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도 2.5리터 중형 시장 활성화 돼야
29일 열린 ‘현대 트럭앤버스 비즈니스 페어’ 전시장에서 특이한 차 한 대가 포착됐다.
새로 나온 신형 트럭 파비스의 신차 캐리어 트럭 위에 올라간 흰 색 쏘나타 한 대가 눈길을 끌었다. 앞 범퍼 번호판 패널 모양과 앞뒤 번호판 볼트 구멍 위치가 국내 사양과 달랐기 때문이다.
가까이 가 확인해 본 결과 트렁크 우측에 2.5 라는 엠블램이 부착돼 있었다. 미국 수출형 쏘나타 기본형 엔진의 배기량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시장용 쏘나타는 얼마 전 출시된 기아 K5 2.5의 드라이브트레인과 동일한 2.5 스마트스트림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될 예정이다. 출력은 미국 기준 193마력(bhp, SAE net)로 알려져 있다.
얼마 전 발표된 CVVD 기술이 적용된 1.6 터보 모델도 수출된다. 이 또한 같은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이전 모델의 건식 7단 듀얼클러치는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
미국 Car & Driver는 이미 1.6T와 2.5 모델을 국내 연구소에서 시승해 봤으며, 2.5 모델이 더 부드럽고 정숙성이 나았다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출력과 토크를 중시하는 미국 시장에서 중형차의 기본 엔진은 2.4~2.5리터 4기통 엔진이다. 우리나라처럼 엔진 크기에 따른 자동차세 등 불이익이 없고, 실제 연비도 2리터급 엔진에 비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수출평 쏘나타 2.5의 고속도로 연비가 40mpg (리터당 17km)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오히려 국내사양 2.0모델보다 연비가 좋다는 분석이다.
기자가 직접 시승해 본 기아 K7 2.5 또한 100kg 이상 무거운 구형 2세대 차체를 끌고 감에도 불구하고 고속도로 연비가 17km/L를 넘었던 것을 확인했다.
우리나라에서 대배기량 쏘나타가 출시되지 않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는 위급 그랜저, K7 기본형 모델과의 간섭이다. 2.5리터 엔진은 큰 차에만 올라가는 것이라는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도 한 몫 한다.
둘째는 배기량에 따른 세금 차이다. 2.0리터 엔진에 비해 2.5리터 엔진 차량은 차 가격과 상관없이 연간 25만원 정도를 더 부담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한 때 국내에도 출시됐던 대배기량 중형차가 사라졌다. 그러나 2.5리터 엔진은 이런 중형차에 더 잘 맞는다. 가벼운 무게에 연비 차이도 없다.
기자가 타고 있는 2014년형 쏘나타 2.4의 공인연비는 11.5로 같은 사양의 2.0 모델이 내는 11.6과 차이가 없다. 그러나 주행성능 차이는 매우 크다. 30마력과 5토크의 차이는 차 급을 가를 정도의 동력성능 차이다.
연비 차이 없고 훨씬 성능이 좋은 2.5리터급 엔진이 국내에서 중형차에 탑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참 아쉽다. 고배기량 차량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과 시대에 뒤쳐진 배기량 기준 세금부과를 고집하는 정부의 생각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