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직후 버드스트라이크로 엔진 모두 정지
조종사, 인근 옥수수밭에 동체착륙...승객 무사
지난 1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인근 주코브스키 공항을 이륙한 심페로폴로 향하던 러시아 우랄항공 소속 에어버스 A321 여객기가 이륙 직후 엔진 고장으로 비상착륙 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해당 항공기는 승객 226명과 승무원 7명을 태우고 심페로폴로 향하던 우랄항공 국내선 여객기로, 승객과 기장은 이륙 직후 엔진에 새떼가 빨려 들어가 화재가 났으며 엔진 두 개가 모두 정지했다고 증언했다.
비행시간 3000시간이 넘는 베테랑인 다미르 유스포프 기장은 즉시 엔진을 끄고 공항에서 5km 떨어진 옥수수밭에 기체를 착륙시켰다. 기장은 랜딩기어를 내리지 않는 동체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객들의 증언에 따르면 꽤 높은 고도에서 기장은 노련하게 비행기를 조종해 부드럽게 옥수수밭에 착륙시켰다고 한다. 화재는 나지 않았으며, 탑승객 전원이 안전하게 탈출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비상착륙 과정에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나 그 정도는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55명이 응급처치를 받았으며 6명이 병원에 후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사고가 난 에어버스 A321 기종은 ‘허드슨 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US에어웨이 소속 항공기가 뉴욕 라구아디아 공항에서 이륙했다가 버드스트라이크로 엔진 두 개를 잃고 강 위로 비상착륙했던 기종과 같아 화제다.
조종사의 노련한 대처와 함께 에어버스 기종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항공 매니아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A321/320 패밀리는 에어버스의 소형 기종으로서 보잉 737과 함께 항공기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인기 기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운영 중이다.