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대응하는 환경부·지자체와 온열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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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대응하는 환경부·지자체와 온열질환
  • 교통뉴스 손영주 기자
  • 승인 2019.08.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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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온도 35℃면 운전자 혈중알코올농도 0.05% 상태와 비슷
에어컨고장 KTX 기관사 온열질환발생 … 자칫 대형사고 아찔
서울시 지난 3년 데이터 취합해 온열질환 구급활동 통계 발표
성남시·삼척시·천안시·수원시등도 폭염대처에 발벗고 나선다
폭염시 대응 요령 (자료제공 환경부)
폭염시 대응 요령 (자료제공 환경부)

무더운 날씨에 고속철도 기관사가 병원에 실려 가는 등 온열질환의 발생가능성과 그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폭염에 대응하기 위한 각 지자체 노력이 눈에 띈다.

서울시 온열질환 구급활동 통계치 발표에 이어 성남시와 파주시와 천안시, 삼척시 등이 드론으로 열지도를 만들고 살수차와 쉼터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노력이 잇따르고 있다.

운전실 내부 온도 설정을 20도로 맞췄지만 냉방장치 고장으로 현재 온도가 46도까지 오른 한 열차의 모습 (사진제공 전국철도노조)
운전실 내부 온도 설정을 20도로 맞췄지만 냉방장치 고장으로 현재 온도가 46도까지 오른 한 열차의 모습 (사진제공 전국철도노조)

지난 3일, 승객 300여명을 태운 고속철도 기관사가 운전실 에어컨 고장으로 40도 가까운 고온에 노출된 채 열차를 운전하다 심신 이상을 호소하며 병원에 실려 가는 사건이 발생한 원인도 폭염 때문이다.

이날 기관사의 온열질환은 기관사가 1명밖에 탑승하지 않기 때문에 더 위험했고, 자칫 대형 안전사고로 이어질 뻔 위험도 컸다.

운전실 에어컨이 고장 난 상태로 열차를 운행했던 기관사는 출발 1시간이 지나면서 얼굴과 손발의 마비증상을 대전 종합 관제운영실의 기술지원 팀장에게 알렸다.

이 때문에 열차는 예정보다 9분 늦은 저녁 8시50분께 대전역에 도착해 3분간 정차했으며 이후 대전역~서울역 구간은 업무를 마친 뒤 귀가 중이던 서울고속철도기관차승무사업소 소속 기관사를 대체 투입해 운행되면서 다행히 인명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

임시열차 등이 증편되는 여름 휴가철 성수기에는 예비 차량 부족으로 에어컨 고장 등을 정비할 최소 시간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철도노조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쪽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5일 대책회의를 열어 신속한 차량 교체를 위한 예비 차량 확보를 장기적으로 계획 중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운전자가 에어컨을 켜지 않아서실내 온도가 35로 올라가면 운전자 상태는 음주운전
처벌대상인 혈중 알코올농도 0.05% 상태와 비슷해지고, 이보다 더 높아질 경우는 최대 0.08%와 비슷한 증상이 되기 때문에 기관사는 최악의 시점에서 운전을 포기했습니다.

여름휴가철 교통사고 특성별 분석에서도 운전자 3분의 2정도가 피로와 어지러움 등을 유발하는 고온 탈수위험을 인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고, 불쾌지수 80이상 되면 교통사고 발생비율도 13% 증가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차내 온도가 25℃에서 35℃도로 올라가면  운전자 반응속도가 20% 저하되기 때문에 폭염 속 에어컨 가동은 안전운행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서울시
서울시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올해 여름 폭염피해 예방을 위한 대응활동과 최근 3년간 폭염피해 온열질환 관련 구급활동 통계를 발표했다.

지난 9일 기준으로 올해 폭염특보 발효 일수는 11일간으로 전년도 24일간에 비해 13일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폭염피해 발생 환자 수 역시 전년도 411명에서 올해는 48명으로 363명이 감소했다.

더불어 서울시에서는 폭염피해 예방을 위해 폭염특보 발효 시 쪽방촌 등 취약지역에는 1일 1회 이상 주변 온도를 낮추기 위해 골목길에 물 뿌리기,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높은 오후 2시에는 쪽방촌 골목에서 폭염캠프 운영으로 얼음물, 이온음료 제공 등 취약지역 거주자의 안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남 구미동 일대 일반 지도(왼)와 열지도(오른) (사진제공 성남시)
성남 구미동 일대 일반 지도(왼)와 열지도(오른) (사진제공 성남시)

성남시는 폭염에 대처하기 위해 드론을 이용해 열지도 만들기에 나섰다.

열지도는 지표면의 온도 분포와 변화를 20~32도·파란색 33~35도·진한 파란색 36~38도·빨간색 39~44도·주황색 45~50도·노란색 등 5개 단계의 색으로 시각화하는 전자 지도다.

이를 위해 성남시는 8월 15일부터 20일까지 인구 이동이 많은 야탑역, 서현역, 모란역 인근 등 모두 5곳, 5㎢ 구간에 열 센서를 장착한 드론을 띄워 온도 분포를 파악할 계획이다.

드론이 해당 지역을 비행하면서 열 센서로 측정·촬영하는 열 데이터를 비행 좌표와 연결해 전자 지도로 편집하는 방식으로 열지도를 제작하게 되는 것이다.

열지도는 성남시 내부 행정망 공간정보시스템 자료로 구축될 예정이다.

특히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으로 표시되는 지역의 도로는 살수차를 투입하거나 폭염방지 그늘막, 쿨링포그, 쿨스팟 설치 여부를 판단하는 데 유의미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무더위쉼터의 모습 (사진제공 삼척시)
무더위쉼터의 모습 (사진제공 삼척시)

삼척시는 무더위쉼터를 확대 운영해 폭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방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삼척시는 경로당을 이용하지 않는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경로당 위주로 운영되던 무더위 쉼터를 일상생활 공간 주변으로 확장하기 위해 1차적으로 관내 공공기관 16개소와 및 금융기관 13개소 등 총 29개소의 무더위쉼터를 추가 지정 완료했다.

폭염대책 기간까지 운영되는 70개소의 무더위쉼터에는 안내표지판과 비상구급함 등이 비치됐으며, 에어컨, 선풍기 등 냉방시설을 비롯해 생수 등이 구비돼 있다.

여기에 더해 삼척시는 체육관, 도서관, 문화시설 등 2단계 참여희망 기관단체·기업체 등을 수시로 모집하여 무더위쉼터를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사진제공 천안시
사진제공 천안시

천안시는 살수차 운영을 통해 폭염에 적극 대처해 나간다.

천안시는 8월부터 도동남·서북 건설과에서 보유하고 있는 살수차를 이용해 기온이 높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1일 4∼5회 운행하며 도로에 물을 뿌리고 있다.

도로 살수작업은 도로와 주변 온도를 2~3도가량 낮춰 열섬효과를 완화하고 도로표면 복사열을 감소시켜 도로표면 변형발생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

이러한 지자체의 노력에 더불어 환경부 역시 폭염 현장을 방문해 폭염대응 지원사업을 점검하는 등 폭염 대처에 힘을 더하고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8월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구매탄시장을 방문하여 지자체의 폭염대응 지원사업 현장을 점검했다.

조 장관은 이날 폭염영향 민감계층에 통풍이 잘되는 재질로 만든 매트, 양산, 부채 등 폭염대응 용품을 전달하고 지자체의 폭염대응 시설 운영 현장을 점검하는 등 지자체의 안전한 여름나기 지원에 나섰다.

또한 폭염에 민감한 가구와 경로당을 방문하여 폭염대응을 위한 행동요령을 안내하고 폭염으로 인한 어려운 점에 귀 기울였다.

한편, 환경부는 지자체의 폭염 대응력을 높이고 민감계층의 폭염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7월 10일부터 ‘폭염대응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폭염대응지원단’이란 기후변화 상담사 233명이 폭염 민감가구, 경로당과 노인복지관 등 전국 2,000여 곳을 방문해 폭염대응용품을 전달하고 행동요령을 안내하는 사업을 말한다.

아울러 환경부는 지자체와 함께 폭염대응시설 현장을 진단하고, 설치 장소를 늘리는 등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지역의 기반시설 확대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찌는 듯한 더위가 계속되면서 예기치 못한 사고에 대응하는 지자체와, 이를 격려하는 환경부의 노력이 얼마나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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