주행 S/W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게 됐다는 의미를 갖는다.

다른 회사로부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및 솔루션을 사다 쓰지 않고 직접 개발해 최적화하면서 최고의 기술력을 갖추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속내가 여기서 드러난다.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 두 개를 짓고도 남을 금액을 과감히 배팅한 현대차그룹의 이번 투자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IT 기업이 주축이 된 자율주행 업계에 커다란 지각변동과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운전으로부터 해방되면서 차량이 이동 중에도 모든 탑승자들이 시간을 여유롭게 활용할 수 있으며, 교통사고 감소, 에너지 절감 등을 통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은 자동차 업계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물론 IT 기업들도 자율주행 기술 확보 여부에 따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결정짓게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의 자율주행 기술 전문 JV 설립은 차량 설계 및 제조, ADAS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유한 현대차그룹과 자율주행 S/W 분야 최고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앱티브가 손을 잡는 것으로써 기술 개발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될 전망이다.

앱티브는 차량용 전장부품 및 자율주행 전문 기업으로, 인지시스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컴퓨팅 플랫폼, 데이터 및 배전 등 업계 최고의 모빌리티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자율주행 기술력은 글로벌 업체 중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여타 자율주행 전문 기업들이 주로 무난한 교통환경에서 기술을 구현하는 반면, 앱티브는 복잡한 교통 및 열악한 기후와 지형 등 난이도가 높은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는 분석이다.

신설 합작법인은 2022년까지 완성차 업체 및 로보택시 사업자 등에 공급할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앱티브가 진행중인 자율주행 시험차를 현대차그룹 생산 차량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또 기존 앱티브의 자율주행 연구거점 외에도 추가로 국내에도 자율주행 연구거점을 마련할 방침으로 알려져 국내 자율주행 기술력의 일대 혁신적 발전도 기대된다.

JV 설립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운전자의 개입 없이 운행되는 레벨 4, 5(미국 SAE 기준) 수준의 궁극의 자율주행차를 조기에 시장에 선보임으로써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닌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하는 ‘개척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CES 2017서 자율주행차를 타고 있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사진: 현대차그룹
CES 2017서 자율주행차를 타고 있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자율주행 분야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와 현대차그룹의 역량이 결합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를 선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앱티브 CEO는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최첨단 기술력과 연구개발 역량은 자율주행 플랫폼의 상용화를 앞당기기에 최적의 파트너”라고 전했다.

이번 JV 설립은 현대차그룹 차량만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이 아닌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스탠다드가 되는 것이 큰 그림이다. 삼성, LG가 아닌 안드로이드 운영체체를 공급하는 구글이 되겠다는 것이다.

회사의 자금 흐름에 큰 영향을 끼칠 정도의 큰 액수를 과감히 투자하는 모습에 현대차그룹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도전정신이 엿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고,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최고 기업들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미래 혁신기술을 주도하는 핵심 플레이어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기술개발 투자 현황. 자료제공: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 기술개발 투자 현황. 자료제공: 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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